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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어젯밤 제 옆에서 잔 사람은 남편이 아니었어요 - 6편下
게시물ID : bestofbest_1907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단호박찐빵
추천 : 117
조회수 : 31205회
댓글수 : 5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4/12/24 14:13:45
원본글 작성시간 : 2014/12/22 23:32:06
- 인간들은 우릴 운명이라 부르지. 우린 너희를 안내하는 도우미이자,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다.
너희의 세상과 우리의 세상은 겹쳐져있어. 마치 판유리 위에 물처럼.
너희는 우리를 통해 볼수있어. 때가 왔을때, 적절한 때가 왔을때, 우리는 공평하게 만든다.
우리는 공평함을 확실시하는 궁극적인 책임을 맡고 있지
남자도, 여자도, 짐승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지 않다.

불타는 자동차에서 아이를 구하려고 문짝을 뜯어내는 아버지가 있다면, 구할수 있도록 허해준게 우리다.
마찬가지로, 갓난아기가 암으로 죽을때 그 목숨을 취하는것 또한 우리다.
네가 노벨상을 손에 들고 무대로 나올때, 너의 연구를 성공으로 이끌게 허해준게 우리일거다.
같은 맥락에서, 핵미사일이 도시로 떨어져 눈깜짝할 사이에 지구상에서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갈때,
그 도화선이 되는 것도 우리일테지.
.
.
.

전 묻고 싶은게 많았어요,
전 몸을 돌려 콘도쪽을 바라보며 앉았어요. 
이제 제 발도 테라스 바닥에 안전하게 있었죠. 

- '우리'가 누군데요?

그 생명체가 크리스처럼 웃었어요.
제가 다시 한번 느끼고 싶은 그 입술은 없었지만..

- 우리는 여럿이지만 한명처럼 움직이지. 나눌 필요를 모르겠더라고. 우리는 능률을 중요시 여기거든.
우린 호감가는 형태로 나타나고는 한다.
너희 어머니에겐 너희 아버지처럼, 너에겐 크리스토퍼처럼, 크리스토퍼에겐 의사 메간처럼 말야.
우리가 우리 세계에서 너희의 세계에 발을 디딜땐 우리의 의도가 드러나게 돼.

이제야 좀 알 것 같았어요.

- 의도가 그렇단게 무슨말이죠? 냄새를 말하는거에요?

그 괴물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어요.

- 그래, 그건 냄새야. 네가 맡은건 썩은 살점 냄새가 아니다. 인간의 과학으로는 그렇게 나올지도 모르겠다만.
우린 육체가 필요없지만, 썩는 것의 악취가 난다.
너희 부모님이 시달렸던 그 거대한 가난의 냄새,
마약을 하며 낭비하는 삶의 매캐한 내음,
그리고 네가 겪는 모든 실패에서 나는 압도적인 향..
크리스토퍼는 네 죽음의 냄새를 맡은거야. 넌 네 망가진 인생 냄새를 맡았고.
너희 어머니는 가난의 냄새를, 호텔에 있던 그 여자 (아마 그 호텔 직원을 말하는거겠죠)는 자기가 저질렀던 불륜 냄새를 맡은것이다.
앤소니는 뺑소니 사고의 썩은내를 맡은거지.
.
.
.

팀홀튼에 있던 그 작은 꼬마아이는 저 생명체의 냄새를 맡고 도망치지 않았어요.
실패의 악취를, 부정한 이익에서 나는 톡쏘는 냄새를 알기엔 너무나 어렸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그 꼬마는 그로테스크한 저 입술에 초점을 맞춘거에요. 말이 되네요.
.
.
.

- 그럼 입술에선 왜 피가 나는거에요?

저 생명체의 외모에서 아직 미스테리가 풀리지 않은 부분이었죠.

- 우리도 대가를 지불하기 때문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은 손을 쓸 수 없어.
우리가 바로잡아야할 불균형을 바로잡기 전까진..
우리가 모든 빚을 받아내기 전까진..
우리가 청구된 비용을 다 받아내기 전까진..
우리도 그 불균형으로부터 고통을 받는다.
장부가 균형이 맞을때까지, 우리는 썩고 곪게 되지
정밀하고, 정교하고, 정확한 척도를 달성하기 전까진.

