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게 들어와보니 전혀 상상도 못했던 제목들이 올라와서 놀랬네요.
하도 논란의 열기가 뜨겁길래 난 또 응원단 학생들이 멤버들한테 엎드려뻗쳐라도 시킨 줄 알았습니다.
뭔가 불만이 되는 부분이
- 무도 고령자들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
- 응원에 군대문화 끌어들여 와서 보기 불편하네.
이정도 인거 같은데
고연전 가 본 사람이면 알 것이고 안 가 본 사람이면 잘 모르겠지만
숙명의 라이벌전이란 게 있다면 바로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고연전이란 게 있습니다.
당연히 쌍방의 응원열기는 학교의 소속감이 옅은 학생들조차도 웬만한 응원가는 자동반사적으로 나오게 만들 정도로
응집력과 열기가 맞대결하는 곳입니다.
주 경기장은 잠실운동장인데 거기 수용인원이 수만명이죠?
날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항상 70%이상 90%까지 찹니다.
게다가 그 인원의 절반(YB석)은 항상 조금도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응원단의 지휘에 따라 한몸처럼 하루종일 마치 응원단처럼 계속 응원 동작하면서 움직입니다.
어떤 YB들이라도 최소한 경기장 들어온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는 계속 움직입니다.
그런 열광적인 관중들 바로 앞 단상에서 모두의 열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하루종일 리드해야 한다는 조건을 상상해 보세요.
그냥 경쟁없이 응원대회나 하는 것도 아니고
바로 옆에는 반세기의 라이벌이 자기를 응원에서나 경기에서나 이기려고
응원단이나 관중들이나 계속 죽어라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그런 응원단상에 올라간다는 게 어느 정도로 중요한 건지, 어느 정도로 중압감이 있는지, 어느 정도로 무한한 체력이 요구되는지
짐작이 쉬이 가는 분들 있을까요?
그런 상황에서 가장 퀄리티 높고 상대를 압도하는 기백을 보여줄 수 있는 응원전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수단은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가지고 가능한 한 많은 시간동안 집중력 높은 팀워크 연습을 다지는 것 뿐입니다.
일사불란한 지휘체계의 일종으로서, 얼차려라든지, 단장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이용한다든지 하는 것은
군대에서 보이는 것들과 비슷하지만 사실 조금만 정신챙기고 생각해 보면
군대에서 사용되는 리더십과 응원전에서 사용되는 리더십이 비슷해 보일 뿐입니다.
오히려 군대식 분위기가 보인다고 불편해 하던 그 요소 중에 구타나 가혹행위가 해당이 될 것인데
화면 보니까 문제될 만한 구타 가혹행위가 있던가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군대식 일사불란한 지휘체계와 응원전식 일사불란 지휘체계의 유사성 때문에
둘이 똑같은 것으로 착각하고 거기서 한단계 더 건너뛰어서
군대에서 보였던 구타/가혹행위의 그림자가 응원전 연습지휘에까지 아른거린 효과 아닙니까?
그것도 아니라 단지 군대처럼 명령하면 군말없이 따르는 상명하복식 연습분위기가 불편한 것이었습니까?
응원단은 그 학교 학생입니다.
그날 응원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전체 학생들에게 다음 정기전까지 1년 동안 심적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중압감을 짊어져야 합니다.
연습 중에 딴짓해도 괜찮고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응원지휘를 맡아서
당일날 응원이 끝나고 최소한
"상대보다 못하지는 않았다"는 평가를 받을 자신이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 있습니까?
물론 내 상대는 군대식 지휘체계와 비슷한 응원 연습에 매달려 EXO와 같은 아이돌처럼 칼군무를 보이며
상상 이상의 중압감에 시달릴 응원 당일날 이쪽을 압도하려고 1달 남은 연습기간 동안 죽을 각오로 연습에 매달리고 있다는 조건입니다.
리더의 지휘 하에 상명하복식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나 체계는 사회 구석구석 얼마든지 그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응원전이 요구하는 능력의 특성상(체력, 흐트러짐 없는 자세, 기백, 승부욕 등) 얼차려가 부여되고 있을 뿐이지요.
오히려 회사같은 곳에서는 지휘체계에서 벗어나 처벌대상행위하다 걸리면 견책, 감봉 등, 얼차려보다 상대적으로 더 강한 처벌이 있지요.
무도게 관심이 많은 건 모르겠는데
조금만 생각하면 답 나오는 문제를 가지고 논란거리 만들지 맙시다.
놓고 고민해야 될 문제가 그렇게 없습니까?
태호 PD가 MBC에서 압력받아 퇴출받기 전에 이런 쓰잘데기없는 논란거리 때문에 스트레스로 먼저 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