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기 쉽게 의역해서 설명하면, 경제성장의 이면에서 독재, 빈부격차 등의 문제가 대두되던 시절. 운동권에서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게 됩니다. 그리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일환으로 '왜 우리는 이딴 식으로 살고 있는가?'의 원인분석을 하게 되죠.
이게 유명한 사구체(사회구성체) 논쟁인데.. 1. 일제치하에서 자주 독립을 하지 못하고 독립후에도 외세(자본주의 미국의 정치, 군사, 문화)에 휘둘린 결과로 이딴식으로 살고 있으며, 반미, 반일을 통하여 민족의 자주성을 확립하고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2. 자본주의 계급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하여 이딴식으로 살고 있으며, 노동자, 농민을 중심으로 자본주의의 나쁜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크게 위의 두 파로 나뉘게 되죠. 이중 1번 파벌은 반미국, 반제국주의 운동을 전개하며 통일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게 됩니다. 자연히 국가 이념 자체로 '반미, 반제국주의'를 표방하는 '북한'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게 되고.. 특히 '주체사상'의 '자주'개념은 1번 파벌에게는 이론의 교과서와도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1번 파벌중 일부는 '북한이야말로 자주성이 있는 이상적인 사회주의 국가'라는 잘못된 생각에 빠지게 되고, 북한의 주도로 통일을 하는 것만이 민족의 미래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버린거죠.
요즘은 계속되는 한국의 꾸준한 경제성장과 북한의 계속되는 삽질로 경제격차가 워낙 많이 벌어지고 인터넷 등 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북한의 실상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있어 친북성향으로 빠져들기가 쉽지 않지만,
아직 경제적, 문화적으로 격차가 확실하다고 말할 수 없었던 8~90년대초, 정보가 엄격하게 통제되던 그 시절 하에서는 '사실 북한은 지상낙원이며, 한국 정부는 언론 통제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라는 생각이 가능한 시절이었고 문제는 아직도 이런 과거의 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극소수가 있죠.
진보진영도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합니다. 일례만 들어도.. 과거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하였을 때,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정회장을 칭송하던 좌파도 있었고, 악덕기업인이 노동자들의 고혈을 착취한 돈으로 개인의 명예욕을 꾀한다고 욕하는 쪽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