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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레드 코트들은 어디로 갔을까?
게시물ID : history_193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oble6
추천 : 11
조회수 : 3341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5/01/14 00:44:40
 
레드 코트란 무엇인가?
 
그대로 번역하자면 빨간 겉옷, 붉은 외투 등등이 되겠지만 전쟁사 혹은 근현대사에서 군인들이 지칭하는 은어로의 뜻이 있는데, 영국 군인들을 레드 코트라고 합니다.
 
왜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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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진에서 볼수 있듯이 근현대 전반에 걸쳐 영국군의 군복은 이렇게 붉은 색이었기 때문이죠! 이 붉은색 군복은 거의 영국군의 상징이나 다름없게 되었고 때문에 레드 코트는 영국 군인들을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영국군의 붉은 색은 영국 내전 당시 의회파 군대를 이끌던 크롬웰이 붉은 색 군복을 채택하면서부터입니다. 왜 붉은색이었냐고요? 그것은 아무 장식도 없는 붉은 색이 크롬웰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지요! 물론 크롬웰 이후 왕정복고로 영국군의 이 붉은 색이 퇴출당할뻔도 했으나, 당시 이 붉은 색을 내는데 쓰였던 코치닐 염료가 가격이 폭락하여 매우 저렴해진 탓에 붉은색은 앞으로도 쭈우욱~ 이어지게 됩니다.
 
(여담이지만 현대 영국군의 기원은 크롬웰이 이끌던 New Model Army가 그 모태입니다. 해군과 공군이 Royal의 칭호를 받았음에도 육군이 Royal의 칭호를 받지 못한 것은 이 크롬웰의 New Model Army가 왕정을 몰아내고 찰스 1세의 목을 자르는데 공헌했기 때문이지요. 지금도 영국 육군은 Royal의 칭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이 레드 코트들은 전 세계에서 맹위를 떨칩니다. 레드 코트들이 안 싸워본 적들이 없고,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였지요. 가깝게는 유럽에서 멀리로는 아프리카, 인도, 중앙 아시아까지.....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영국은 이 레드 코트들이 영국 식민지들을 전부 개척하고 담당한 것은 아닙니다. 영국이 중국처럼 인구가 많아서 병사들을 무한대수로 뽑아대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현실은 게임이 아니지요. 병사 한명 한명 훈련시키고 무기 쥐어주고 군복입히고 먹이고 재우는 것도 다 돈이며,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투자가 되는 겁니다. 단숨에 될리가 없지요. 때문에 영국 정부는 정규군인 레드 코트 외에도 사설 군대라 불릴 수 있는 동인도 회사의 군대, 현지 용병 부대 ex) 인도 세포이 용병, 구르카 용병, 혹은 현지 원주민 민병대 및 경찰력을 바탕으로 하여 식민지의 치안과 행정을 유지하였습니다. 근현대 영국 정규군이 작전을 벌인 경과를 보면 단독으로 한것보다 연합군과의 합동 작전이 많으며 그 수가 두 자릿 수를 쉽게 넘지 않은 것을 보면 영국군은 늘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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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식민지 경찰, 현지 민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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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영국 용병 부대들 중 하나였던 세포이)
 
영국군이 늘 만성적인 숫자 부족에 시달리며 용병이나 민병대들에게도 의지했던 이유는, 다른 국가와는 달리 영국 정규 육군은 징병제가 아닌 자원 모병제 즉 직업군인들로 충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징병제를 통해 수많은 군인 수를 유지했던 타국가들과는 달리 영국군은 그 수가 그다지 많지 않았지요. 또한 영국 내각과 지도층에게 육군이란 해군이 함선에서 쏘아 보내는 포탄과 같은 개념, 즉 주력적인 의미보단 보조적인 의미가 강한 군대였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영국하면 해군이고, 영국의 힘은 해군에서 나온 것이니까요. 때문에 쓸데없이 많은 군인들을 두어 돈잡아먹느니 적은 수라도 숙련된 정예병들을 키우는게 더 이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레드 코트들이 일순간에 사라지게 되는 날이 오게 됩니다.
 
그 많던 레드 코트들이 어디로 가게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의 의미를 부여하려고 합니다.
 
