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덥습니다.
건강들은 잘 챙기고 사시는지요.
저는 문빠이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입니다. 비판적 지지자 이런거 아니고 그냥 주변에서 빨갱이 소리듣는 골수 지지자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의사입니다.
이번에 문재인 케어에 대한 여러가지 자료가 나와 어쨋든 제 추후 명운이 걸린 일이기에 이것저것 찾아보고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결론은
이걸 만들어 올린놈은 의료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거나, 의료의 속성을 아에 무시했다. 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책기안자는 의사를 악마로 취급하고 있으며, 사람의 몸을 기계와 동일시 했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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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료 체계는 몇가지 질병을 제외하고는 행위별 수가제에 기인합니다.
이는 어떠한 질병이 발생하였을때
병원에서 수행한 행위 하나하나에 수가(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이루어 집니다.
밥집으로 비교를 해보자면
회사에서 김치찌개 밥먹으러 왔으면, 공기밥값, 김치값, 단무지값, 찌개값. 깍두기값. 이렇게 책정을 해서 적용을 하는겁니다.
근데 여기서 문제 발생을 합니다.
사실 밥먹으러 왔으면, 공기밥 하나에 찌개하나면 됩니다. 근데 이 가격이 말도 안되게 낮게 책정이 되있습니다.
정부산정으로 확인을 해봐도 원가대비 70%가량이 됩니다. 두개 합쳐서 5000원정도 들어가는데 삼천원 삼천오백원 정도에 책정이 되있는거죠
그리고 회사에서는 실제로 삼천오백원정도를 줍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원가 300원짜리 김치를 천원에, 400원짜리 깍두기를 천오백원에 합쳐서 판매를 하고 이걸 손님에게 받습니다. 이천오백원 정도 받네요.
그럼 원가가 오천칠백원짜리를 육천원정도에 판매하는게 됩니다. 이게 지금 병원이라는 식당이 굴러가는 방식입니다.
근데 이걸 전부 급여화 한다는게, 전부 회사에서 내준다는게 왜 문제가 되나면
악마가 디테일에 들어있기 떄문입니다.
1. 질병명은 동일해도 치료는 절대 동일하지 않다.
2. 대표적인 비급여인 영상검사인 경우는 몰라서 찾아볼려고 찍는것이지, 알아서 확인할려고 찍는게 아니다.
3. 이 방식으로는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킬것이 자명하고, 과소진료를 더더욱 유도할것이다.
하나씩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1. 질병명은 동일해도 치료는 절대 동일하지 않다.
제가 쓴 게시글을 보면 아시겠지만 전 신경외과 의사입니다.
자주보는 뇌출혈중에 "외상성 경막하 출혈" 이라는 코드를 붙은걸로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대게 외상에 의해서 머리에 피가 고이는 경우 이 상병을 붙이고, 경우에 따라 보존적치료 및 수술적치료가 필요하며, 환자의 기저질환 및 기본의식상태에 따라 수술법도, 예후도 천차만별인 질병입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내원후 CT촬영 -> 의식변화 여부에 따라 추시하며 CT 재촬영 -> 의식변화 및 영상판독에 따라 수술결정 -> 수술 -> 술후 CT촬영 -> 경과관찰에 따라 추가 CT촬영 -> 퇴원.
이런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초기 CT만 가지고 수술들어가는 경우도 많고, 수술 안하는 경우도 많고, 수술후에도 시티를 한번만 찍기도 수없이 찍기도 합니다.
또한 수술중에도 환자가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제를 복용중이거나, 간기능이 저하되있거나 하면 지혈제 및 지혈페드 사용량이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나고, 술후 각종 약물들.. 뇌기능 개선제 등등을 투약하게 되고.. 중환자실 치료기간에도 차이가 나고, 예후도 당연히 천차만별입니다.
이중 비급여로 저희가 진행하는 경우 내지는 급여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는
"추가 CT촬영" 및 "지혈제 및 지혈패드" 그리고 "임상적으로 유의하게 환자에게 이득이 된다고 알려진 약물들" 입니다.
이걸 전부 다 급여화 한다고 하면 병원입장에서는
"안하고 안써야 됩니다"
대게 급여인정항목은 초기CT 및 술후 CT, 지혈패드 한장만 인정해줍니다. 그럼 나머지는 저희가 비급여로 진행을 합니다.
