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했다. 너도 하고 나도 하는 그 흔한 일. 새벽 1시 21분 '다치지 말고 밥 잘 챙겨먹고 술 조금만 마시고' 그리고 '잘지내' 넌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날 옭아맨 매듭을 더 꽉 죈 후에 달아났다. 잡지도 못하게 발목부터 틈 없이 눈구멍만 뚫어놓고 그렇게, 난 너에게 말했다 나 울고 있어. 너 놓치고 싶지 않아. 정신차리고 보면 땅을 치고 후회 할 그 구차한 미련을 덕지덕지 흘리며 니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말했다.
고시원 방 얇은 벽 넘어 모두의 틈으로 흘러들어갔을 내 신음소리가 창피할 줄은 알았지만 창피한 줄을 몰랐던 2시간의 통곡은 퉁퉁 부은 눈과 연민에 가득찬 직장 동료들의 눈길만 남긴 채 흩어졌다. 쪼그려 앉아 머리를 감으면 눈이 쏟아질 것 같았다. 눈이 쏟아질 것처럼 울면서 옆 샤워실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샤워기 물줄기를 입으로 향했다. 우습기도 할 법한 그 자세로, 난 파인애플을 생각했다. 무엇이든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나는 파인애플을 생각했다. 쿠키를 생각했다. 에펠탑을 생각했다.
이별했다. 누구는 해봤을테고 누구는 안해봤을, 나는 첫 이별을 했다. 신파스러운 노래는 귀에서 흘러내려 끈적하고 기분나쁜 액체가 되고 발톱으로 서서 걷는 듯한 아픔이 몇 시간이고 지속되는 정수리 위로 급하게 부어진 뜨거운 물같은 이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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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사귄 후로 안 한 오유를 이틀 연짝 하자마자 남자친구의 이별통보를 받았습니다. 그게 유머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은 웃습니다. 아직 조금 슬퍼요 샤워할 때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