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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양아치 끝판왕.JPG
게시물ID : humordata_19155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짱e
추천 : 24
조회수 : 2906회
댓글수 : 57개
등록시간 : 2021/08/06 18: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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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새요

 

오유지오그래픽을 담당하는 초보 생태 사진가 짱e입니다.

 

 

지난번 게시물에서 제가 두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을 안

 

여성 구독자 한분께서 굉장히 아쉬워(?) 하십니다.

 

.....

 

담 생애에 만나요 _/

 

오빠가 다해줄게 ㅜㅜ

 

 

 

 

 

약 일주일간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코로나가 극심하여 여름휴가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심을 하다가..

 

탐조를 다니면서 봐둔 인적이 거의 없는 해변 위주로

 

아이들과 마스크를 벗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요즘같은 코로나 시국엔 사람 붐비는데 가는걸 피하고

 

사람없는 피서지를 찾아내는 것도 아빠의 능력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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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빛이 반사되어 마치 보석같이 아름답게 반짝이던 바다

 

일상을 떠난 설레임

 

상쾌한 공기와 바다 내음

 

시원한 바람과 파도,

 

아이들의 꺄르륵 웃음소리

 

 

물놀이와 아이들 뒷바라지에

 

몸은 무척이나 피곤했지만,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아무 생각 없이 놀고

 

더우면 물에 들어가고..

 

 

이런 작은 것들이 우리가 살면서 알게 모르게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낼 수 있는..

 

참 소중한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오유분들도 코로나 조심해서 즐거운 여름휴가

 

보내시길 기도 드릴께요.

 

 

 

 

 

 

 

 

 

 

 

생태계를 관찰하다보면

 

가끔은 우리 인간의 상식으론 이해하기

 

힘든 그런 삶을 목격하게 되곤 하는데요,

 

 

오늘 이야기 할 내용은 바로 탁란입니다.

 

비단 조류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생명체가

 

종족보존의 본능에 의해 후손을 기르는 것에

 

실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소비 합니다.

 

이것을 회피 하면서 자기의 자손을 다른 종의

 

힘을 빌어 기생시키는 것을 "탁란" 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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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JPG

 

소싯적 아가씨들 꼬실려고 뻐꾸기 겁나 날렸는데

 

야는 제가 날린게 아니라 그냥 지혼자 날아가는 거.. ㄷ ㄷ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봤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기생 조류는

 

바로뻐꾸기 입니다.

 

 

뻐꾸기는 동아프리카에서 인도양, 미얀마,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약 1km를 이동하는 여름철새로

 

둥지를 지을 필요가 없기에, 다른 여름철새들보다 좀 더

 

늦게 (5~6월경) 우리나라에 옵니다.

 

한쿡에 도착하자마자 뻐꾸기 부부는

 

약 한달간 20-25개의 알을 탁란 합니다.

 

 

개개비 혹은 붉은머리오목눈이, 딱새, 산솔새 등

 

자기들 보다 작은 새들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는데,

 

그 과정이 마치 007 작전을 방불케 합니다.

 

수컷이 특유의 울음소리로 숙주새들의 관심을 끌고

 

수컷을 쫓아내려고 비워둔 둥지에 암컷이 잠입해

 

탁란을 하며 이 과정은 불과 수십초만에 끝납니다.

 

아주 기냥 부부 사기꾼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ㄷ ㄷ

 

 

 


5.jpg

 

6 (사진 조용철-환경부).jpg

"사진-조용철, 환경부 " 

 

(참고로 저는 사람을 두려워 하는 작은새들의 둥지 근처에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둥지 사진이 없습니다.

 

위 2번째 사진은 출처를 밝히고 퍼온 사진 입니다)

 

 

부화 기간이 짧아 일찍 부화한 뻐꾸기 새끼는

 

숙주의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는

 

행동으로 그 삶을 시작 합니다.

 

같은 시기에 숙주새들의 새끼와 태어나더라도

 

뻐꾸기 새끼의 힘과 등치가 더 좋기 때문에

 

숙주의 새끼를 밀어내어 죽여 버립니다.