평균적으로 이렇게 비급여로 찍는 CT는 대게 3~4번정도이고 이것만 해도 건당 30만원정도 합니다. 지혈패드같은 경우에도 한장만 인정되지만 제 경험상 대게 두세장정도 들어가고 출혈이 극심한 경우나 복용약물이 있는경우는 더쓰기도 하고, 다른 지혈용구를 쓰기도 하며
수술해본것중에 제일 많이 쓴경우는 지혈패드 6장에 지혈망 5장. 특수지혈망 2장, 액체형 응고제 2개까지 써본적 있습니다. 그러고도 다 안잡혀서 한참을 고생하다 나온적도 있습니다. 나중에 계산해보니 이떄 쓴 지혈제값만 삼사백이 넘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와파린이라고 해서 항응고제 먹던 환자였습니다. 살렸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지혈제 하나도 안아까웠습니다.)
이걸 급여"만" 인정한다고 한다면, 못합니다.
그런 제어가 걸려서 더 쓰면 안된다고 한다면. 그판단을 현장에서 수술하는 사람이 내려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상황에서 그 환자는 수술못하는것으로 판단했을겁니다.
비급여라는건 병원에 수익 채워주는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러한 치료의 다양성을 보장해주는 버퍼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걸 급여화로 막는다는것은 글세요 그게 대체 왜 환자를 위한겁니까?
정부 발표안 대로라면, 글세요 젊고 건강했고 내부출혈원이 비교적 명확해 보여서 시티도 많이 안찍어도 되고 지혈제도 덜써도 되고 뇌기능개선제도 덜써도 되는 환자만 보라는건가요? 이건 정말 물어보고 싶습니다.
식당이야기를 했으니 간단하게 비유하자면
어떤분은 다대기가 더 필요하고 어떤분은 후추가 필요해서 따로 팔았다. 근데 앞으로는 다대기 후추는 따로 못팔고 급여항목으로 전환해도 양과 가격을 통제해서 팔때마다 식당이 손해나게 하겠다.
이런뜻인데요.. 이런경우 다대기랑 후추를 누가 팔까요?
2. 대표적인 비급여인 영상검사인 경우는 몰라서 찾아볼려고 찍는것이지, 알아서 확인할려고 찍는게 아니다.
영상검사를 다 급여화한다고 합니다.
저는 척추도 보는과 의사이니 이번엔 척추쪽에 있었던일로 설명을 해볼까 합니다.
70세쯤 되는 환자가 넘어지고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왔습니다.
과거에도 허리에 압박골절이 자주 있어 척추체성형술이라고 해서 시멘트로 보강해주는 시술을 수회 받은적이 있는분이죠.
현재 신경학적 이상증상은 허리통증말고는 없었습니다.
씨티에서는 별다른 골절소견은 저명히 관찰되지 않았지만 이전의 골절이 워낙 많아서 찾기 어려웠고
고로 MRI을 촬영하기로 하였고 최근에 허리쪽 MRI를 찍은적이 있었기 때문에 급여인정이 되지 않아 비급여로 진행하였습니다.
-환자가 돈을 낸다는 뜻이고 동의를 하였었죠-
영상검사결과 통증이 있었던 요추쪽에는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쌩뚱맞게 흉추쪽에 골절소견이 관찰됩니다.
이에 맞추어 환자는 보존적치료가 결정되었고 이차병원으로 전원되었습니다. 나중에 외래로 오시게 했구요.
자..
이상황에서 시행한 영상검사는 싸그리 비급여입니다. 왜냐면 환자는 전부터 허리통증으로 계속 병원에 다니시던 분이고
한달쯤전에 영상촬영을 하신적이 있었기 떄문에 급여로 하면 백프로 삭감(과잉진료로 돈을 안준다는 뜻입니다.)이여서
환자와 보호자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고 촬영을 한거죠.
거기서 병변이 관찰되었고 여기서부터 적절한 치료계획을 새웠고 다음에 경과관찰을 하시면 됩니다.
이게 영상검사가 급여화되면
이런방법이 통용이 안됩니다. 못찍습니다.
왜나면 의료보험공단이 이걸 일률적으로 과잉진료로 책정하고 삭감을 하기 때문이죠
엠알아이 촬영비용은 차이가 있긴한데 기계값과 기계노후에 따른 감가상각및 직원의 고용비용등 유지비용을 계산하면
그렇게 많이 남지 않는데요.. 그게 제가 찍은게 백만원이 좀 넘는 검사입니다.
지금 급여를 어떻게 인정할것인가의 디테일은 안나온 상황으로 아는데
지금기준으로 유지하는걸 골자로 해서 정책수립이 된것으로 압니다.
