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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우림의 노는 무대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만
게시물ID : nagasu_42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피르팔콘
추천 : 13
조회수 : 1489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1/08/29 13:25:40
함께 노는 분위기로 가는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같이 놀려면 가수에 대한 친밀감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나가수에는 자우림이 어색한 사람들이 더 많거든요.

자우림 팬들로 채워진 콘서트장이야 문제가 없습니다. 이미 같이 놀 준비가 되어있으니까요. 그러니 "자! 놀자!!" 하면 바로 호응이 오겠죠. 하지만 나가수의 청중평가단은 굉장히 다양한 연령층이 고루 섞여 있습니다. 자우림을 나가수 무대에서만 몇번 봤을 뿐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구요. 이런 상황에서 다짜고짜 놀자고 하면 어색해할 사람들이 더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자우림이 제대로 놀고 싶으면 노래에 100% 집중한 무대로 일단 청중평가단을 팬으로 만들고 슬슬 팬덤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놀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청중평가단도 그 분위기를 충분히 즐길 수가 있겠죠.




같이 노는 무대를 종종 꾸몄던 원년멤버인 YB나 김범수의 경우를 생각해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워낙 분위기가 삼엄했던 초반에는 관객에게 호응을 구하는 과감한 행동을 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상당히 진지한 무대들을 계속 보여줬죠. 김범수는 '제발'과 '늪', 윤도현은 '대쉬'와 '런 데블 런' 같은 곡들 말이죠. 하지만 이런 열정적이고 진지한 무대들로 관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덕분에 가수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수가 뭘 해도 즐겁게 봐줄 준비가 된, 다시 말해 팬이 되어 놀 준비가 되어갔던 것이죠.

그리고 슬슬 청중평가단이 즐길 준비가 된 시점에 김범수가 영리하게도 '님과 함께'를 빵 터트리면서 본격적으로 관객과 노는 무대가 펼쳐질 수 있었던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김범수가 첫 무대에서 '님과 함께'를 했다고. 노래 자체가 신이 나기 때문에 즐길 사람들은 즐기겠지만 거부감을 느꼈을 사람도 만만찮게 많았을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같이 노는 무대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같이 놀기 이전에 관객을 친구로 혹은 팬으로 만드는 과정이 제대로 선행되어야 노는 무대 자체가 살아날 수 있는 겁니다. 일상생활에서 노래방만 가도 경험할 수 있는 일이죠. 아직 잘 모르고 어색한 사람들끼리는 대개 차분하게 노래만 부르면서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일이 많습니다. 서로 서먹한 사이에 갑자기 친한 친구끼리 하듯이 탬버린 울리면서 온 몸을 흔들어대면 엄청 어색하니 말이죠.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 겁니다.

아마도 자우림이 워낙 오래되고 탄탄한 팬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친한 사람들끼리 재밌게 노는 건 잘 하는데 생판 남이랑 놀고 싶을 때 어떤 과정을 밟으며 친해져갈 것인지 감을 못 잡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자기들은 평소대로 노는데 관객들 호응이 생각같지 않으니 어찌할 바를 모르는 그 느낌말이죠.




사실 나가수의 팬으로서 나가수 무대를 거쳐간 가수들이 다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건모도 욕은 좀 먹었지만 역시 김건모는 노래 하나는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고, 김연우도 비록 한 라운드 만에 떨어졌지만 대중의 폭넓은 인기를 얻었고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자우림도 재미있게 놀기 이전에 어떻게 청중평가단을 친구로 만들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서 역시 나가수에 나올 만한 밴드라는 명예를 얻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지금처럼 자우림도 힘들어하고 그걸 보는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들도 바라보기 영 편치않은 무대가 계속 된다면 서로에게 손해일 테니 말이죠. 지금도 자우림을 옹호하게 위해 나가수를 비판하는 사람들과 나가수를 옹호하기 위해 자우림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서로 날을 세우고 있지 않습니까. 좀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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