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쩌다 이 얘기 한적이 있었는데 제 주변 10여명에게 물어본바로는 전원 치킨이네요 피자가 밀린 이유는 일단 그냥 치킨이 더 익숙하고 자주 먹는다는데요 좀 더 고기스럽고(?) 피자가 가격이 비싼 문제도 있는것 같다는 결론. 나만 피자 쓸데없이 비싸다고 생각한건 아니었다는걸 느꼇음 2마리 치킨 2만원대 시켜서 2~3명이 먹는거랑 25000원 이상 주고 피자 라지 한판 시켜서 먹는거랑 가성비부터가 피자가 밀리더라고요 2만원대 이하 피자는 토핑이 차이도 나고해서 저도 치킨에 한표
치킨 맛없는 집 생각외로 많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치킨집 하도 많고 배달도 잘 되니까 그런 집은 비교적 빨리 망할 뿐... 치킨 맛없게 튀기면 정말 끝장나게 맛없어요. 오래된 냉동닭 써서 시커먼 뼈, 말라 비틀어져 있는지 없는지 모를 살코기, 겉만 익고 속은 안익어서 발그레함을 드러내는 생살, 기름 하나도 안빠져서 눅눅한 튀김옷, 배합 완전 잘못된 듯한 양념소스, 짠 맛만 있는 간장소스 등등등...
피자와 치킨은 다른 나라에선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 한해서는 오랜 라이벌이다. 항상 치킨을 주장하는 자들은 자신이 치킨교임을 내세우는데 거부감이 없다. 그들은 치킨을 먹기전에 치멘이라고 기도하고 오늘도 1일 1닭을 외치며 치킨이라는 유일신을 모시기 바쁘다. 치맥은 대한민국 서민이 가장 부담없이 자주 즐기는 사치 아니겠는가. 이러나 저러나 대한민국 대다수는 피자보다는 치킨이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우리 국민가수 아이유씨는 "피자가 치킨과 독대할 레벨은 아니죠 "라며 적극적으로 피자를 폄훼하고 있다. 사실 난 이런 말에 고통받는 피자파이다. 치킨보다 피자가 좋고 예전엔 피자 패밀리 사이즈 한판을 혼자 다 먹을 정도로 피자에 대한 애착이 강한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치즈를 사랑한 나는, 남들이 치킨먹자고 할 때 언제나 홀로 피자를 주장하다가 구석에서 치킨나오면 치킨 뼈나 발라내면서 한숨쉬는게 내 일이다. 물론 그 일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다. 본디 치킨이라는 것들은 역사가 짧다. 그래봤자 1930년대 KFC에서 치킨교의 영원한 교주님이신 커널 하랜드 샌더스씨께서 닭다리에 밀가루 조금 치덕거려서 기름에 튀겨서 주유소에서 팔던 음식이 그 시초가 아닌가! 대한민국에 들어온 치킨의 역사는 더더욱 짧다. 1960년대 점차 경제적으로 부흥해가던 시기 전기통닭과 쇼트닝에 대충 튀긴 시장 치킨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치킨은 점차 시장에서 세력을 확장해간 것이다. 항상 남의 것을 흡수하면 가장 그것의 극단적인 면만 체득하는 대한민국 답게 치킨교는 대한민국에서 치킨근본주의로 성장한다. 치킨파는 기본적으로 다른 음식들을 배척하는 오직치킨을 외치고 있다. 진정한 야식은 오직 치멘 하나뿐이라고 외치고 있다. 이 얼마나 다른 야식들을 배척하는 일인가. 피자는 어떠한가? 피자의 역사는 기원전 500년부터 시작한다. 로마의 '납짝하고 동그란 빵'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피타(Pitta)'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그 빵이 이태리로 넘어가면서 토마토와 각종 야채를 첨부하고 이스트 없이 구워내는 것이 피자의 시초라는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와서 시작된 근본없는 음식과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짬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런건 블라블라고 이러한 역사와 관계 없이 이태리에서 피자가 대중화 된 것 또한 1830년대, 19세기 말에 미국으로 나폴리 피자가 건너와 점차 미국인들 식습관에 마쳐 도우는 두꺼워지고 토핑은 짭짤해지면서 시카고에서 그 정점을 찍게 된다. 그리고 세계 2차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식 피자는 막대한 자본력으로 전 세계로 그 세를 확장하게 된다. 이러나 저러나 치킨교보다는 오래되었다는 것이지. 역사면은 그렇다고 쳐도 치킨교는 그 안에서도 모순이 투성이다. 치킨이라는 유일신을 주장하면서도 그 안에서는 후라이드와 양념, 그리고 간장 셋이 최선을 다해서 서로 매출을 내려고 경쟁하는 모양새이다. 