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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미국 디트로이트의 인종 폭동
게시물ID : humordata_19355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5
조회수 : 195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2/01/09 15: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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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중 미국인들이 국내전선에서 공통의 목적을 위해 너나할것없이 단결하고 희생했다는 널리 퍼진 설명은 사실 다른 단순화된 역사적 설명들이 그러하듯이 일부만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전쟁 중에 미국인들 대부분이 하나의 거대한 연합 전선을 형성하기 위해 1940년대초부터 몇년간 매일같이 희생을 함께 감내해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그 예로는 배급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공황으로 인해 미국과 그 외의 국가들이 여전히 비틀거리고 있었기에,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40년대 미국은 여전히 먹고살기 어려운 국가였다. 그리고 경제적 고난이야말로 미국에서 끓어오르던 긴장을 분출시킬만한 계기였다. 여기에 단순하지만 잔혹한 인종적 증오를 섞기만 하면 폭동과 같은 심각한 폭력사태가 벌어지기에는 이상적인 환경이었다.


1943년 6월초 남캘리포니아의 악명높은 "주트 슈트 폭동"에서 시작된 인종 폭동은 세인트 루이스, 뉴욕, 발티모어 등지로 퍼져 도시들을 경련시켰다. 하지만 6월 말 디트로이트에서 벌어졌던 3일간의 폭력이야말로 가장 잔혹하고 오래간 폭동이라고 할 수 있다. 디트로이트 폭동은 언뜻보기엔 매우 사소한 논쟁에서 시작되었다. 그 논쟁은 미국의 전시물자 생산을 위해 흑인 노동력이 디트로이트 공장들에 유입되고 백인들이 이에 대해 저항하면서 벌어졌다. 3일간(6월 20-22일)의 폭동으로 인해 34명(흑인 25명, 백인 9명)의 사망자와 수백여명의 부상자가 났고 백만여달러어치의 재산피해를 가져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거리에서의 폭력사태는 미국인들이 외지에서 싸우고 죽어가는 와중에도 "공통의 목적"이라는 기치가 사회 일각에선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었다.


미국에서 인종적 적대감으로 일어난 한 예를 살펴보자. 1943년 여름, 폭격기와 초계정 엔진을 제작하는 디트로이트의 공장에서 일하던 2만여명의 백인 노동자들은 소수의 흑인 노동자들의 승진에 항의해 일손을 놓았다. 공통의 적에 대항해 함께 싸운다는 국가적 구호와는 결코 부합하지 않는 항의시위였다. 당연하지만 실제로 추축국에서는 미국의 1943년 인종 폭동이라는 소재를 선전에 이용해먹었다. 그들은 이 사건이 미국 문화가 얼마나 부패해있고 취약한, 단절된 문화인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들먹였다.(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몇년뒤 이 취약하고 부패한, 단절된 문화가 단순히 승전국일뿐만 아니라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로 나타나게 되었다.)


디트로이트 폭동 이후 70여년이 지난 지금 LIFE.com은 미국의 한 도시가 혼란에 휩싸인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제공해보고자 한다. 이 사진들은 우리가 이 역사의 단면을 기억하고 싶어하는가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때나 지금이나 상당수의 미국인들이 국가보다도 인종에 더 충성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주) 조지 코스터의 이 사진들이 대부분 디트로이트 소요 사태 당시와 그 이후 (민간,군)경찰들에 의해 체포된 흑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LIFE지가 1943년 7월 5일자에 9페이지에 걸쳐 실었던 폭동에 대한 사진들은 당시에 가장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던 다양한 연령대의 백인 폭력배들의 모습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9번 사진부터는 당시 LIFE지에 실린 모습을 볼 수 있다.


1943년 디트로이트 폭동에서 일어났던 약탈, 싸움,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습격 등에 대해선 흑인과 백인사회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다. 하지만 그 소요 중에 25명의 흑인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주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디트로이트 역사협회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백인 사망자들 중 경찰에 의해 목숨을 잃은 이들은 없었다. 반면 17명의 흑인들이 경찰의 폭력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출처 http://menbung.egloos.com/v/3048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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