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있는 한 요양병원 행정직에 근무하고있는 직원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저번달 부터 시작된 건강보험공단의 비정상적인 진료비 삭감 때문입니다.
현재 요양병원의 수가체계는 포괄수가제로 환자를 7개군으로 나누어 그 군에 해당하는 진료비를 청구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진료비순으로 신체기능저하군,의료경도,인지장애,문제행동,의료중도,의료고도,의료최고도)
군을 나누는 기준은 환자의 질병과 ADL(일상생활수행능력)그리고 공단의 내부의 심사기준으로 알고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본인부담금 20%,공단부담 80%로 진료비를 부담하지만
신체기능저하군에 해당하는 환자들만 본인부담금이 40% 공단부담 60% 입니다.
공단에서 신체기능저하군이라고 분류된 환자는 사실상 퇴원권유라고 보는것이 보통입니다.
헌데 저번달부터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인지장애군에 속해있던 환자를 대거 신체기능저하군으로 하향조정 해버렸더군요.
정확한 숫자나 금액을 밝히면 혹시나 불이익을 당할까 밝히지 못하지만 저희 요양병원을 포함한 다수의 요양병원이 알려줄 수 없다는 본인들만의 심사기준으로 일방적으로 진료비 삭감을 당해 운영이 굉장히 어려워 진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문의 전화를 하니 억울하면 이의신청하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이의 신청을 해도 잘 인정해 주지도 않습니다..)
제가 공단의 이러한 하향조정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번에 하향조정 당한 환자 모두 종합병원 급 이상에서 치매 진단을 받고 치매 약을 복용중인 환자 이기 때문입니다. 왜 공단에서는 신경과 전문의가 치매라고 진단 내린 환자를 신체가 잘 움직인다는 이유로 인지장애를 인정하지 않는지, 왜 그것도 하필 치매국가책임제가 발표된 이시점에 이렇게 비정상적인 대규모의 환자를 이러한 절차로 진행하는지 참으로 의심스럽습니다.
인지장애군의 총진료비(식대제외)는 총 1,626,600원(한달기준) 이며 언급한대로 본인부담 20%(325,320원) , 80% 공단부담(1,301280원) 입니다.
이에 반해 신체기능 저하군의 총진료비는 1,332,000원 이며 이중 본인부담은 40%로 532,800원, 공단부담은 60%로 현저히 줄어 799,200원이 됩니다.
"즉 인지장애군에서 신체기능 저하군으로 하향조정함으로써 환자는 20만원 정도의 부담이 늘고 공단은 50만원 정도의 부담이 주는것이죠."
공단에서는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에 따른 본인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억지로 환자군을 하향조정하고 공단의 부담은 줄이고 그 부담을 고스란히 환자와 병원으로 떠넘기는 것은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갑작스럽게 본인부담금이 월 20만원이 늘어나버렸으며 결과적으로는 총진료비 또한 줄었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 질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가장 복지에 신경써야할 국민겅강보험공단의 직원들이 치매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 업계 종사자들을 신경도 안쓰고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환자에게 부담을 떠넘겨가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은 .. 참 할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