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경비원 갑질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북 군산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미화원들을 위해 휴식공간을 만들어 훈훈함을 전해 주고 있다.
전북 군산시 나운동에 위치한 수송금호어울림 아파트 입주자대표회는 지난 2일
아파트 내에 미화원들을 위한 휴게실 개소식을 가졌다.
이날 문을 연 휴게공간에는 작은 주방과 식사를 직접 할 수 있는 밥솥과 식기, 전자레인지, 냉장고,
정수기, 몸을 뉠 수 있는 방 2개와 거실, 그리고 샤워실도 갖추어져 있다.
그동안 6명(여자 5명, 남자 1명)의 미화원들은 지난 2008년 준공 이후 지금까지 줄곧 아파트
내 비어 있는 창고건물을 휴게시설로 이용해 왔다.
냉‧난방 시설도 없어서 여름과 겨울에는 샤워는 물론 추위와 더위로 편히 쉴 수조차 없었다.
더욱이 건물이 오래된 탓에 곰팡이 냄새로 식사도 제대로 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뒤늦게 열악한 환경을 확인한 주민 대표들이 움직인 건 지난 2019년.
일일이 주민 동의를 받았고 2년간 장기수선충당금을 통해 모은
8000만원으로 비어 있는 아파트 공간
(면적 119㎡)을 리모델링해 휴게실을 마련했다.
정민종 입주자대표회장(54)은 "기존 휴게실은 적은 평수에 곰팡이 냄새 등으로
미화원들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며 "이분들을 위해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리모델링을 추진하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미화원 어르신들께서 편하게 식사도 해 드시고 땀 흘린 뒤 샤워도 하시고
맘껏 쉬셨으면 한다"며
"보기에는 작은 것 있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실천이 다른 곳으로 널리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덧붙였다.
한 미화원은 "땀 흘리고 하면 잠깐이라도 씻을 수 있게 됐다"며 "아파트 주민들 덕분에 힘들어도
들어오면 웃을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또 다른 미화원은 "그동안 휴게실이 열악해 쉬어도 제대로 쉰 거 같지 않았는데
이젠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쉴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