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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원동력은 고독이다. 하지만
게시물ID : readers_190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hinejade
추천 : 1
조회수 : 3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3/31 09:33:31

얼마 전에 친구의 아버지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가깝지 않은 친구의 소식은 멀리 돌아서 왔다. 연락 끊긴지 몇 년이 지난 지인의 청첩장이 온 며칠 뒤였다. 지인의 청첩장은 산발적으로 뿌려져 나에게 당도했다. 뜸하지만 간헐적으로 나에게 사람들의 관계는 유지된다. 그것이 일방적이든 암울한 것이든.

타인의 관계는 거미줄처럼 얇아 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관계는 유조선 닻줄처럼 강인하다. 그럼으로써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세상사에서 가장 천대받는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이러한 관계는 내 소설의 원동력임을 밝히고자 한다. 나는 외롭기 때문이다.

인간은 존재론적으로 외롭다. 선천적인 것이고 필연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에 대해 논하는 것은 미숙한 이의 투정으로 치부된다. 하지만 고독은 무한동력처럼 끊임없이 사색을 불러일으킨다. 다시 말해, 고독은 끊임없이 출혈하는 재생 불가능한 상처다.

하지만 요새 있어 이러한 고독 속에 균열이 일어나는 것을 나는 느끼고 있다. 스스로에게 의문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나는 진실로 고독한가. 고독의 진실은 허위의식이 아닌가. 나는 지금 고독한가. 단지 유년기에 가졌던 상처들 때문에 이러한 주제들에 천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의문들은 나의 근원적 동력부터 근절하려는 위협을 내포하고 있다.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의심했다. 하지만 나는 의심할 수 있는 용기조차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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