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아홉 달 만에 글을 씁니다.
그동안 저는 사료를 10여 개월 전, 무료 나눔 해주신 분 가운데
"저마트"의 노브랜드 냥이 밥을 알게 해주셔서
그 뒤로는 저도 한 달에 24키로씩..2포대씩 사놓고 냉장실에 두고
그릇그릇 매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제가 돈을 벌고 있거든요.)
또 무료 나눔 해주신 분 가운데 통조림, 스프도 알게 해주셔서 ..
그것도 인터넷에서 구입해서 먹이고 있습니다. (이건 좀 힘들어서 잘 안 까줘요.)
당시, 작년 6월 초, 제가 좋아했던 11살 할모니 고양이가 명을 달리하고 많이 상심하던 차에
눈 병, 치주질환을 앓고있는 덩치 큰 못생긴 고양이가 거의 6월말 나타났습니다...
레슬링 선수든가, 강호동 고양이든가..하고 생각했는데 남자라고 누가 확인하고 알려주더군요.
하여간 "쟤도 치주질환이네. 또 언제 죽으려나. 그래, 살만큼 살다 가숑."하고 지켜봤는데..
이 냥이가 좀 냥아치였나봅니다.
제 차 주변으로 늘 모이던 아이들 5명이 다 사라진 겁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밀어낸 거죠.
제가 뭐 어떻게 그 냥아치를 몰아낼 수도 엄꼬...
그렇게 그 냥아치는 제가 좋아한 여자냥이 하나를 억지로 아내로 삼고는,
31아이스크림 스티로폼으로 만든 냉온방 잘 되는 집에 살던 냥이들도 다 몰아내고는 밥그릇을 독차지했습니다.
그런데 밥이 아침에 보면 거의 없어져있어, 저 놈이 그 많은 걸 다 먹나, 했더니.
다른 모든 사슴 아니, 냥들이 새벽 4시나 되어서야 밥을 먹으러 제 차밑으로 오더군요.
냥아치가 그 시각에는 잔다는 뜻이겠지요.
다른 모든 냥들은 제 차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다른 입주민들이 주는 냥사료와 생선을 먹으며 9개월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냥아치가 어제 저녁 5시경, 즉 3월 9일 저녁 5시에
윗 단지의 다른 모든 냥들의 피난처 주변에서 죽은 겁니다.
입주민이 일단 그 주변 화단에 자는 듯한 모습으로 눕혀놨습니다.
고양이 장례 담당 임원할아버지가 내일 일요일 산에 묻어주러 갈 겁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보니 이 냥아치는 거의 "볼드모트"였나봐요.
고양이들이 서로 "죽었어, 죽었어."라며 소문을 냈는지 제 차로 우르르 다시 모여드네요.
그 중 하나, 저와 사이 좋았던 노란흰냥, 그리고 이 시각에도 자유롭게 나타날 수 있게 된 사진 올립니다.
얘는 다른 아이. 누구드라?
일단 근접 촬영을 했더니 화질이 더러워서 작게 맹근 걸로 올림여.
그외, 깜찍눈동글이였다가 군대 다녀오더니 눈이 쪽 찢어지고 성인
'파마'로 변신해버려
제가 "아, 오셨어요, 냥님."하며 쫄게 한 올블랙 까만 냥이,
늘 지저분한 "쵸코",
하얀 바탕에 까만 밭떼기가 약간 있는 "흑백이",
무서운 할배같이 생긴 "고등어",
냥아치의 9개월 아내였던 "얼룩덜룩이",
그리고 밥준다는 소문 듣고 온 귀여운 외모와 왕 큰 파이어볼을 가진 "가필드",
지난 10월에 이 구역으로 이사온 "백+회색이"--" 새끼도 한 번 낳았음.
총 8명이네요.
냥아치가 죽자, 다시 찾아온 공존의 평화.
그래서인가, 냥아치가 죽었으나 새벽에 누워있는 모습만 보고 약간 울컥했는데
그 뒤론 저도 평화롭습니다.
음....
긁적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