- 왜 우리처럼 글을 쓸 수 없어요?

전 알아야했어요.

- 우리는 메세지를 보내기 위해 기본 구조를 조작한다.
직접 너희를 만나지 않고도 너희들이 불균형을 바로 잡고 싶은 충동을 다시 되새겨주는거야.
모두가 빚을 지고 살거든, 너뿐만이 아니라.

전 내내 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그는 해명하는 중이었고 전 물어보기만 하면 됐어요.
물리학자의 최악의 악몽은 필요할때 질문하는게 아니에요. 전 이 두려움을 바로 마주했어요.

- 당신.. 아니 당신 부류의.. 뭐가 맞든간에 우리 아버지랑 거래를 했잖아요.
당신은 크리스토퍼와 제 목숨을 거래했고요.
처음에 당신이 불균형을 초래해놓고, 당신네가 평등하다는 대단하신 양반이라고 할수있어요?

전 그 생명체에게 처음으로 화를 냈어요.

- 네 가치를 과도평가하지마라. 운명이 널 그렇게 부추기더라도 말야.
부당한 이익을 보는걸 잘 알지도 못하고 거래에 응하면 안되지.
너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말야.

마치 이전에도 여러번 질문을 받았다는 듯이 그 생명체는 막힘없이 말했어요.

-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해야 균형을 맞출수있는데요? 어떻게 해야 장부를 같게 할 수 있어요?

제가 물었어요. 더이상 두려움으로 차있는게 아니라, 이 상황을 끝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면서요.

- 네가 가진 모든 것은 우리것이다. 네가 가진 모든걸 돌려줘야 한다.

침착하고 누그러진 크리스토퍼의 목소리로 말했어요.

- 전 죽게 되나요?

전 어린애처럼 물었어요.

- 균형을 맞추고 싶으냐?
- 원래 그렇게 자주 질문해요?
- 빚을 갖고 싶으냐? 균형을 맞추고 싶으냐?

제가 반박하자, 이번에는 거의 단조로운 톤으로 그 생명체가 다시 물었어요. 
아마 그의 임무의 마지막을 느꼈을거에요.
이 상황에서 다시 균형을 되찾는거요.

- 네.

선택할 수 없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은 이것뿐이었으니까요.
그가 여행가방을 열어서 도시를 비울 수 있다면 제게 남겨진게 뭐죠?

- 날 따라와라.

그 생명체가 명령했어요.
전 난간에서 내려와 그 1-2m 정도 떨어져 뒤따랐어요.
코너를 돌았더니 거긴 여전히 빛이 쏟아지는 여행가방이 있었죠. 
그가 여행가방을 가리키고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여행가방에 다가가보니 빛은 이제 어느정도 참을 만했어요.
눈도 아프지 않았고 제 눈을 멀게 하기보단 빛이 저를 감싸고 있었어요.
전 안쪽을 들여다봤죠. 텔레비전 같이 생겼더라구요. 어떤 디스플레이 같은거라든가.

셀 수 없는 다른 빚들이 보였어요. 
이미 갚은 것들과 아직 갚지 않은 것들이요.

조셉 P. 케네디 (주: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버지)가 보였어요.
하룻밤새 수십억을 벌고, 딸이 27살의 나이에 비행기 사고로 죽었죠.

톰슨핏치씨를 닮은 여자도 보였어요. 그녀가 외도를 했지만, 이혼끝에 부를 거머쥐고...
암으로 65세에 사망...

우리 아버지의 젊은 시절 같은 바보같은 사내도 보였어요.
상상할 수 없는 부를 가져다줄 주식시세를 보고 있더라구요...

차 안에서 울고 있는 앤소니도 보였어요.
이탈리아에 놀러갔을때 9살짜리를 죽이고나서요. 

그 밖에도 수만의 다른 빚들이 보였어요,

- 이게 뭐에요?

전 넋을 잃고 당황하며 물었어요.

- 이걸로 우리가 균형을 맞추지.
네가 안에 들어가서 네 자신을 우리에게 바친다면 우린 그 빚을 탕감해준다.

그가 침착하게 대답했죠.

- 안에 들어가야 된다구요?