 

태생부터 정말 잔인하기 그지 없는 ㅜㅜ

 

숙주새를 보다 약한 종으로 고르는 것..

 

이마저도 탁란에 용이하도록 진화한 결과겠죠.

 

 


7.jpg

 

정성스레 먹이를 먹이는 딱새 수컷

 

 

 

 

 

 

8.jpg

 

딱새 암컷 역시 정성스럽게 먹이를 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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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구의 차이 때문에 딱새 머리가 뻐꾸기 새끼의

 

입속에 다 들어가는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이렇게 기생이 시작되고 나면

 

숙주새는 자기의 새끼들을 모두 죽인,

 

자기보다 훨씬 더 큰 이 살인마를

 

목숨 걸고 지키며 기르게 됩니다.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하나 낳을 때

 

숙주가 되는 종의 알 하나는 먹는 치밀함까지

 

보여줍니다. (알 개수 맞추기)

 

그렇지만, 숙주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10.jpg

 

https://www.youtube.com/watch?v=SRsYxf2uYww

 

영상에서 보면, 붉은머리오목눈이는 다른알 임을 알고

 

깨버립니다.

 

이와 같이 숙주와 기생종 사이에서 벌어지는

 

진화적 군비 경쟁은 참으로 치열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SAs1ES3F7A&t=105s

 

시간 나실 때 한번 보십슈~~

 

 

 

 

 

 

11.JPG

 

뻐꾸기는 탁란을 의뢰할 숙주를 어떻게 고르는 것일까요?

 

한때 학계에선 참으로 논란이 많았습니다.

 

새끼를 직접 기르지 않기 때문에

 

다른 새의 둥지에서 태어나 처음 보는 것이

 

숙주 어미와 둥지일 겁니다.

 

이렇게 독립할 때 까지 자라면서 각인된

 

숙주의 새를 나중에 다시 찾아가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가 자란 그 위치를 찾는지..

 

 

양 칸차오 중국 하이난 사범대 생태학자들의

 

11년간 연구결과에 의하면,

 

결론은 뻐꾸기가 탁란할 둥지를 고르는 방법은

 

서식지가 아니라, 숙주의 종류 였습니다.

 

 


12.jpg

 

새들은 각각 저마다 새끼를 먹이는 먹이가 조금씩 다른데,

 

딱딱한 키틴질 곤충을 먹이는 숙주로부터는 뻐꾸기 새끼가

 

살아남지 못합니다.

 

둥지모양이 거의 100% 흡사한 딱새와 파랑딱새로 실험한

 

결과, 키틴질 곤충을 먹이는 파랑딱새의 둥지에 뻐꾸기가

 

탁란을 한 경우는 0% 였습니다.

 

다른 종의 알임을 인지하고 깨버리는 행동,

 

뻐꾸기 새끼가 먹고 생존하지 못할 먹이 선택..

 

탁란조들에 대비하는 치열한 진화적 군비 경쟁입니다.

 

 

 


1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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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구 차이 때문에 무려 등에까지 앉는.. ㄷㄷ

 

이렇게 차이가 큼에도 왜 자기 새끼인줄

 

알고 기르는 걸까요?

 

 

새대가리라서?

 

 

 

조류는 알을 낳은 뒤 알에서 부화해 나온

 

생명체를 기르는 동일한 매카니즘,

 

부화 직후 외형으로 자기 새끼를 검증하기 어려운 점과

 

먹이를 달라고 입을 벌릴 때 빨간 입안이 보이면 먹이를

 

주게 되어 있는 본능에 의해 체격이 엄청나게 차이남에도

 

자신의 새끼로 인지하고 계속 먹이를

 

물어다 주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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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쑥쑥 자라서 날기 위한 준비를 하는 뻐꾸기 ㅅ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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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 벗어날 만큼 자라서 독립 전까지 숙주새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먹으며 뻐꾸기는 숙주새를 

 

머릿속에 각인 합니다.

