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수집-024] <철학자와 하녀>

[초조함을 물리쳐라]

1) 파국에 대한 초조감이 상황을 파국으로 이끌어간다. (28쪽)

2) 길을 걷다 벽에 부딪혔다면 한숨 자는 것도 괜찮다. 애초에 먼 길을 갈 것이었으니 조금 여유를 갖고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다. (36쪽)

3) 기꺼이 길을 잃어라, 그리고 방황하기를 두려워 말라! (134쪽)

[역사와 사회는 어떻게 진보하고 발전하는가?]

1) 우리가 어떤 진보를 확인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난 후 그것이 다시 퇴보할지 알 수 없으며,

퇴보에 절망하고 있다 해도 먼 훗날 반전이 있을지 어찌 알겠는가. (73쪽)

2) 노예란 옳고 그름을 따져볼 능력이 없거나 그런 것에 무관심한 존재를 가리킨다.

그래서 노예는 습관에 기대고 언론과 권력자에 기대고 다수에 기대는 것이다. (149쪽)

3) 인간이 뭔가 발전했다면 그것은 같은 것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느끼는 방법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98쪽)

4) 이해당사자도 아닌 사람들이 어떤 불이익조차 감수하고 나서게 되는 순간이 있다.

행동에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맘속에서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 순간이 있다.

거대한 정치적 변동의 드라마가 일어나는 동안에 그것을 지켜본 사람들의 마음과 태도가 변할 때, 진짜 혁명은 거기서부터 일어난다. (74쪽)

5) 과거에 내가 저지른 일을 떠올리면서 그것을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대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뭔가를 깨우친 것이다. (251쪽)

6) 교육이란 학생의 머릿속에 무언가를 집어넣는 일이 아니라 학생들을 각성시키는 일이다. (69쪽)

7) 낯선 존재,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에게 기꺼이 자신을 개방하고 귀를 기울이는 용기를 낼 때 우리는 뭔가를 깨우칠 수 있다. (149쪽)

8) 타인의 입장을 상상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은 사람이 사람을 기르고 서로 사랑하기 위한 절대적 전제이다. (162쪽)

9) 공동체란 사람과 사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의 모임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내는 것이다. (91쪽)

10) '있어줌'은 '있음'과 '줌', 즉 '존재'와 '선물'이다. 존재가 곧 선물이라는 말이다. '끝까지 네 곁에 있겠다'는 말은 그처럼 위대하다. (24,25쪽)

[옳은 말, 믿음, 실천에 대하여]

1) 예수를 믿는 사람과 그 믿음을 과시하는 사람은 많아도 예수처럼 사는 사람은 드물다.

천국은 예수의 실천 속에 있는데도 사람들은 그것이 예수에 대한 믿음에 달렸다고 착각한다.

물론 이는 기독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좋은 말씀을 듣고 읽은 우리 모두의 문제다.

우리는 무소유 정신을 갈파한 어느 스님의 책을 백만 권 넘게 사지만 정작 무소유를 실천하지는 않는다. (249쪽)

2) 옳은 말은 그저 옳은 말일 뿐이다. 그것이 내 것이 되려면 내 안에서 다시 체험되어야 한다.

내가 내 식으로 체험하지 않는 말이란 한낱 떠다니는 정보에 불과하다. (251쪽)

[원전]

1) 원자력 공급을 강요하는 '닦달'은 가전산업의 요청이고, 나아가 저렴한 전기를 사용해 대량생산을 하고자 하는 산업 일반의 요청이다.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항변 속에서 원전은 우리를 벼랑으로 끊임없이 몰아가는 끔찍한 운명의 증거이다.

정말 끔찍한 일은 우리가 이 위험을 위험으로 느끼지 못하고, 우리의 무능을 무능으로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치 우리가 대단한 기술 역량을 가진 것처럼 우리 자신의 무능을 기만하고, 경쟁에서 우리가 우위에 있다는 사실만을 강조할 뿐

그 경쟁이 벼랑으로 내달리는 그런 경쟁임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169~1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