요새는 신호등치킨같은 사이비종교가 언론에 의해 유명해진 모양이나 (그 사이비종교를 출시한 치킨회사가 사실 꽤 치킨교 안에서 오랜 시간 버텨온 종파라는 맥시카나종파라는 걸 듣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 결국은 후라이드와 양념 간장의 트리니티 포스를 통해 이 종교가 유지된 형태이다. 이런 삼위일체 역시 역사가 오래된 것은 아니다. 비교적 간장은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교촌파를 선봉으로 공격적인 선교를 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 자체는 비루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삼위일체들 사이에서도 양념을 모시니 마니, 간장이 중요하니 하는 종파로 또 서로 치킨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면서 어느 것이 더 근본인지에 대해 싸우고 있다. 치킨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후라이드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후라이드를 모시자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차라리 그 전부터 존재하던 백숙이나 찜닭을 모시는게 전통을 존중하는 차원에서는 더 옳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내가 백숙이나 찜닭을 치킨보다 사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쨋든 전통차원에서는 그렇다는 말이다. 피자는 유일신이 아니다. 피자라는 것은 어차피 한국에서는 비싸게 돈주고 먹는 서브음식 아니던가. 미스터피자나 피자헛같은 미국식 피자 전문점을 가더라도 피자를 시켜놓고는 샐러드바에서 배를 채우기 바쁘다. 치킨집에서 치킨 시켜놓고 단무지로 배 채우면 미련하다고 할 짓인데 피자집에서 피자 나오기전에 샐바에서 배채우면 현명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만큼 피자는 주위 음식과 조화를 이룰 줄 아는 음식인 것이다. 화덕피자집에서 어디 피자만 시키는가? 피자 외에도 파스타 하나나 스테이크, 지갑이 궁하면 샐러드 하나만이라도 시켜서 같이 먹는 것이 상식이다. 피자는 조화를 추구한다. 종교로 치면 다신교인 것이다. 피자안에 들은 토핑은 또 어떠한가. 다양한 재료를 통해서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생기는 피자는 어느 하나를 진리로 추구할 수 없다. 그 중 분명히 메인 재료는 존재하겠으나 기본적인 치즈 토마토소스 페페로니 버섯 피망 등등을 넘어서 불고기에 새우나 고구마에 랍스타에 치킨피자까지 존재하지 않는가. 안에 들어가는 재료를 육해공 가리지 않고 존중하고 그것이 합일을 이룰 때 느껴지는 맛은 '전체는 하나, 하나는 전체' 라는 연금술사들의 진리를 되새기게 된다. 나같은 주당이 느끼기에는 피자는 언제나 치킨보다 우월한 점이 있다면 치킨과 맥주가 잘 어울린다고 하지만 피자와 맥주의 조합은 사실 치맥과 비교가 안된다는 점이다. 또한 피자는 다른 술과도 굉장히 잘 어울리는데 피자와 와인은 어울리지만 치킨과 와인은 어울리지 않는다. 피자와 위스키콕 같은 칵테일도 굉장히 훌륭한 조합을 자랑한다. 치킨은 오직 싸구려 한국맥주 아니면 그 싸구려를 맛있게 먹기 위해 개발한 소맥이라는 숙취가 예정된 조합으로 정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전천후 안주이며 사이즈가 작던 크던 잘 어울리는 피자는 언제나 나같은 알콜중독자에게 환영받을 수 밖에 없다. 피자가 치킨보다 우월하다는 또 하나의 증거가 있는데 아마 대부분은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 가장 가성비가 우월하여 시장에서 각광을 받아야하지만 그렇지 못해 약간 안타까운 '피자'와 '치킨' 항목에 모두 등록된 "피자나라 치킨공주"라는 상표가 있다. 예전에는 값싸고 그 값수준 하는 브랜드에 불과했으나 요샌 값도 오르고 맛은 더 올라서 생각보다 굉장히 훌륭하다. 아무튼 결국 피자라는 국가에 치킨이라는 공주님 아닌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피자와 치킨을 모두 제대로 아우르는 브랜드에서 조차도 나라라는 토대 아래 공주가 존재한다는 것을 제목으로써 알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공주님이 앞으로 임기가 2년밖에 안남은걸 생각하면 지금 종횡무진 권력을 휘두르시더라도 앞으로 남은 기간이 얼마 안남으셨다는 것을 아시길 바란다. 공주는 짧고 나라는 영원하다. 피자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