 

 

 

 

 

 

18.JPG

 

19.JPG

 

뻐꾸기 부모는 탁란한 새끼가 독립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새끼가 부화한 뒤 일정기간 ' 뻐꾹 뻐꾹 ' 소리로

 

뻐꾸기 새끼에게 정체성을 인지(?) 시키는 행동을 한 후에 

(각인행동)

 

다시 동아프리카로 먼저 날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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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jpg

 

마침내 날아가는 비행 청소년 뻐꾸기..

 

 

 

 

뻐꾸기 새끼 역시 비행이 익숙해지면,

 

오랜시간 축적된 회귀본능에 의지한 채

 

동아프리카로 가게 되죠.

 

 

이것이 대표적인 탁란조 뻐꾸기의 한시즌 사이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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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탁란은

 

당하는 숙주조의 입장에선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고,

(정작 본인들은 모름 ㅜㅜ )

 

사람의 기준에서 참으로 괴기스러운 삶의 방식입니다.

 

 

뻐꾸기는 너무나 멀지만..

 

지구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한 장소

 

새끼들의 생존 확률이 높은 위탁 번식지까지의 긴 이동을

 

감수하며 다른 새의 힘을 빌리는 번식 방식을 선택해

 

진화 했습니다.

 

직접 새끼들을 기르는 것 보다 더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으로 진화한 것이겠죠.

 

 

 

야생에서의 삶이란 때론 참 신비롭지 않습니까?

 

 

 

 

아울러 저는 항상 자연을 보면서

 

우리의 삶과 어떤 부분을 연계해서

 

배울 점을 찾을지 고민 합니다.

 

 

 

 

살아가다보면

 

어른들의 실수나 이해관계,

 

혹은 예기치 못한 사고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엔 실로 괴기스럽기 짝이 없는

 

탁란이.......

 

뻐꾸기 새끼 입장에서 생각 해보면

 

홀로 태어나 양부모 밑에서 자라고

 

독립 후에는 본능에만 의지한 채 1km 떨어진

 

동아프리카까지 홀로 날아가야 합니다.

 

눈을 뜬 순간부터 철저히 혼자 고향에

 

갈 때까지 외로운 싸움의 연속입니다.

 

 

 

정상적인 가정이든, 비정상적인 가정이든

 

아이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모두 어른들의 잘못이죠.

 

 

직접 낳아준 부모의 품이 아닌

 

낯선 곳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겪을 

 

그 크기를 가늠키 힘든 외로움..

 

 

비록 속고 있을지언정

 

자기 진짜 새끼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키우는

 

새들처럼

 

그 어떤 환경에서건 아이들에게 만큼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어른의 도리인 것입니다.

 

 

일년에 한 두번은 아동학대 뉴스를 접하게 되는데,

 

고문을 당하는 아이들

 

죽을 때 까지 맞는 아이들

 

그 작디 작은 몸과 여린 마음으로

 

아무것도 모른채 얼마나 괴롭고 무서울지....

 

두딸의 아빠로써 고통속에 먼저 간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아이들을 기르다 보면 당연히 화가 날 때도 있지만

 

그 작은 몸에 대체 때릴 곳이 어디 있단 말입니까

 

 

폭력은 어떠한 경우라도 정당화 될 수 없으며

 

아이들을 언제나 사랑으로 보듬어 줄 수 있도록.........

 

올바른 정서를 가지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 아이들을 키우는 우리 세대 어른들의 큰 숙제일거에요..

 

 

 

 

단순히 재밌는 자연 생태계의 일화를 소개 하고자

 

가볍게 시작하는 글이..

 

적다보면 저도 모르게 뭔가 항상 거창해지는 것 같습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좋은 것들 생각하고

 

내 곁에 있는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긍정에너지를 뿜뿜하다 보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믿으며,

 

즐거운 불금 퇴근하자마자 집에 뛰어가서

 

사랑하는 우리 딸들 마음껏 안아주고

 

주말 재밌게 보내리라 다짐해 봅니다.

 

 

오유분들 시원한 불금 보내세요~~~~~~~~~~~

 

 

 

 

인스타그램 

 

http://www.instagram.com/korea_wildbirds/

리플 혹은 DM으로 오유분이라고 꼭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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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조류생태사진가 이장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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