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냄새가 나를 유혹할 즈음에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것은 끝없는 나락이며 잡을 수 없는 빛과 같다.
멀리서 보이는 저 거대한 불씨를 보라,
누구도 저것을 잡을 수 있다 말할 수 없으리라.
영원한 안식처를 찾아 눈을 감아본다.
더 이상 잠에서 깨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철없는 나의 처지를 비관함과 동시에 안쓰러움에 의한 자기위로.
적막은 유일한 그러나 무한한 고통일 뿐이다.
더 이상 들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귀도 닫아본다.
방문틈 너머로 어머니의 눈길이 느껴진다.
"어여 자라. 일 늦을라."
의식이 수평선 위에 떠올라있을 때, 나는 뚜렷이 느낄 수 있다.
내가 아직 살아있음을.
코도 막아버렸다. 더 이상 향긋한 냄새를 쫓지 않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막아버렸을 즈음 나는 비로소 잠에 들 수 있었다.
부디 다시 깨어난다면 이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린 채 깨어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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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노동자에게 내일의 아침은 돈을 벌기 위한 삶의 반복일 뿐.
그들에게 희망이란 가지면 악인이 될 수 밖에 없고,
그렇지 않으면 고통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늪과 같다.
성공한 사람들의 입놀림에 시기를 하고,
못난 사람들을 보며 자기위로나하는 아이러니를 발견했을 즈음,
그들에게 삶이란 큰 믿음이 흔들리게 될 터이니,
누구도 그들을 위로해줄 수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