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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19268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바닥
추천 : 5
조회수 : 49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9/10 11: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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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만 하라고 눈물로 호소한다

 

 

 

그래도 참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녀의 목적은 저를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 의도를 따른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가 두려웠습니다. 저는 그녀가 저에게 죽임을 당한 여성의 원혼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앞뒤 정황을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이제는 그녀의 속삭임이 24시간 내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습니다. 괴로웠습니다. 죄책감이 끔찍할 정도로 거세게 몰려왔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탓할 수 없었습니다. 다 제 잘못이었습니다. 살인자인 제가 어찌 감히 마음의 안식을 바랄 수 있을까요.

공포심 때문에 차마 밖으로 나갈 수는 없었지만, 저는 현관문 앞에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했습니다.

다 저의 잘못이니, 어떤 죄값이든 달개 받겠다고 말입니다.

 

 

그 순간, 온몸의 힘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그후, 정신을 차렸을 때, 잊었던 기억들이 돌아오며, 믿기 힘든 진실이 제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저는 몇 년 동안 코마 상태에 빠져 있던 의식불명 환자였습니다. 그동안의 일들은 실제가 아니었습니다. 모두 환상이었습니다.

저는 뺑소니 사고를 당한 피해자 여성이었습니다. 그 사고로 정신을 잃고 코마 상태에 빠져 있던 것인데, 정신과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극단적인 과몰입 현상의 일종으로, 저를 친 가해자가 되는 망상의 감옥에 갇혀 있었던 거라고 하더군요.

문밖에서 저를 겁주던 소리는 귀신이 아니라, 제 마음의 소리였다고 합니다.

만약 죄를 뉘우치지 않고 계속 그 소리에 맞섰다면 절대 코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거라고요.

 

 

저는 현재 병원 치료를 받으며 하루하루 호전되고 있습니다.

경찰이 알려주길 저를 치고 간 뺑소니범은 도망 후에 죄책감으로 정신착락을 일으켜 본인의 약혼자를 구타해, 다시는 사회로 돌아올 일이 없을 거라고 합니다.

모든 일이 다 제자리를 찾은 셈이죠.

하지만 만약 제가 환상 속에서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저는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됐을까요?

 

 

궁금합니다만, 차마 두려워서 알고 싶지는 않습니다.

 

 

[완결]

출처 https://youtu.be/4Qh7qRXwY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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