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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써보는 정신병원에서 있었던 썰
게시물ID : freeboard_19196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떼구르르르르
추천 : 11
조회수 : 734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20/08/11 10:41:09
약 3~4개월 정도 입원해있었음

환자들을 위하여 병원에서 매일 프로그램을 돌리는데
월욜은 음악감상
화욜은 그림치료
수욜은 요가
목욜은 질환 학습
금욜은 노래방
토욜은 영화감상
뭐 이런 식으로 매일매일의 프로그램이 있었음

주말마다 미니볼링 게임 하고 크리스마스때는 이벤트도 하는
암튼 나름 환자들을 위해 이런저런 복지가 많은 병원이었음

병원생활은 무료하기 때문에 나는 매일같이 참여를 했는데
그림치료 시간이 제일 재밌었음

나는 그림을 배워본 적은 없지만
내 나름 독특하게 그리기 때문에 (댓글로 13년 전 자화상 그렸던 거 첨부하도록 함. 무서움 주의. 화질구지 주의)
미술치료 선생님이 나를 좋아라 하였음

평일에는 병원 밖으로 못 나감
이중삼중으로 경비 함
외출할 때는 보호자 허락 있어야 하고 등등 뭐 그런 제약이 많았음

나중에는 또래 환자들끼리 친해져서
주말에 다같이 외출 쓰고 나와서 같이 밥도 먹고 함

일주일에 한 번 5,000원 한도에서 간식을 주문할 수 있는데
병원 밥만 먹기 때문에 병원에서 먹는 커피우유 맛이 그렇게 달고 맛있을 수 없었음
군대에서 왜 사제음식 좋아하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음

담배피는 시간도 1시간에 한 번으로 정해져있었기 때문에 때를 놓치면 못 핌
라이타 소지 금지이기 때문에 병원 쌤이 늘 불붙여줬는데
담배도 늘 한 까치씩 타서 펴야 했음

담배를 소지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있었기 때문에
외출했다가 몰래 담배를 갖고 들어오거나 환자들 사이에 거래를 하거나 하는 경우도 많았음

예전에 누군가 샤워타올로 목을 맨 적이 있었기 때문인지
샤워타올도 반으로 잘라서 사용해야 했음

나는 규율을 잘 지키는 편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잘 적응하고 지냈던 것 같음

다른 환자들이나 병원 쌤들이랑 두루두루 친해졌었음

내가 병원생활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병원에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멀쩡해보이고
병원에 가야할 것 같은 또라이들이 사회에 많기 때문임

요새도 가끔 병원생활 그리움

내가 이렇게 평범한 생활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가 아무리 심각해져도 다시 병원에 가면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음

아프면 혼자 고생하지 말고 병원 가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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