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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글]언제나 그곳에 내가 있다.
게시물ID : readers_191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짝퉁가면
추천 : 0
조회수 : 38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4/09 05:03:49
힘들었던 고등학교 2학년을 끝으로 나는 아이들이 없는 반에서 투신자살 했다.
4층건물 창문에서 떨어진나는 밑에 있던 꽃밭에 목이 꺽인채 단번에 즉사했다.
그 후로 내 책상은 창고 구석지에 덩그러니 박혀지고 학교는 무슨소란이 있었냐는듯 활기가 넘쳤다.
어떻게 아냐고?아아 나는 분명 말했다시피 '즉사'를 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몸은 이미 활활 불타 재가 된 상황이었으나 내 육체의 혼은 어째서인지
내가 죽었던 반에서 일어나게 되버렸다.
신의 장난이라면 악질중에 악질의 장난 같다.
그렇지만 소위 들어본 악귀같은 존재였다면 나는 그나마 위안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나를 괴롭혔던 아이들과 무심하게 방관했던 선생님을 괴롭힐수 있는 작은 위안을 얻었을지도 모를테지.
그러나 어찌된일인지 학교를 돌아다닐수도 있고 수업시간에 뒤에서 모습들을 관찰할수도 있는데 해는 끼치지 못했다.
그리고 웃긴건 야자가 시작할때 쯤이면 정신을 잃고 다음날이 되버린다.
이건 뭐 제대로 할 수 있는것도 없는 어중간한 상태.
사물을 건드려 깨는것조차 허용범위에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여러가지 시도를 한끝에 나와 비슷하게 생활하던 남자아이에게 내 자신을 알릴수 있었다.
그 아이는 나처럼 반에서 겉돌며 왕따에 속한 아이였다.
하지만 나와 다르게 괴롭힘을 받지도 그렇다고 애기를 하지도 않는 아이였다.
살아 생전에 말을 걸었을때는 지우개를 빌려달라는 제스처를 취해 지우개를 빌려주면서 들었던 '고마워 잘 썻어'라는 무뚝뚝한 말 뿐이었다.
돌맹이를 만지작 만지작 거리면서 칼로 슥슥 긋는 그모습이 궁금증을 자아냈기에
그런 아이의 뒷모습을 보다 다가가서 귀에대고 뭐하는거야?라고 속삭였다.
들릴꺼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 아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너무 궁금했기 때문에 나는 행동을 취해버렸다.
'아?'
탄식과도 같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순간 모두가 그의 쪽으로 돌아봤다.
당황했는지 선생님을 보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개미가 기어가는 목소리로 남자아이는 말했고
선생은 한심하단 눈빛을 던진뒤 다시 수업을 시작했다.
자신에게 오던 시선이 다 걷어지자 돌맹이를 만지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홱 하고 내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큰 눈을 여러번 깜빡이더니 이내 입을 쩍벌리곤 경직되어 돌처럼 표정이 굳었다.
뭔가 뻘쭘해진 내 시선을 느꼇는지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내 팔목을 잡으려는듯 허공을 휘졋다가 안되는걸 알고
알수없는 포즈를 몇번하더니 나에게 "너 왜 여기있는거야?"라고 작게 물어봤다.
내가 알고싶어.나도 몰라 라고 입을 뻐끔뻐끔 거리자 몇번이고 한숨을 푹푹 쉬더니 "예정이 맞지?강예정"하고 물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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