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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구경꾼적 이유
게시물ID : sisa_193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법천지
추천 : 10/9
조회수 : 331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06/01/11 02:36:37
MBC는 사실을 말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MBC에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여기에 대해서 '거봐, MBC가 틀린 말 한 게 아닌데, 왜 아직도 매도를 하느냐?'라는 의견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두서없이 자판기 두들겨 보고싶다.

우선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철저하게 한국적이지 못해서 생긴 현상'이라는 점을 들고 싶다.
(여기서 한국적이지 못하다고 하는 것은 '국익'이니 하는 차원이 아니고, 정서적인 수준을 말한다)

PD수첩이 협박을 할 때 '황교수만 죽이면 된다'라는 말은 (표현은 달라도 방송내용만 보자면) 사실이었다. 오늘 피시수첩4탄(오늘 방송은 잠깐보다가 말아서 틀릴지도 모르겠슴)에 이르기까지 여러 군데의 책임 소재지 중에서 오로지 황교수만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자면, 정말 '징그럽다'라고 느끼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잠깐 샛길로 빠져서 다른 예를 들어보겠다. 운전중에 옆차가 갑자기 끼어들기를 해버려서 사고날 뻔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화가 나서 그 차 옆에 붙어서 막 따지려는데, 그 운전자가 고개 푹 숙이며 '미안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보통의 한국 사람이라면 반응이 어떨까?
개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대개는 열이 받다가도 '아~예, 다음부터는 조심하쇼'하고 넘어가고 말지, 
'당신의 문제는 끼어들기 금지 구역에서 갑자기 끼어들었고, 교통법 위반 사항에 해당합니다'라는 식으로 따지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부터 옳고 그름을 나누는 차원을 넘어 한국적이냐 비한국적이냐하는 갈래로 나누어진다. 위에서 말한 전자의 예가 '한국적'이라고 통칭할 수 있다면, 뒤의 예는 어설프지만 서구식이라고 역시 또한번 어설프게 규정이라면 규정짓고 싶다.

지금까지 MBC의 보도를 보자면, 잘잘못을 떠나 이미 상처입은 사람한테 '니가 이렇게 다친 이유는 이렇고 저렇고해서 다쳤으니깐 그래도 싸다'라고 한번 말하고 조금 있다 다시 와서 똑같은 말 계속 되풀이하는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보여진다.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라는 여지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면서까지 말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졸부가 동네 사람들 괴롭히다가 결국에 벌받아 쪽박을 차는 모습을 보면, 찬밥이라도 한끼 주는 게 우리 정서라고 본다. 그런데 반해, MBC의 모습은 아픈데 또 때리고 또 때리고, 또 때리고,,
이것은 진실이니 사실이니 하는 차원을 벗어나는 것이다. 명분을 잡은 자가 전횡을 부려도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상황에서 거기에 당하는 사람에 대한 연민의 정도 분명히 있음을 인정한다. 

이번 사건과 전혀 상관없지만 일상에서 한국적인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제도로써 나는 사례를 한번 얘기해보고자 한다. 나이 얘기하기 싫으니깐 대충 얼버무려 말하자면, 예전에 서구권에서 공부를 한 적이 있다. 뭐든지 선진적이고 좋을 것이라는 흰둥이 동네에서 공부하며 
'이거, 한국에도 생긴다면, 그 땐 우리나라도 참 인간미 떨어지는 나라가 될 것이다'
라고 느낀 단편적인 예가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생활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다툼들을 방송사에서 자체적으로 법정을 꾸려, 변호사를 섭외해서 판사로 내세워 서로 싸우고 있는 당사자(일반 시민) 둘을 내세워 그 과정을 보여주던 텔레비전 프로그램.
예를 들자면, 앞사람이 공중전화를 너무 잡고 있는 바람에 내가 손해를 봤다. 이런 주제로 앞사람과 뒷사람이 방송 법정에서 다투는 식..으로, 사람들이 법에 대한 의존도와 절대성에 대한 거부 반응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법대로 하자'라고 말하는 사람을 '권리를 아는 훌륭한 시민'으로 인식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아마 이런 방송 요새 우리나라에서도 하는 것같던데,,

둘째는, 아마 모두 다 공감할 것이다. 바로 '연금 제도' 
서구인들의 연금 제도를 보며 느낀 것은 '조용히 늙어 죽기 위해 사는 제도'를 보는 착찹함이었다.

우리 나라 연금제도도 바로 '선진국'이라는 동네에서 공부했던 지식인들이 한국 돌아와서 그대로 베껴서 적용시킨 불법복제품에 다름 아닐 듯 싶다. 여전히 제 3의 길이니, 블루 오션이니 하는 서구적 시각에만 매달리고 있지, 정작 우리의 길은 무엇인지에 대해 지식인들이 고민하지 않는 사이, '한류'를 만들어 낸 것은 대부분 '한국적인 색채'가 들어간 것이다.

이런 상관없는 얘기를 꺼내는 것은 분명 한국적인 것과 선진적인 것에 대한 괴리감은 엄연히 존재하며, 그 거리는 그냥 살짝 넘기기에는 너무도 멀다라는 걸 얘기하고 싶어 꺼내 보았다.

두서없이 하는 얘기니깐, 대충 알아먹고 내가 하는 말에 대한 개념만 조금 잡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댓글에는 되도록 존댓말 적을려고 하는데, 빈칸에 혼자 적다보니 반말,,, 내가 늙었나...에휴.. 아무튼, 반말 쓴 거는 용서를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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