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본에서 혼자 애키우는 30되는 아빠 입니다.
올해 봄에 이곳에 처음으로 음식 관련 글을 올리고, 이혼이나 육아 관련 글도 종종 올리면서, 정말 많은 분들에게 용기를 얻었습니다.
오유에 계신 여러분들게 정말 감사드려요.
힘들때 읽는 따듯한 덧글 하나가 얼마나 힘이 되던지요...
포스팅 할 만큼 요리 사진이 어느정도 쌓였기에 올려 봅니다.(중복도 있을 수 있지만 너그러이 봐주세요.)
지난번에 글 올렸을때 레시피도 같이 올려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생각나는대로 적어 볼게요^^
1. 콘푸레이크로 튀긴 치킨과 타르타르소스.
레시피:
특별히 일반 튀김이랑 다를건 없어요.
먹다남은 콘푸로스트(설탕 무첨가)를 손으로 잘게 잘게 뿌신후에 빵가루와 1:1 비율로 섞습니다.
닭고기( 허벅지살)를 먹기좋게 썰어서, 밀가루 뭍히고, 계란푼걸 뭍히고, 그다음에 위에 빵가루와 콘푸로스트를 섞은 가루를 뭍혀서 튀겨냅니다.
일반 튀김보다 훨씬 고소하고 빠삭빠삭해 집니다! 강추!
그리고 타르타르 소스도 그냥 계란 풀고 마요네즈 버터 파세리 넣고 렌지에 살짝 돌리고 섞고, 또 렌지 돌리고 해서 만들면 치킨과 궁합 정말 좋습니다!^^
2. 집에서 만든 스시와 챠왕무시(일본식 계란찜)
레시피:
뭐 직접 스시는 그냥 스시집 가서 먹는것과 비교를 할 순 없습니다.
다만 가격대비 양.....이 좋죠ㅋㅋ
스시의 밥(샤리)는, 약간 밥을 딱딱하게 지어서, 조금 식힌 후에 스시용 식초를 조금 뿌리면서 섞어줍니다.
스시의 회(네타)는, 한국엔 없을지 모르겠으나 그냥 마트가면 사시미용으로 썰어놓은걸 사오면 됩니다ㅎ
그담엔 그냥 밥 적당히 쥐어주면서 그위에 회를 올리면 끝.
챠왕무시(계란찜)은, 계란을 풀어서 거기다 일본식 다시(한국엔 어떤게 있을까요...가츠오부시 액? 죄송해요ㅠㅠ)를 일정량 섞고,
자그만 컵에다 닭고기, 버섯, 파, 은행 등을 작게 썰어서 넣습니다. 그위에 계란푼걸 넣고, 끓는 냄비에 중탕..한 10분정도..
계란은 최대한 잘 섞고, 때론 채로 거르면서 곱게곱게 해야 푸딩같은 식감이 납니다.ㅎㅎ
3. 닭고기 소보로 돈부리.
레시피:
제가 요즘 제일 좋아하는 식단 입니다. 이유는, 싸고, 영양가좋고, 만들기 쉬워서.
일단 닭고기 다진거, 부추, 양파, 숙주(콩나물)를 잘게 썷어서 한데 볶습니다.
거기에 소금후추 간을 하고, 요리용 청주, 간장, 미린, 설탕(아조조금), 일본식 다시를 조금 넣고 볶습니다.
그리고 밥에 얹으면 끝.ㅎㅎ
4. 아스파라거스 말이와 미역국.
레시피:
미역국은 생략하고...
아스파라거스 말이는, 얇은 샤브샤브용 고기를 씁니다. 너무 두꺼우면 안말려서..
아스파라거스는 사전에 익힐 필요는 없구요 그냥 껍질만 살짝 벗겨서 고기와 둘둘 맙니다.
소금 후추 뿌리면서 굽다가, 어느정도 익었을때 우스터소스(굴소스)와 설탕 약간, 그리고 요리용 청주를 넣고 후라이펜 뚜겅을 닫고 졸여줍니다.
아스파라거스는 맛도 특별히 안나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에 아이가 정말 좋아합니다^^
5. 고구마칩스와 볶음밥
레시피:
아들이 소풍가서 캐온 고구마를 얇게 슬라이스 해서 튀겼습니다.
슬라이스 한 고구마는 물에 씻었다가, 키친페이퍼로 물기를 닥아내고 튀겨냅니다.
소금 약간만 뿌리면 정~말 맛있습니다.( 몇시간전에 캐온 고구마라 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ㅠㅠ, 아들 아리가또).
그리고 그냥 볶음밥을 만들고, 곁들어서 먹었습니다.
그게 답니다.ㅋㅋㅋ
6. 함바그스테이크 with 갈릭 데미그라소스
레시피:
함박스테이크는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메뉴라 셀 수 없을 만큼 만들었습니다.ㅋㅋ
소스는, 올리브오일에 잘게 썰은 마늘을 볶다가, 그위에 우스터소스(굴소스)와 케쳡, 설탕, 버터를 넣고 볶습니다.
소스만 맛보면 약간 강한데, 함박스테이크 만들때 소금간을 약하게 하면, 소스와 함박스테이크 맛이 잘 맞습니다.ㅎㅎ
7. 삼겹살과 두부부침.
이건 그냥 넘어가겠습니다.ㅋㅋ
올해는 이렇게 마무리 되겠네요..
저도 작년 이맘때까지는 별거에 이혼에 정말 심적으로 복잡하고 여유도 없었는데,
요리를 하면서 정말 많이 변한것 같아요.
물론 매일매일 이렇게 만들 순 없지만,
아이와 함께 식사를 준비한다는건, 부모와 자녀간의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교류를 이끌어 냅니다.
"오늘 뭐 만들어 먹을까?" 라고 상의하는 순간, 이미 인간생활에 있어서 매우 심오하고 본질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는 셈이죠.
거기에 "오늘 아빠 예산이 이정도야..", "오늘 빨리 자야 되니까, 30분 안에 만들 수 있어야돼" 라고 말하거나, 아이는 "오늘은 00가 먹고싶어.", " 그건 싫어, 그거 말고 이거 넣고 만들고 싶어" 등등....
그렇게 해서 같이 장보고, 만들고, 맛있게 먹고나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너무나 친밀해진다는걸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잘은 못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아이와 식사를 만들고 싶어요.
시간, 돈, 체력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요..
아이를 키우시는 여러분들, 특히 아버님들에게도 꼭, 한번만이라도 쉬는날 한번쯤 자녀분과 요리 해보시길 추천 합니다^^
올 한해 마무리 잘 하시길 빌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