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배 작가님의 동백꽃 지다.
최근에 알게되고 좋아하게 된 작가분 책이라 보게됐는데, 제주 4.3 사건에 대한 실존자분들의 증언과 당시 상황이 덧붙여진 화집입니다.
생존자분들의 증언을 보고, 이건 기억해야만 한다. 그리 생각해서 적으려고 했는데...
한분 것 적어두고 너무 힘이 들어 결국 다른 것들은 묻어놨어요.
[둘째 오빠가 행방불명되어 버리자 우리는 졸지에 '폭도 집안'으로 몰렸어요.
어머니와 언니. 그리고 당시 열 세살이던 나까지도 서북청년회에 끌려가 말할 수 없는 고문을 당했습니다.
옷을 모두 벗긴 채 고문을 했는데, 거꾸로 매달아 몽둥이로 때리거나 고춧가루 탄 물을 코와 입에 부어 댔습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입을 다무니까 쇠붙이를 사용해 이빨 사이를 억지로 벌리는 바람에 이가 다 부러졌어요.
전기 고문을 받은 곳은 살이 썩어 갔어요.
토벌대는 우리가 오빠를 숨긴 채 밥을 날라 주는 것을 본 사람이 있다며 윽박질렀습니다.
기절하면 물 뿌려 깨운 뒤에 또 고문했어요.
결국 서청(서북청년단)은 도피자 가족이라며 어머니를 총살했습니다.
그 때 언니와 나도 함께 끌려갔는데 서청은 우리한테 '어머니가 죽는 것을 잘 구경하라'고 하면서 총을 쏘았어요.
난 그 때의 충격으로 성장이 멈춰, 다 자란 후에도 몸무게가 30킬로그램 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 처집니다.]
서귀포시에 사는 정순희, 72세 할머님의 이야기 입니다.
아직 피해자 분들은 사과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살아계신데
어디서 인간 이하의 것들이 서북청년단의 이름을 다시 꺼내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