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시어머니 생신이 다가와서 내일 찾아뵈려고 미역국을 끓이려고 장을 보고 간단하게 이것저것 만들었어요.
사이는, 결혼 전후 대판 싸운 적도 있고 석달간 얼굴도 안 보고 산 적도 있지만,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요. 하지만 저는 요즘도 가끔씩 목소리만 들어도 무서워서, 웬만하면 마주칠 일을 안 만들려고 합니다;; 명절 말고는 안 가려고 하고 사소한 일에는 남편만 보냅니다.
뭐, 어머님을 욕하려고 쓰는 글은 아니고요.
이번이 두 번째 생신인데요, 문득 제 친정 엄마 미역국은 예전에 정말 맛없게 끓여드린 거 빼곤 끓여드린 적이 없네요 ㅎㅎ 친정이 많이 멀고 설 연휴랑 큰 시기 차이가 없다 보니 두 번 왔다갔다 하기 힘들어서.. 설날에 가족끼리 케이크만 자르고 생신 당일에 용돈 이체해 드리고..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 외지에서만 살다 보니 이렇게 급작스럽게 결혼할 줄 미리 알았더라면(1년 됐어요) 울 엄마한테 좀 더 잘 할 걸 싶어요. 어설프더라도 따뜻하게 밥 한번 차려드린 기억이 없어요. ㅠㅠ 그러면 시어머니 생신 때 발걸음도 조금 더 가벼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슬프네요. 축하하는 마음으로 간다기보다는 이번 제 생일에 굳이 밥 먹으러 오라 하셔서 받은 게 있으니 갚으러 가는 기분..... (왜 결혼하니 제 생일 챙기기가 귀찮은 건가요 ㅠㅠ)
남편한테 말하기도 그렇고, (시무룩해 해서요) 여기다 털어놓고 갑니다. 이기적인 것 같지만, 싱글일 때 부모님한테 더 잘 했으면, 시집에 대한 부담과 친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이 덜 했을 것 같아서 좀 슬프네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