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지 마소, 주인장. 암만해도 이거 너무한거 아뇨? "
적막을 찢는 목소리에 싸구려 여인숙의 새벽이 깨어진다.
" 와? 니 아즉도 성이 안차나. 이정도 빠꾸놨음 됐지 머 또. 마, 봉다리라도 껴서 하그라.
씨만 뿌림 될 거 뭐헌다고 그리 재고 자빠졌노. 작작하라 마. "
" 아따 아즈매 눈까리는 뭐 피부 모자라 찢어논 구녕이여? 보소. 이년 구녕도 시허연거.
이거 뭐 먹으라고 넣을거면 내 놈 불끈허이 시원하게 싸지를 년을 골라주던가 이기 뭐꼬 이기. 이딴식으로 할끼가 증말? "
" 머 그럼 어짜라고 내보고. 이제 더 온다는 년도 읎다. 돈 더 얹어도 됐다안카나. 어데 그 비리비리한 놈 하나 몬재우고 그리 재고쌌노.
그캄 내라도 드가야 니가 닥칠끼가? "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여인숙만큼이나 세월 깨나 묵은 아즈매 주름에 힘이 들어간다.
좀 반반한 여자 넣어줄까싶어 대굴빡을 굴리려다 이거 허리춤 한 번 풀지도 못하고 곰팡내나 맡으며 웅크려 자게 생겼다.
" 아 됐소마. 이 년이나 치우소. 내 놈 암만 주려도 이 년은 안먹을라니까 에잇. "
주인장이 눈을 흘기며 여자를 데리고 나가는 동안 목이나 축이려 맥주를 들이킨다.
이놈도 김이 빠졌는지 영 목넘김이 시원찮다.
어째 오늘은 맘에 드는게 없다. 이년이고 저년이고.
퀘퀘한 곰팡이 냄새가 축축하니 스멀스멀 기어올라 코를 건드니 나름 또 문득 처량해진다.
습기 가득한 방에 드러누워 바지춤에 손이나 넣고 멎쩍게 긁어대다 잠이나 청해보려 애쓴다.
똑똑-
" 그 새 자나? "
땅콩 몇 줌에 잘 구워진 오징어가 담긴 접시를 슥 밀어놓은 손이 아즈매인갑다.
" 쯧쯧...마누라 있을 때 그리도 기집질을 하더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맀네. 저런놈이 뭐이가 좋다고 사람만든다 그리 해쌌터니...
그래, 오죽 속이 탔으면 이리 빨리 갔겠누. 차라리 잘된기라. 잘된기라... "
나즈막이 들리는 아즈매 목소리에 잠이나 청하려던 생각도 멎었다.
다시 일어나 앉아 담뱃불이나 붙이곤 한숨을 쉬어내다 연기가 눈에 들어갔는지 손으로 눈을 쓸어낸다.
김 빠진 맥주가 담긴 잔만이 사내의 곁을 지키고 있는 어느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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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3단어 제시받아서 전부터 가끔씩 짧게 짧게 혼자 써왔던 건데 다른사람들은 내가 쓴 글이 어떻게 보일까 궁금해집니다
사실 제가 제 글을 보면 유치하기도 하고 어색하고..그런데 막상 수정을 할라치면 어디가 어떻게 뭐가 부자연스럽거나 단점인지 모르겠네요.
글쓰는 지식이 없어서 그런가..
비판 환영입니다. 얼마든지 지적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