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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담배피는 꼬마아이들
게시물ID : humorstory_2476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배아니야
추천 : 11
조회수 : 117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1/08/22 23:11:28
근처에 아파트가 들어선지 1년이 남짓...
올해 봄서부터 우리집근처에서 담배피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곧 서른이지만 아직 난 아이들의 흡연을 반대한다. 건강에 있어서 무조건적으로 좋지 않은것이 담배다.
동년배 지인도 독한담배만 고집하다 26의 나이로 일찍 세상을 마감한후 담배 피는 아이들에 대한 훈계가 더욱 심해진것 같다.

중고교 아이들은 담배를 필때 으슥한곳이나 때론 대로에서 모여서 담배를 피곤 한다.
지금까지 목격한것만해도 수십번이며 한번도 그냥 지나간적도 없다.

20대부터 그랬으니 정말 기억에도 남지 않는 훈계가 많다.
스무살엔 나이차이도 안나보이는 놈이 어이없이 씨부리나 하며 대들던 아이도 많았다. 참 많았다.

군 전역한 이후 대들던 아이는 사라졌다. 한번도 없었다. 근래엔 한주에 1-2번 ㅈㄹ 을 할정도로 동네에 담배피는 아이들이 많아졌지만 정말 대드는 아이 하나 없다.

훈계 마지막엔 항상 이런말을 한다.
"다음에 또 아저씨한테 보이면 크게 혼나는 거다?? "
라며 아이들 한명한명 눈을 마주치고 어깨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그리고 담배를 모조리 빼앗는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리더격인 아이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현금중 돈이 넉넉한날이면 5만원정도 주고 현금이 별로 없다면 만원정도 준다. 
널 믿고 주는 돈이니 이돈으로 너희가 재밌게 놀수 있는 방법으로 쓰라고 한다.
일종의 담배를 뺏고 주는 거래인셈이다. 물론 그돈으로 다시 담배를 살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훈계받은 아이들은 두번다시 걸린적이 없다. 도리어 동네에서 마주칠때마다 먼저와서 인사하는 예의바른 모습과 화사한 웃는얼굴에 나도 즐겁다.


일주일전 정말 거대한 무리가 우리집 지하주차장에 군집해있었다. 주차를 하기위해 접근하다 보니 모두 담배를 물고 있었다. 주차도 하지않고 바로 내려서 늘 그랬던 방법으로 아이들을 훈계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반정도는 도망갔던것 같다.
오히려 나는 그게 더 화가 났던것일까

"너희들은 친구도 버리냐 그게 친구냐? 아저씨가 너희 잡아먹냐?"
담배문제는 뒷전으로 이상한 소리만 씨부렸던것 같다. 역시 모조리 담배를 압수하고 들고있던 현금 4만얼마를 주었다. 물론 대장을 구별해서 줬다. 
그아이들과 헤어질때 뭔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 혼나서 주눅이든 표정도 아니고 오히려 편해보이고 밝아보이기까지 했다. 

오늘 집에 오는 길에 우리집근처에 또 아이들이 몰려와 있었다. 
담배나 그런것도 없이 그냥 몰려서 놀고 있던것 같아 조용히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자세히 보니 그 아이들이었다. 그중엔 대장격인 (염색꼬마) 가 있었기 때문에 쉽게 알수 있었다.
바로 그 아이도 내게 인사하며 이런말을 했다.

"안녕하세요~아저씨 그때 그돈으로 축구공 사서 놀구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어그래 근데 주변에 차안부숴지게 놀아라...목마르면 아저씨 여기 사니까 물달라고하고"

기분 좋았다. 보잘것 없는 관심과 필요이상으로 보이는 훈계가 이아이들을 좀더 밝고 건강하게 만들어준것이 아닌가 싶었다. 

동네 아이들이 담배를 피고싶어 구멍가게를 새벽에 셔터를 부수고 들어가 담배를 훔치는 일이 우리동네엔 놀랄것 없는 일상이다. 

그렇게 따뜻하지도 유쾌하지도 않는 훈계와 관심이 아이들을 밝고 건강하게 해줄수 있다.
그런 확신이 서니 이제껏 친구들과 지인에게 받던 비난들이 성인들의 무관심의 정당화 합리화로 생각되어진다. 


우리가 자란 그 시절에도 동네 어르신들이나 아저씨 아주머니들은 우리가 위험한 행동을 할때 만류하거나 혼내는것을 서슴치 않았고 많이 목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왜 지금은 많은 이들이 그러한 아이들을 볼때 시큰둥하거나 본척도 하지 않는것인가 의문이다. 시대가 아무리 달라졌다기로서니 무상급식이나 아이들의 복지에 대해선 그렇게 열을 올리면서도 눈앞의 현실을 외면하는 성인들은 자신들의 옛시절을 한번쯤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당신의 보잘것 없어보이는 관심도 아이들에겐 큰 도움이 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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