그러면 삭감당할게 빤한데 병원에서 제가 검사하는걸 가만히 두겠습니까? 한방에 백이 넘는 고정비용이 하늘에서 불타는데..
의사손에서 엑스레이 나가는거 아니고 자기선이 나오는것도 아닙니다.
모르니깐 확인할려고 찍는거고 확인해서 치료계획 수립할려고 찍는겁니다.
환자상태는 그때그때 달라지는데 급여항목 아니니깐 돈 안준다 필요없는 검사아니나 찍지마라
이걸 왜 의료보험 공단에서 강제를 합니까?
의료보험공단이 환자상태를 한번이라도 보고 그런 강제를 합니까?
좋아요. 급여로는 안된다고 하면, 비급여라도 찍을수 있는 방법은 있어야 될것 아닙니까?
알아야 치료를 하죠. 모르고 어떻게 치료를 합니까?
"이정책 입안자는 손에서 초음파와 엑스레이와 시티와 엠알아이가 나오는 초능력자 이시니 마블에 가서 히어로 등록이라도 하시길 바랍니다."
3. 이 방식으로는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킬것이 자명하고, 과소진료를 더더욱 유도할것이다.
앞에서 다 어느정도씩 했던 이야기 이긴 하네요
비급여 제품 비급여 항목들은 병원에서 한목 챙길려고 팔아먹는게 아닙니다. 필요한데 의료보험에서 그것까진 못해주겠다고 하니깐
환자분이 부담해서라도 쓰시라고 하는거죠.
계약한 회사에서 김치값하고 단무지값까진 못주겠다하니깐 그럼 우리가 팔겠다고 하는겁니다.
그런데 지금상황은요.. 사실
현재도 국가에서 이렇게 강제하고 있는부분도 있습니다.
밥값이랑 찌개값은 쪼금만 줄게 니들이 단무지랑 김치 잘 팔아서 가게 유지좀 해봐.
문재인 케어는요
밥값이랑 찌개값 쪼금만 주는건 모르겠고.. 단무지랑 김치가 넘 비싼거 같으니 우리가 원가보다 싸게 돈줄게 밥먹는 사람한테 돈받지 마 돈받으면 너네 불법임.
이게 방점입니다.
.....어쩌라고요.....
걍 장사 접는 가게 숱하게 생길거구요
밥은 중국산 찐쌀쓰고.. 찌개 김치도 양 줄이고 두부도 빼고.. 단무지도 뭐.. 반쪽 김치도 반쪽..
의료의 질이 하향 평준화 될겁니다. 장담드릴수 있어요.
단무지하고 김치로 매꿔온 밥하고 찌개의 질도 떨어트릴수 밖에 없어요
새로 들어오는 장조림이나 달걀국은 당연히 못드리고요.. 아.. 회사에서 장조림값도 준다고요? 반쪽가격만 주겠죠 뭐..
이렇게 되면 고정비용에 대한 부담이 더 큰 중소병원 및 지방병원은 더더욱 흔들릴겁니다.
병원이 뭐 떄돈 버는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신데요.. 의사들 월급? 안많아요..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중 천넘는 사람은 손에 꼽구요.
로컬나가서 개업하고 그런사람이야 자영업자에 가깝다고 하지만 사실 큰돈 버는거 아닙니다.
일하는거 대비로 보면.. 의사 대우 않좋다고 알려진 영국이나 스페인같은 구미권 구가보다 적게 받아요..
의료보험이 정착안된 후진국같은 경우는 국민소득대비 의사소득이 더더욱 월등한 경우도 많구요..
그리고 이렇게 하향"평준화"가 되고 나면 병원도 대형병원 몇개만 남기도 하겠지만.
환자 입장에서도 궅이 1차 2차병원을 갈 이유가 없죠.. 그러면 대형병원으로 몰림은 더 심해질겁니다.
그럼 "하향"은 더더욱 돌이킬 수 없게 되겠죠.
사실 적으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발표가 나고 며칠이 지나도 이에 대한 글이나 토론은 거의 없고..
주변에서는 자포자기의 심정도 읽히고..
저따위가 이런 설명글을 써도 되나 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만..
누군가 할말을 해야된다면 제가 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내서 적은 글입니다.
사실 "이 정책을 입안한 쓰레기 보단 내가 훨 나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다" 이런 용기를 좀 가졌었구요..
아무튼 남은 여름과
앞으로 닥쳐올 의료대란앞에
몸건강히 지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