사실 이 레드 코트의 붉은 색은 현대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위장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화려한 색입니다. 현대 전장에서 이런 군복을 입고 나가면 백이면 백 미친놈 소리 들을거니와, 이런 군복을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군 관료가 있다면 당장에 모가지가 날아갈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 붉은 군복이 유지될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전장 시스템 때문이었습니다. 현재와는 다르게 과거의 전장은 뒤떨어지는 위력의 화기와 무기를 들고 나서야 했으며, 이 화기와 무기들의 위력을 극대화시키려면 이걸 가지고 싸우는 병사들을 잘 통솔해야했습니다. 그 통솔의 일환으로 전장에서 일정한 모양의 전투 대열들이 이루어지게 되고, 또한 현재와 같이 위성 통신 및 대화 수단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던 과거에는 지휘관들이 멀리서 지휘하더라도 이 병사들을 잘 볼수 있게 화려하게 눈에 띄는 색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었지요. 또한 화려한 색의 군복은 입는 병사들로 하여금 사기를 높여주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갈수록 무기가 발전하면서 전장에서 전투대열들이 맞붙는 형식이 무의미해집니다. 명중률이 형편없던 화승총이나 부싯돌 발화식 총 대신 위력이 극대화된 후장식 라이플이 보급되면서 화려한 군복은 그저 잘 보이는 과녁에 불과하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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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탁 트인 평야지대에서 이쁘게 모여 전투대열을 이루며 싸우던 방식 즉 회전 방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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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엄폐물 뒤에서 엎드리고 숨으며 싸우는 산병전 방식으로 전술이 서서히 바뀌어나가게 됩니다.
 
사실 군대란 집단이 매우 폐쇄적이면서 보수적인 집단이지, 진취적이고 혁명적인 집단은 아닙니다. 특히나 영국군은 이게 더 심했지요. 이들이 세계 곳곳에서 싸우면서 이렇게 전술과 무기의 방식이 서서히 바뀌어 감에도 불구하고 영국군은 영국군만의 고집을 부리며 변화를 거부했습니다. 그렇게 하여 이들은 아프리카에서 벌어졌던 보어 전쟁에서, 트란스발 공화국의 게릴라들과 싸우며 엄청난 피를 댓가로 교훈을 얻고 결국 방식을 바꾸게 됩니다. 즉 자신들의 자긍심이던 붉은색을 버리게 된 것이지요. 아프리카의 정글에서 영국군의 레드 코트는 매우 눈에 잘 띄는 과녁이었고, 트란스발 공화국 게릴라들은 이 과녁들을 일발필중으로 쓰러뜨릴 만큼 무서운 실력을 보유한 명사수들이었습니다.
 
결국 영국군은 자신들의 자긍심이던 붉은 색을 버리고 위장력이 강화된 카키색으로 선회하게 됩니다. (아 물론 한때 유럽의 제일가는 육군국으로 명성을 떨치던 프랑스는 "붉은 군복 바지야말로 프랑스이다!!!"라고 자긍심을 확고히 하는 바람에 그만 엄청난 피를 보지만요....)
 
이렇게 레드 코트 즉 영국군의 색으로서의 붉은 색은 퇴출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수많은 레드 코트 즉 영국 병사들이 전장에서 피를 뿌리며 스러져가죠.
 
바로 1차 세계 대전입니다.
 
영국 군인들은 그 숙련도가 높기로 정평이 났지요. 특히 사격 속도에 있어선 매우 뛰어난 편이었습니다. 장전만 하더라도 분당 두발이 최고이던 전장식 머스켓 장총 시절때에도 타국 병사들보다 한발에서 두발 더 장전해서 쏠 정도로 속사를 자랑했습니다. 이는 후장식 라이플로 바뀌었음에도 변하지 않을 정도죠.
 
어땠냐고요? 밑의 링크로 들어가서 동영상을 보시면 그 궁금증이 풀릴겁니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Wm1gzDJeOmE
 
이렇게 분대 단위의 영국군 소총병들이 화력을 투사하면 기관총 못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속사가 어찌나 뛰어났는지, 영국군과 전투를 치루던 독일군들은 전투 이후 상황이 파악되기 전까지 영국군이 기관총으로 자신들을 막아내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지요. 기관총이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이 뛰어난 영국 군인, 즉 레드 코트들은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면서 빠르게 소모되어버립니다. 왜 그렇게 소모되어버렸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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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양반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양반은 더글러스 헤이그, 1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 파견군 사령관으로 수많은 레드 코트들이 다시는 고향땅으로 돌아가지 못하게끔 한 장본인이죠. 헤이그는 여러 전쟁에 참전한 잔뼈 굵은 노련한 군인이었습니다만, 변화해버린 시대와 전장에는 어울리지 않은 지휘관이었습니다. 전장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고 보지 못한채 수많은 병사들에게 그저 공격 명령만을 내렸을 뿐입니다. 그의 선택과 판단은 수많은 영국 정예 군인들을 유럽 땅에 묻어버렸고, 결국 영국은 전시 체제를 전환하여 수많은 젊은이들을 징병하여 군대를 유지하는 수준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렇게 많은 레드 코트들이 여러가지 의미로 사라지게 됩니다.
 
영국군의 자긍심이 이렇게 시대의 변화와 함께 잔인한 퇴장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완전히 퇴장을 한 것은 아닙니다. 이들의 붉은 색은 아직까지 한 곳에 남아 영국 왕실과 영국을 수호하는데 쓰이게 됩니다. 바로 영국 근위대의 색으로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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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시간을 들여 쓴 글이지만 그래도 뭔가 많이 부족한듯 하군요. 아마추어의 아마추어적인 탐구글이니 많은 분들이 리플로 부족한 점을 채우고 정보를 교환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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