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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한자어를 쓰지 맙시다!!
게시물ID : humorbest_1908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ove_Eraser
추천 : 40
조회수 : 3107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02/18 16:39:06
원본글 작성시간 : 2008/02/11 16:32:36

 일본식 한자어는 한자 전래 이래로 중국어에는 없는 일본 고유의 개념이나 제도, 사물을 나타낼 필요성에 따라 계속 만들어져 왔다. 그러나 오늘날 쓰이고 있는 일본식 한자어 대부분은 특히 메이지 시대에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집중적으로 번역, 만들어졌다. 이러한 작업에는 모리 오가이나 후쿠자와 유키치 등, 당대 일본의 학자 및 사상가들의 노력이 있었다. 이른바 한자 문화권 국가들 가운데 일본이 한자를 매개로 하여 서양의 개념을 한자어로 번역하는 데에 먼저 성공함으로써, 일본보다 근대화가 더디었던 한국과 중국은 한자를 매개로 하여, 과거 중국에서 양국으로 수출되었던 한자어가 도리어 일본에서 양국으로 역수출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또한 현재 한자를 사용하지 않지만, 한자 문화권에 속하는 베트남 역시 일본 유학생 등을 통하여 베트남어에 일본식 한자어가 유입되었다. 메이지 시대에 만들어진 이러한 번역어는 수만 낱말에 이른다는 의견이 있다. 이러한 일본식 한자어는 앞서 쓰여왔던 전통 한자어의 조자법을 무시하거나 개별문자의 의미만으로는 단어의 뜻을 알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마침내 받아들이게 되었다.

현재에도 ‘-단(團), -력(力), -법(法), -성(性), -적(的), -제(制), -주의(主義), -회(會)’ 등 일본식 한자어의 생산성 있는 조어의 어미에 따라 새로운 한자어가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일본식 한자어의 조어법에는 개별 한자를 이용하여 새로운 어휘를 만들어 내는 방법과 원래 있던 낱말에 새로운 뜻을 더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 한국에서 쓰이고 있던 전통 한자어의 용법을 몰아내고 완전히 자리잡은 것들이 어지간히 많다.

발명(發明):‘죄인이 스스로의 결백 등을 밝히다, 변명하다’라는 뜻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다’라는 뜻으로 바뀜. 
방송(放送): 본디 ‘죄인 등을 놓아 주다’라는 뜻에서 ‘전파에 의한 매스커뮤니케이션’이라는 뜻으로 바뀜. 
생산(生産):‘자식을 낳다’라는 뜻이었으나, 이 의미로 쓰는 것은 예스러운 것으로 제한되고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다’라는 뜻으로 바뀜. 
실내(室內):‘타인의 부인을 점잖이 일컫는 말’이었으나, ‘방이나 건물 따위의 안’이라는 뜻으로 바뀜. 
중심(中心):‘마음 속’이라는 뜻이었으나 ‘사물 한가운데’라는 뜻으로 바뀜. 


◈ 간발(間髮)의 차이 : 글자그대로 머리카락 하나만큼의 차이란 뜻으로 아주 차이를 이르는 일본말 간하쯔(かんはつ:間髮)에서 온 말이다. 같은 의미를 가진 우리말 표현‘종이 한 장 차이’‘터럭 하나 차이’등으로 바꿔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 감안(勘案)하다 : 어떤 것에 대해서‘생각한다’는 뜻의 일본식 한자어이다. 살피다, 생각하다, 고려하다 등으로 바꿔 쓸 수 있다.

◈ 고수부지(高水敷地) : 물이 차올랐을 때(高水位)만 물에 잠기는 땅을 고수부지라 하는 데 고수(高水)는 고수공사(高水工事), 고수로(高水路) 등의 토목용어에서 나온 말이고 부지는 비어있는‘터’나 ‘빈 땅’을 가리키는 일본어이다. 우리말 ‘둔치’로 바꿔 쓰는 것이 나을 것이다.

◈ 공해(公害) : 공해는 글자 그대로 대중에게 해로운 행위를 뜻하는 말인데 1970년대 우리 나라에 자연보호 운동이 전개되면서 일본에서 환경오염의 뜻으로 쓰이던 이 말이 그대로 들어와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이 말은 ‘더러움에 물든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우리말 한자어 ‘오염(汚染)’으로 바꿔 쓰는 것이 나을 듯싶다.

