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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현재 추진중인 기본소득 제도 몇가지
게시물ID : economy_193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YOB
추천 : 14
조회수 : 1039회
댓글수 : 42개
등록시간 : 2016/05/24 14:16:03
국민들에게 아무 조건없이 기본생활에 필요한 돈을 매달 준다는 개념의 기본소득제에 대한 논의가 최근 몇년간 유럽에서 뜨겁습니다. 찬성하는 쪽은 생계에 대한 원천적 두려움을 제거하면 사람들이 가장 창조적이고 적성에 맞는 일을 하게되면서 사회전체도 더 행복하고 더 건전하게 발전할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 복잡하고, 조건도 까다롭고, 운영하는데 비용도 많이 드는 거대한 복지제도를 운영하는 것보다 그냥 사람들에게 현찰을 똑같이 나눠주어 각자 알아서 사용하게 하는게 제도적으로도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죠. 반면 반대하는 측은 기본소득을 주면 사람들이 마냥 게을러져 많은 국민이 일을 안하고 놀고먹는 상황으로 번져 사회는 활력을 잃고 경제도 몰락한다는 주장을 합니다.

중요한 건 이런 논의가 그저 논의에 그치지 않고 유럽 여러 나라에서 실제 기본소득 제도를 실험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1. 이미 경제게시판에 관련글들이 올라왔듯 가장 부자인 나라중 하나인 스위스에서는 모든 성인에게 매달 2500 스위스프랑 (약 300만원), 아이들에게는 월 625프랑을 무조건 주는 안에 대한 찬반국민투표를 6월에 실시합니다.

2. 핀란드에서는 성인 1인당 월 800유로 (약 100만원)를 지급한다는 안을 정부에서 추진중입니다. 전체 복지비용을 줄이려는 우파정부의 음모라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일단 이런 새로운 경제 제도를 직접 실행해본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3. 네덜란드에서는 유트레흐트 틸버그 그로닝겐 등 4개 도시에서 수백명씩 뽑아 "See What Works" 라는 기본소득 실험을 2년정도 시행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각 도시별로 다른 방식의 기본소득을 사람들에게 지급해서 결과를 비교해보자는거죠. 한 도시에서는 월 100만원을 아무 조건없이 주고, 두번째 도시에서는 월 100만원을 일정한 자원봉사를 해야만 주는 조건부 기본소득 지급, 세번째 도시에서는 정해진 자원봉사를 하면 돈을 더 많이 주는 인센티브 방식, 그리고 네번째는 돈을 주되 사람들이 일을 해서는 안되게 강제하는 방식 (현행 복지제도가 이런 식으로 일을해서 일정소득이 생기면 복지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방식이죠) 입니다.
실험의 목적은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려는 것이죠. 즉 과연 기본소득을 주면 일부에서 우려하듯 사람들이 게을러지고 일을 안하게 되어 사회가 활력을 잃고 경제적으로 쇠퇴하게 될지, 아니면 생계 걱정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창조적이고 본인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해서 사회가 더 활력을 가지고 발전하게 될지 알아보는게 실험의 목적이라고 합니다.

4. 최근 유럽 전체를 대상으로 "기본소득제 찬반 투표가 실시된다면 당신의 의견은?" 이라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64%가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답을 했다고 합니다. 또 기본소득을 받게되면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한 응답자는 4%였다고 하네요. 유럽 전체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설문조사라는 의미가 있는 결과였습니다. 설문조사결과는 유럽 전역에 걸쳐 기본소득제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높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유럽에서 현재 기본소득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근본적 원인은 갈수록 심해지는 부의 불균형입니다. 개인적으로 기본소득제가 최선의 해결책인지 잘 모르지만, 적어도 사회적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여러가지 과감한 실험을 하는 유럽 사회의 모습은 부럽습니다. 한국같으면 "말도 안돼" "경제의 기본도 모르는 바보"라는 목소리가 압도하면서 이런 논의에는 찬물 끼얹기나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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