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저는 왜 이리도 운이 나쁜 것일까요. 오늘부로 11번째 불량 아이패드2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액정에 검은색 멍(검버섯)이 3개나 있었고, 모서리 부분과 커넥터 연결부분마다 기스가 나 있었으며, 알루미늄 뒷판은 끝단이 찌그러져 들뜬 상태로 조립에 되어 있었습니다. 왠지 박스 겉포장 비닐부터 찢어져 있었을 때부터 불길한 예감이...
11번 반품이라는 사실이 확 와닿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번에 '아이패드2 6번째 환불했습니다...' 라는 글을 쓴 적이 있었고, 이로인해 상상외로 많은 분들께 격려와 위로를 받았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너 이러다 10번 채우겠다' 라는 말을 하였는데, 그 불길하고도 기분나쁜 농담이 드디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11번 째 반품신청 당첨이로군요.
맨 처음 애플 스토어 온라인에서 아이패드2를 구입한 것은 5월 중순 쯤이었습니다만, 현재 9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제대로 아이패드2를 만져보지도 못했습니다. 아이패드2 배송주기가 점점 짧아지다보니 이제는 아예 두 대가 동시에 집에 있군요. 탁송기사가 반품제품을 가져갈 때 햇갈리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먼저 떠나보내는 아이패드2 상자 테이프 부분에는 '월(月)' 이라고 표기해 두었습니다.(월요일날 가져간다는 의미로...)
반품의 증거입니다. 반품신청을 하고 택배기사님이 물건을 회수할 때마다 이런 확인증을 전달해 줍니다. 이제 곧 2장이 더해져 11장이 되겠군요...쩝...
이제까지는 이런 지독한 불운 때문에 포기하려다가도 그동안 쏟아부은 시간과 열정, 아이패드2를 가지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한데 어우러져 반대로 오기로라도 계속 주문하고픈 마음이 생겼습니다만, 이번에도 주문한 제품에서 또 불량이 나오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갸뜩이나 회사일로 스트레스가 가득한 요즘인데, 이런 일로 계속 상처받고 싶지는 않거든요. 인터넷에서는 5번 반품하고 재주문을 반복하다가 결국 포기하셨다는 분을 본 적이 있긴 하니,저는 그래도 오래 버틴 편이로군요.
반대로 2개 구입했는데 두 개 모두 무결점 제품이 나왔다는 분들도 상당수였고, 한 번 만에 모두 이상없는 제품을 받아서인지 아이패드2에 불량제품이 있다는 사실조차 믿지 않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여하튼 이런 불운한 현실에 휩싸인 제게 '애플제품이 그럴리 없다. 네가 이상한 거다. 조작하지 마라. 애플제품 까기냐. 애플을 욕하지 마라. 당장 이 글 지워라.' 이런 식의 말씀은 좀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아이패드2 엄청나게 가지고 싶고, 지금도 버스나 지하철에서 아이패드2를 들고 다니며 웹서핑을 하거나 동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정말 부럽기 그지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