◈ 그녀(彼女) : ‘그’나 ‘그녀’가 3인칭 대명사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세의 일이다. 그 전까지는 ‘그’대신에 ‘궐자(厥者)’를 ‘그녀’대신에 ‘궐녀(厥女)’라는 말을 썼는데, 신문학 초창기에 이광수, 김동인 등이 ‘그’와 ‘그녀’라는 3인칭 대명사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영어‘he’를 번역한 것인데‘she’를 우리말로 번역해서 쓰기가 마땅치 않자, 일본어‘카노죠(かのじょ: 彼女)’를 직역해서 쓴 말이다. 그녀의 뒤에 조사‘는’ 이 붙으면‘그년’이라는 욕과 발음이 비슷해지니 썩 마땅한 대명사는 아니라고 하겠다.

◈ 기라성(綺羅星 : きらぼし) :"기라성 같은 존재", "기라성처럼 늘어서다" 등 기라성이라는 단어를 우리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많이 접한다. 한자로는 綺羅星이라고 적어 얼핏 그냥 한자어가 아닌가하지만, 여기서의 "綺羅"는 일본어 "きら"의 취음에 불과하다고 한다. "きら"는 일본어로 반짝인다는 뜻. "きらきら"는 "반짝반짝". 이 "きら"에 星(ほし)이 붙어 기라성(きら星:きらぼし)이 된 것이다. 곧 기라성은 밤하늘에 번쩍이는 수많은 별을 가리키는 말이다. 요즘에는 뛰어난 인물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 대합실(待合室 : まちあいしつ) : 일본어에서 들어온 말로 정거장이나 병원 같은 곳에 손님이 앉아서 기다리도록 마련해 놓은 방을 가리킨다.

◈ 뗑깡(癲癎 : てんかん) : ‘뗑깡부리다’ 라는 표현으로 많이 쓰이는 "뗑깡"은 일본어에서 한자로 "전간(てんかん)"이라고 쓰며 간질병, 지랄병을 의미한다. 이 말이 우리 나에서는 억지부리거나 생떼쓰는 의미로 혹은 어린이가 심하게 투정을 부리는 뜻으로 쓰인다. 상황에 따라 생떼, 어거지, 투정, 행패 등 적당한 말로 바꿔써야겠다.

◈ 돈까스(豚カツ) : 얇게 저민 고기에 밀가루, 달걀, 빵가루를 입혀 튀긴 서양 음식 ‘커틀렛’이 일본에 전해지면서 ‘カツレツ’로 불렸고, 이를 줄여 ‘カツ’라고 하게 되었다. 밥이 딸려 있으면 ‘カツライス’가 되고, 재료에 따라 ‘ビ-フカツ’‘ポ-クカツ’‘チキンカツ’ 등으로 분류되는 양식의 일종이다. 초기의 ‘ポ-クカツ’는 먹기 편하도록 고기를 맥주병으로 두드려 연하게 한 뒤 튀겨서 브라운 소스를 끼얹은 것이었는데, 이것이 한국의 경양식 집에서 내놓는 ‘돈까스’다. 그 이후 두꺼운 고기를 튀긴 후 적당한 크기로 썰어 젓가락으로 먹을 수 있도록 하고, 밥과 みそ汁(된장국)를 곁들이고, 잘게 썬 양배추를 첨가하여 겨자나 돈까스 소스로 기호에 맞게 먹으면서 양식이던 ‘ポ-クカツ’는 일식 ‘豚カツ’가 되었다. 이 돈까스를, 卵とじ(푼 달걀을 끓는 국에 넣어 건더기를 부드럽게 감싸듯이 만든 요리)식으로 하여 밥에 얹은 ‘カツどん(돈까스 덮밥)’도 인기 메뉴. 돈까스와 함께 한국 음식점의 ‘오무라이스’는 프랑스 달걀 요리 ‘オムレツ(오믈렛)’를 토대로 일본에서 고안한 것이다. 

