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요즘 무한도전에서 고연전 응원에 참가한다고 하여 논란이 많이 되고, 그 중심에서 응원단 문화 때문에 특히 오유에서 많이 회자가 되는 듯 합니다.
근데 계속해서 응원단의 무식한 똥군기 잡는 행위에 대해 비판을 하시며, 심지어는 명문대 놈들이 무식하다며 욕까지 하시네요. (몇몇 분이지만)
일단 저는 고대생입니다. 학교에 대한 쥐똥만큼의 자부심도 없으며 그걸 미덕으로 삼고 있는 수많은 고대생 중 하나죠.
그리고 저는, 그리고 저의 많은 친우들은 무한도전이 고연전에 온다 할 때부터 걱정이 됬었죠. 우리들끼리 재밌게 노는 축제에 괜히 방송한다고 와봤자 저희 좋을게 없거든요. 그런데 응원단 까지 욕먹는 작금의 사태는 다소 당황스럽습니다.
일단 오유 회원 많은 분들이 군대와 같은 군기 잡기에 불편한 심경을 표했는데요.
그건 .. 절대 군대와 비교할 수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여러분, 사병한테 똥군기 부리는 건 확실히 나쁜일이죠, 하지만 육사의 장교 지망생들이 획일적 생활을 하는 것도 나쁜건가요? 우리는 보통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군대에 필요한 시스템이고, 본인들 자의로 따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응원단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속 응원단을 뭐 엄청난 집단으로 보시는데(사실 거대한 이익집단인건 사실이지만), 본질적으로 동아리입니다.
자기가 원해서 들어가고, 자기가 원하면 나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 후배 중 하나는, 방송에서 나오는 저런 모습이 너무 힘들다며 그냥 나왔죠.
그리고 방송에서 계속 빡시게 훈련을 하고 있는 친구들은 본인들이 원해서 하는거죠.
그렇다면 왜 훈련을 저렇게 비인간적으로 하느냐? 이건 그들이 비인간적이고 기계에 가까운 움직임을 통한 예술성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북한의 공연에 대한 설명이지만, 다소 관련이 있어보이는 말을 빌리자면; "생체기계로 변할 때까지 신체는 수없이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여기에는 엄청난 육체적 고통이 따르나, 일정한 정도로 숙련되면 그때부터 신체는 그 유기적 한계를 초월한 모종의 자유를 누리게 된다. 유기체의 한계를 넘어선 신체의 동작은 이제 곡예의 경지에 이르고, 그 곡예들이 한데 모여 집단을 이루어 한 편의 거대한 작품이 된다" (진중권. 호모 코레아니쿠스)
이것이 응원단이 추구하는 것이고, 그들만의 프라이드 입니다. 그리고 그걸 이루는 과정으로 다소 혹독하더라도 집약적이고 효율적인 훈련을 선택한 것이죠. 이는 아이돌 가수들이 칼군무를 위해 연습하거나, 공연 예술팀이 열심히 연습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하지만 이럼에도 불구하고 안 좋게 보이는 건 역시, 마치 군대의 모습과 흡사한 선배들의 모습이겠죠.
특히 가만히 앉아서 명령만 하는 단장의 리더쉽 부족에 대해 말이 많더군요.
훌륭한 리더의 조건에 대한 오유 회원들의 비판은 매우 옳으나, 그것이 동시에 단장이 훌륭한 리더인 이유가 됩니다.
단장과 그 밑에 훈련을 담당하는 조단장 등은 훈련을 안하는게 아닙니다. 그 자리가 신입생 등 다수가 훈련하는 자리라서 안하는 것 뿐이죠.
실제로 그들이 조단장인 이유는, 가장 정확한 동작과 가장 뛰어난 체력을 가진 즉, 가장 우수한 실력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단장은 말할 것도 없죠, 올해 축제에 40이 넘으신 전 단장님이 응원을 하고 가셨으니, 현역은 더 대단할겁니다.
평소에 오유분들은 굉장히 냉철하게 사태를 보아주셨는데, 이번만은 미디어의 프레임 안에서만 보니 조금 당혹스러워서 몇 마디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