놀랄 힘도 심란해할 힘도 없었어요. 
제 생명을 줘야 한다면, 제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줘야 한다면... 그래야 이 빚이 없어진다면.. 
세상의 균형을 바로 잡기 위해서..
크리스토퍼가 그의 삶을 계속 살게 하기 위해..
이렇게 해야겠죠.

제 삶에선 더이상 평화로움이 없어요.
아니, 전 이제 제 삶 자체가 없어요. 그의 말에 따르지 않으면요...

발 하나를 안에 넣자 그대로 떨어졌어요.

담배와 낡은 종이 냄새..
그게 제가 맡을 수 있는 냄새의 전부였어요.
흐리던 시야가 천천히 보이기 시작했어요.

전 대학교 제 오피스 책상에 앉아있었어요. 
주변을 둘러봤는데 모든게.. 모든게 그냥 정상 같았어요.

전 의자에서 일어나 벽을 등지고 섰어요.
제 얼굴, 팔, 다리, 거시기, 모든걸 만져봤어요.
제 몸 여기저기를 만졌죠.
이게 다인가요? 그냥 여행가방 안에 발 하나 들이밀면 빚이 모두 청산되는거에요?
아니면 전 이미 죽었고 이건 다른 세상에서의 존재 같은 건가요?

전 사무실에서 뛰쳐나와 건물을 빠져나왔어요.
밖에 나와서 7월의 뜨거운 태양열이 제 얼굴에 쏟아지는걸 느꼈죠.

시계를 보니 2014년 7월 31일 오전 11시 30분이었어요.
전 달릴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달렸어요. 숨이 차올랐지만 그래도 계속 달렸어요.
가족을 봐야만 했어요. 엄마를 봐야죠. 내 크리스토퍼를 봐야죠.

차로 가서 자동 버튼을 눌렀어요. 
삡- 삡 - 
소리가 나며 차문이 열리는 소리에 멈칫했어요.
그 생명체.. 지난 며칠간..
그건 꿈일 수 없어요. 이건 미쳤다구요. 대체 내 삶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거지...

전 차로 들어가 숨을 크게 들이쉬었어요. 아무런 냄새도, 아무런 악취도 나지 않았죠. 
어쩌면 제가 오랫동안 했던 마약이 한번에 제게 효과를 보인걸지도 몰라요.
좀 늦은 과대망상 같은걸지도 몰라요.
음성인식을 하는 독일 액센트의 시리가 작동했어요.

- 안녕하세요 블록바우어 박사님. 오늘 날씨는 28도,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입니다.
- 크리스토퍼에게 전화해.

제가 소리쳤어요.

- 엄마에게 전화합니다.

그녀(주: 시리)가 대답했죠. 흔한일이잖아. 
이런 부정확함이 오히려 사실같았거든요. 이게 꿈이라면 모든게 완벽할테니까요.
전화가 울리자 실비에가 전화를 받았어요.

- 안녕하세요 블록바우어 박사님. 어머니는 지금 테라스에서 독서중이세요.
바꿔드릴까요?

이렇게 일찍 '독서'요? 아 뭐, 아무렴어때요. 거기 계셨네요.
살아계셨어요..... 어....?
순간 생각이 멈췄어요. 모든게 굳어버렸죠.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어요. 
제 뒤에 아무도 없었기에 망정이지 큰 사고를 유발할뻔했어요.

피터: 실비에, 절 지금 뭐라 부르셨어요?
실비에: 블록바우어 박사님.. 죄송해요 피터라고 부르는걸 더 좋아하시죠.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가 대답했어요.
제 결혼반지가 없어졌어요.

피터: 실비에, 크리스토퍼는 어딨어요?

전 과호흡 증세가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몰랐어요.
왜 저를 블록바우어라 부르는거에요? 제 반지는요?

실비에: 블록바우어님 죄송하지만 전 크리스토퍼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전 차 유리창을 멍하니 바라봤어요. 무슨 일이 일어난거에요? 제가 대체 뭘 갚은거죠..

실비에: 블록바우어 박사님? 블록바우어 박사님? 피터? 들려요?

실비에가 계속해서 불렀지만 대답할 수 없었어요. 
전 운전대에 있는 버튼을 눌러 전화를 끊고 액셀을 밟았어요.
크리스토퍼와 살았던 그 집을 향해 고속도로를 지날땐 속도 계기판에 시속 204라는게는게 보였어요 

욘지길(주: 토톤토 길 이름)에 들어서서야  속도를 줄이고 고속도로를 빠져나왔어요.
신호가 빨간불이어서 다시 음성인식 버튼을 눌렀죠.