◈ 석식(夕食) : 이 말은 본래 저녁 식사를 가리키는 일본식 한자어로 끼니를 나타내는 아침, 점심, 저녁이라는 순수한 우리말이 있는데 조식, 중식, 석식이라는 일본식 한자어를 쓰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관공서나 기업체의 일정표나 사간표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 수순(手順 : じゅじゅん) : 언론매체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이 말은 순서, 과정, 절차, 차례 등을 가리키는 일본어이다

◈ 시말서(始末書) : ‘전말(顚末)’과 비슷한말로 ‘시말(始末 : しまつ)’이 있는데 시말이란 글자그대로 어떤 일의 시작과 끝을 가리키는 일본식 한자어이다. 보통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그 일의 경위를 서면으로 적고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서약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 신병(身柄 : みがら) : 검찰조사나 사회적, 법률적 사건 등에 종종 등장하는 말이다. 일본식 한자어인‘신병’은 사람의 몸이나 신분, 또는 사람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자칫 잘못하면 몸의 병을 얻었다든지, 신참병사를 가리키는 말로 들리니 쓰지 않도록 한다. 

◈ 십팔번(十八番 : じゅうはちばん) :‘애창곡’‘ 장기’ 의 뜻으로 쓰이고 있는 ‘십팔번’이란 말은 일본에서 건너온 말이다. 17세기 무렵, 일본‘카부끼’ 배우 중 이치가와 단쥬로라는 사람이 자신의 가문에서 내려온 기예 중 크게 성공한 18가지 기예를 정리했는데 이것을 카부끼 18번이라 불렀다. 

◈ 애매(曖昧)하다 : 일본어‘애매(あいまい : 曖昧)’는 우리말‘모호(模糊)’와 같은 뜻을 지닌 말이다. 이 두 단어가 결합하여‘애매모호’가 된 것이다. 이는 ‘역전 앞’과 같은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모호하다 만으로도 뜻이 충분하므로 어법에 어긋나는 애매모호라는 말은 쓰지 않아야 한다.

◈ 일가견(一家見) : 이 말은 본래 일본어 ‘잇카겐(いっかげん: 一家見)’에서 온 말로 ‘자기만의 독특한 주장이나 학설’을 가리키는 말로 우리 나라에서는 ‘어떤 분야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이고 있다.

◈ 정종(正宗) : 일본술인 청주를 가리키는 말인데 이 술을 정종(まさむね)이라 부른 데는 다음과 같은 유래가 있다. 
일본 전국시대를 누볐던 네 사람의 인물 중에 다테 마사무네(伊達正宗)라는 사람이 있었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뒤를 잇는 다테 마사무네 가문이 자랑하는 두가지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정교하고 예리한 칼, 그리고 쌀과 국화로 빚은 술이었다. 그런데 이 술맛이 너무나 기가 막혀 사람들이 이 술을‘국정종(菊正宗)’라고 불렀다. 우리가 흔히 정종이라고 부르는 청주는 이처럼‘마사무네’라는 이름에서 따온 것이었다. 

◈ 중차대(重且大)하다 : ‘중대하고도 크다’는 뜻인 이 말은 일본어 ‘쥬우까쯔다이(じゅうかつだい : 重且大)’에서 온 말이다. 제법 무게 있고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으로서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중대하다’‘심각하다’등 알맞은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다

◈ 촌지(寸志) : 이 말은‘손가락 한 마디 만한 뜻’인데 달리 말하면 ‘아주 작은 정성, 혹은 마음의 표시’라는 의미이다.

◈ 혜존(惠存) : 자신의 저서나 작품을 상대방에게 줄 때 ‘받아 간직해 주십시오’하는 뜻으로 쓰는 일본어에서 온 한자말이다. ‘ㅇㅇ님께 삼가 드립니다’의 우리말로 바꿔 쓰는 것이 좋을 듯 싶다.

◈ 혹성(惑星) : 혹성은‘유성(遊星)’의 다른 이름으로 태양의 둘레를 공전하는 천체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나 일본식 명칭인 혹성보다 ‘행성(行星)’이나 ‘유성’ 또는 ‘떠돌이별’이라는 명칭으로 바꿔쓰면 좋겠다.

이 외에도 
견양(見樣 : みよう 서식 보기 본 ),구좌(口座 : こうざ 계좌),
납득(納得 : なっとく 이해 ),노견(路肩 : ろかた 갓길 ),
신품(新品 : しんぴん 새것 ),입장(立場 : たちば 처지 ), 
지입(持入 : もちこみ 갖고들기 )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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