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왜 뻑치는가?

광부 뻑치기는 대체로 두 가지 이유로 일어난다.

- 이권 다툼

- 그냥

해당 성계의 자원을 두고 라이벌 광부들을 제거하고 싶은 사람들은 뻑치기 꾼을 고용해 라이벌들을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워덱도 비슷한 이유에서 일어난다. 워덱에 걸리면 한 주 동안은 제대로 된 활동을 할 수 없으니… 헐크를 파괴하는 헐카게돈 같은 경우도 크게 보면 이권 다툼에 의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내가 거주하는 성계의 바로 옆 0.5 시큐리티 지역의 경우 언젠가는 콥 단위의 뻑치기가 이루어진 적이 있다. 아이스 벨트에서 작업하던 몇 대의 프레이터와 오르카가 공중분해 됐다. 공격을 주도한 콥의 유저는 로컬에 “작업하고 싶다면 ISK을 바쳐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광부 뻑치기는 그냥, 단순히 재미를 위해 행해지는 경우도 많다. 광부 뻑치기에 사용되는 배는 10밀 전후로 피팅 가능한 카탈리스트로, 마이닝 바지 한 대를 파괴할 경우 ISK의 교환비가 1:3 정도가 된다. 적은 돈으로 많은 ISK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은 뻑치기꾼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나는 뻑치기 꾼이 아니라서 잘 모른다.)

1.  본진

광부 뻑치기의 9할 이상은 C급 시큐리티 지역에서 일어난다. C급 시큐리티 지역은 시큐리티 단계가 0.5~0.7까지인 곳이다. (참고로 0.8~0.9까지가 B급, 1.0이 A급). C급 시큐리티 지역에서 콩코드 NPC가 출동하기 까지 B급이나 A급인 곳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뻑치기 꾼들은 당연 C급 시큐리티 지역을 선호하기 때문에 채광 본진을 0.8 이상으로 옮긴다면 뻑치기로부터 훨씬 안전할 수 있다.

모 일 하루 동안 하이섹에서 파괴된 마이닝 바지

2. 함선

더 튼튼한 배를 타는 건 뻑치기를 피하는 좋은 방법이지만 초보 마이너들에게 리트리버 이외의 선택지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다른 배들은 너무 손이 많이 간다. 미듐 슬롯에 인벌이라도 넣던가 가격이 좀 싼 탱킹 리그를 박던가 하는 수가 있겠지만, 어쨌건 C급 시큐에선 카탈리스트 한 대한테 죽는다. B급에서는 운이 좋으면 살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프로큐어러/스키프를 탄다면 뻑치기꾼은 눈앞의 프로큐어러/스키프보다 좀 떨어진 곳에 있는 리트리버/매키나우/코버터/헐크를 잡으러 갈 확률이 높다. 손이 좀 많이 가더라도 안전을 생각한다면 튼튼한 배를 타는 것 또한 나쁘진 않은 선택이다.

만약 익스허머를 탄다면 탱킹에 힘을 좀 쓰는 게 좋다. 텍2 쉴드 모듈은 장착할 수 있게 해두자.

모 일 하루 동안 하이섹에서 파괴된 마이닝 바지의 종류

원래 코버터를 부수는 게 쉬운데 사용되는 양이 적어서 실제로 파괴된 수는 적은 경우.

모 일 하루 동안 하이섹에서 파괴된 익스허머의 종류

3. 확인 및 스탠딩

3-1. 뻑치기꾼 확인

뻑치기꾼이라고 해서 전 우주를 돌아다니며 먹잇감을 찾진 않는다. 활동 범위가 정해져 있다.

https://zkillboard.com/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우측 상단의 검색창에 자신이 거주 & 작업하는 성계의 이름을 검색해본다. 여러 정보가 나오는데 해당 성계에서 누가 제일 활발하게 활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뻑치기꾼이 정기적으로 킬을 얻고 있다면,  이름을 따로 적어두도록 하자. 가뭄에 콩나듯 뻑치기를 한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으나 스탠딩을 부여해둘 필요는 있다.

