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몇 달 전에.. 갑자기 비밀번호가 기억이 안나는 거에요;;; 아무런 전조 없이 갑자기 떠오르지 않더라구요;;;
그때, 오만가지 생각이 나더라구요. 분명 나랑 연관있는 번호였는데, 무슨 번호였지? 부터 시작해서 아, 이게 바로 기억을 잃었을 때 벌어지는 일이구나.. 하고, 지금 이 모습을 보면 주위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고, 염치 무릅쓰고 가족에게 전화해야 하나.. 가족이 이걸 알면 날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등 별에 별 생각이 다 나더라구요.
그렇게 몇 분간 핸드폰만 만지작 하면서 기다렸는데.. 도저히 생각이 안나서 '안되겠다. 손가락 가는 대로 눌러야겠다.' 하고는 정말 말 그대로, 몸이 기억하는 대로 버튼을 눌렀어요.
...다행히도, 그게 저희집 비밀번호더라구요. 그제서야 아, 이게 비밀번호였구나.. 하고 '떠올랐어요.'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 '그래, 이 번호랑 저 번호를 조합해서 만들었었지'하고 속으로 되새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