- 크리스토퍼에게 전화해

제가 소리쳤어요.

- 엄마에게 전화합니다.

그녀가 메마른 독일 톤으로 말했어요.
전 전화를 끊어버렸어요.
아이폰의 홈버튼을 누르자 유명한 시리의 띠딧- 소리가 났죠. 

- 크리스토퍼에게 전화해.
- 연락처에 크리스토퍼가 없습니다. 그 이름의 위치를 찾아볼까요?

시리는 이 말 뿐이었어요.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었어요.
전 토론토의 거리들을 마구 내달리고 집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죠.
급히 가느라고 자전거를 타고 있던 12살짜리 금발머리 꼬마를 칠뻔했어요.

집에 가까워지자 차고문이 열려있는게 보였어요.
크리스토퍼가 집에 있나봐요!!
전 안심했죠. 
우회전을 하고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어요.

차고 한가운데에 여행가방이 있었어요. 낡디 낡은.. 그런데 냄새는 안났죠.
그 생명체의 냄새가 안났어요. 아무런 냄새도요.

전 집 안으로 달려갔어요.
모든게 바뀌었어요. 데코레이션은 같았는데.. 벽에 붙어있던 친구들과 찍은 사진도 기억나지 않는 것들 뿐이었어요.
소냐와 패션쇼, 빙과 보스턴 마라톤에서 달리기, 수멘사와 파리에서 점심을 먹는 사진들...
그게 다였죠. 크리스토퍼와 찍은 사진이 없었어요. 한장도요.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어요. 
숨이 막히고 정신을 잃을것같았어요.
안돼 안돼 안돼 이번엔 안돼요. 절대 안돼.
다시 이걸 겪을 순 없어요. 끝난줄만 알았는데..

차고로 달려갔더니 여행가방은 사라져있었어요. 집에 돌아가서 어떻게 된거냐고 그 생명체에게 묻고 싶었지만..
아무도 없었죠. 
침실로 달려갔더니 옷장에는 제 옷뿐이었어요.
크리스토퍼의 물건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크리스토퍼는 거기 없었어요....
존재하지 않았던거에요. 아예..

우리 둘의 학위가 걸려있던 곳에는 제꺼만 덩그라니 걸려있었어요. 
벽 위에 있었는데 이젠 그냥 가운데 있었죠.
다른걸 걸어둘 자리가 없게요.

전 거실로 가서 웨딩앨범이 있어야할 자리에 있던걸 꺼냈죠. 크림색의 가죽이었는데 그냥 빨간 플라스틱이었어요. 
세이첼스 해변, 입양 계획, 베니스 여행, 사랑... 망할 사랑! 제가 뭘한거죠?

사진 앨범을 열었어요. 거긴 저와 제 친구들의 사진들 뿐이었죠. 
제가 모르는 사람들이요. 저에게 키스하는 어떤 남자와 친구들 사진뿐이었어요.

크리스토퍼 사진은 없었어요.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자 한 단어가 적혀있었어요.... 전 앨범을 떨어뜨리고 울면서 무너져내리고 말았죠.

[회쑤]




출처: http://www.reddit.com/r/nosleep/comments/2cda5y/that_wasnt_my_husband_who_slept_next_to_me_last/

크아아아 드디어 끝이 났네요! \(^◇^)/\(^◇^)/\(^◇^)/
1편을 보고 재밌어보여서 번역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갈수록 길어질 줄은 몰랐어요 ㅋㅋㅋ
한번 시작한 이야기는 끝을 봐야지 하는 심정으로 했습니다 ㅋㅋ
밀당하려던게 아니고 읽다보면 눈이 침침해져서 한편밖에 못하겠더라구요

원작자도 지쳤는지 점점 오타와 미스 스펠링이 많아짐ㅋㅋㅋㅋㅋ
저도 점점 오역과 오타가 많아짐 ㅋㅋㅋ 다시 읽어볼 힘이 없었어요 ㅋㅋㅋㅋ
부족한 번역이지만 여기까지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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