3-2. CODE.

CODE.는 The Conference Elite라는 콥을 주축으로 한 뻑치기 얼라이언스다. CODE.의 활약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성계가 CODE.가 전혀 오지 않는 성계라면 상관 없지만, 알아둬서 나쁠 건 없다.

3-3. 스탠딩 부여와 왓치 리스트 등록

앞서 확인해둔 성계 뻑치기꾼을 왓치 리스트에 등록해 접속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캐릭터 인포에 들어가 하단의 Add Contact(혹은 캐릭터 이름에 대고 우클릭)를 누르면 Contact Management라는 창이 뜬다. 여기서 해당 유저에 대한 스탠딩을 부여할 수 있다. Add Contact to watchlist 체크박스에 체크를 한 상태로 Add Contact 버튼을 누르면 해당 유저가 왓치리스트에 등록된다.

바로 아래 체크박스는 자신이 스탠딩을 부여했다고 상대방에게 알리는 옵션이다.  누르지 말자.

특정 콥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자신이 거주하는 성계에 활동하는 뻑치기 꾼은 왓치리스트를 사용해 관리하면 편하다.

해당 유저가 로그인/아웃을 할 때마다 우측 하단에 접속 상태가 나온다.

이와 마찬가지로 콥이나 얼라이언스에도 스탠딩을 부여할 수 있다.

이렇게 스탠딩이 부여되어 있다면 해당 유저는 로컬 창에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로컬창 뿐만 아니라 우주 공간에서도 해당 유저의 함선이 접근한다면 자신이 어떤 스탠딩을 부여해놨는지 알 수 있게 된다.

4. 행동 요령

- 너무 장시간 자리비움 하지 않는다. 정 어딜 갈 일이 있다면 꼭 스테이션에 도킹한다.

- 카고를 비우거나 스트립 마이너를 새 광물에 꽂을 때 로컬을 한번씩 확인해준다. 

레드(테리블 스탠딩이 부여된 유저)가 있다면 바로 뺀다.

- 레드가 채광지에 난입 했을 때는 가까운 곳으로 워프 아웃한다. 스탠딩이 부여되어 있다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마이너 뻑치기에 사용되는 배는 십중팔구 블라스터로 무장한 카탈리스트이다. 하이를 텍2 블라스터로 꽉 채우고 로우는 마그네틱 필드 스테빌라이저를 채운다. 가운데 슬롯은 뻑치기 플릿의 구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센부, 웝스 등을 박는다. 탄은 Void S인데 이렇게 피팅할 경우 사거리가 엄청나게 좁다. 카탈리스트는 마이닝 바지 바로 옆까지 접근해야 제대로 데미지를 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레드 난입을 확인한 즉시 워프 아웃을 한다면 높은 확률로 살 수 있다. 만약 뻑치기꾼이 도망가는 마이너를 향해 웝스를 건다면 콩코드 출동 타이머가 바로 작동하므로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

- 뉴트(스탠딩이 부여되지 않은 유저)가 함선 가까이로 접근한다면 의심할 필요가 있다. 워프의 비컨 역할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건 최근에 겪은 일인데, 8클라 마이닝을 하고 있었다. 마그네이트(아마르 탐사선) 한 대가 벨트에 워프 인 하더니 플릿 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바로 해당 유저의 이름을 검색해봤는데 딱히 구린 짓은 한 적이 없는 유저여서 “컨테이너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보러 오는 건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플릿에 가까이 접근한 마그네이트는 바로 워프 아웃 해버렸는데, 나는 그저 컨테이너 확인하고 가는구나, 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바로 다음 순간 메가쓰롱 네 대가 플릿 한 가운데로 워프 인 하더니 스마트밤으로 플릿을 녹여버렸다. 이브 우주에 안전한 곳은 없는 것이다.

5. 마치며.

1 클라 마이닝의 경우 마이닝 바지 한 대를 잃으면 3~4시간 분의 작업량이 날아가는 셈이다. 조금만 조심하더라도 광부 뻑치기를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