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맞춰놓은 외출복 민트색 캐리어
캐주얼구두 또 갈고닦아 다섯살짜리 아이
하나 뺀 몸까지 모든게 완벽했던 그 첫날에,
비행기 티켓 하나 휴대폰 안에 고이 넣고
부산으로 떠났고, 보고싶던 좋은 사람들과
좋은...탄수화물... 지방... 알콜... 흠흠.
etc들을 많이 보고왔다.
원없이 웃고 원없이 먹었다. 원없이 놀았다.
토했고 젠장. 진짜 이제 술 못마시는 몸인가봐.
비행기 진짜 완전좋아
도착하자마자 동생이 으아아아아 소리를 질렀다.
"우와 ㅆ발 누구십니까 노동자씨 어디가고 님 누구신데요!"
"내 맞다 개아리틀지말고 짐이나 실어라 머하는데 트렁크 열라고"
"아 이 뭐 사람이 뭐 그냥 이야"
...어.
그게 사실 이유가 좀 있다.
한 1개월뒤에 좀 더 빼고 올리려고 하긴 했는데,
내가봐도 좀 심하게 바뀌긴 했다. 그게, 좋은 방향으로 바뀐건
맞지만 드라마틱하긴 하지만, 진짜 잘생긴거까진 안바래도 그래도
근처라도 가보려고 노력 많이하는 중인데, 그런 관점에서 봐주시라.
<2년전 혐짤주의>
돼지새끼가 뭐 좋다고 고기를 쳐 굽고있어.
<현재 약혐짤 주의>
고대기를 안챙겨가서 드라이로 머리말리는중 발생한 참사
일단 개선을 위해 한 것.
-피부과 기미시술
-눈썹문신
-화장품의 올바른 활용
(세럼 로션 수분크림 모공축소템 헤어에센스)
-정해진 날 이외에는 금주
-다이어트(현재 -22kg 진행중)
-인터넷을 활용한 올바른 의류쇼핑
-건담끊고 그돈으로 신발삼
이게 사실 이런 사진만 가지고는 잘 체감이 안될텐데,
진짜 아래짤은 개혐짤이다.
스크롤을 존나빨리내리거나 임산부는 열람을 자제하길 바란다.
좌측부터 115 104 96 순(허리사이즈 44-38-35)
지금은 저거보다는 더 빠지긴 했는데 유의미한 결과를 기록으로 남길만한
시점은 아니기에 마지막은 찍지 않았다. 게다가 아직 마지막도 아니다.
몸무게가 두자리로 들어온 시점에서 가슴뼈의 존재를 자각했고 손과 손목에
핏줄이 보이기 시작했다. 몸과 별개로 술을 안마시고 피부에 투자한 뒤로는
어쩐지 피부가 굉장히 좋아졌다.
지금은... 사실 ... 술보다...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바른 토스트식빵이 먹고싶다.
술은 좀 그렇다 이제...
아무튼 이거는, 나중에 다이어트 성공 특집편으로 피날레 사진까지 다 모아서
그때 다시 한번 소개해드리기로 하고,
술사진을 못찍었는데 진짜 이날 엄청 먹어댔다.
아니 뭘, 많이 뇌절을 하고 먹은게 아니라 술을 셋이서...
소주 16병에 맥주 두박스를 먹었다. 믿기 힘들겠지만 실화다.
아, 내가 술을 못마시는 몸이 된게 아니고 그냥 존ㄴ 쳐먹은거였구나...
새벽에 토하고 일어나 창밖을 보는데 오 해가뜬다 해가 떠!
담배 하나 피우면서 일출감상해주고 일어난놈들 발로차서 펜션정리하고
그래도 붓싼까지 왔는데 사진 몇 장 남겨야되지 않겠냐 해서 남겨놓은게,
...쳐먹고 쳐자느라 요고밖에 찍질 못했다. 그치만 너무 좋은 사진. 여기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대답해드리는게 인지상정. 이 세계의 스트레스를 막기위해 펼쳐진 송정해변이다.
원래, 터미널이나 공항주변에는 맛집이 없다고 하지만 김해공항 가기전 가야밀면이라는데가
있는데 와 씨 거기는 진짜 로컬맛집이다. 부산갈때마다 항상 점심은 거기서 먹는다. 방문객과
로컬들이 자주가는 집이라는 리뷰를 믿지 않았지만 한입먹고 하마터면 밀면한테 청혼할뻔했다.
진짜 사기적인 대존맛이다. 게다가 맛보기수육이라는게 있는데 어느세상천지에 이렇게 많은
양의 맛보기수육이 나오는지 궁금할정도로 양이 많다. 그리고 맛있다.
그리고 올라오자마자 늘상보는 동네형과 만나 또 용산으로 향했다.
"야. 컴퓨터 업그레이드 하려고 하는데 뭘 사야하냐?"
"형 그거 2011년에 산거, 그대로 쓰고 있는거 아니야?"
"맞아. 거기에 램인가? 그거랑 그래픽카드? 그거만 추가하면 되지 않아?"
"...10년넘은 메인보드에 뭘 얹으려고 하는 발상 자체가 범죄입니다.
그냥 하나 새로 사십쇼."
그나마도 내가 맞춰준 컴퓨터인데 그걸 아직까지 쓰고있고, 그걸 또 뭔
업그레이드를 하겠다고 하는데서 머리가 너무 아파져서, 용산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실 이런 행위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냥 지금 스마트폰 열어서
다나와 들어가는게 훨배 빠르다" 라고 조언해준 뒤 우리는 술을
마시러 갔다.
고기는 무한리필 술은 무한리필처럼 먹기
"형 난 이해가 잘 안돼"
"뭐가"
"왜 고기먹을때 삼겹살 두점씩 가져가면 화난다 그러잖아"
"그건 좀 화나지"
"근데, 애초에 많이 굽고 안떨어지게 시키면 상관없는거 아니야?"
"우리같은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
"아니 논란을 종식시키려면, 그렇잖아. 세상의 모든 분쟁의 원인은
물자와 식량의 부족인데, 그거만 안부족하면 되는거잖아?"
"재화를 소비해야 한다는 끔찍한 전제가 수반된다는게 문제는 아니고?"
"삼겹살이라는 물자를 소비할 재화가 충분하다는 가정하에, 분쟁 즉
내전이나 기타 외부의 압력에 의한 전쟁 혹은 기근과 같은 사회적 재난이
도래하지 않는 이상 평화는 영원히 유지될거야."
어떤, 고차원인지 개소리인지 애매한 대화들을 하며 고기도 좀 먹고,
술도마시고, 라이브카페 가서 탑건ost도 좀 신청해서 듣고 진짜
개뽀지게! 놀았다.
그리고 휴일의 마지막날, 나는 이렇게 글을 쓰며 대충 휴가와 지난날을 추억하고있다.
이번 휴가로 느낀점, 진짜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래야 다음에 또
나에게 이런 휴가가 왔을 때 더 즐겁게 놀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내가 못생겼다는건 운명이기에 그걸 벗어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발버둥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 진짜 나를 만나는 그날까지
좀 더 달려보겠습니다!
...휴가 다녀오고 1키로 쪘다 런닝화 챙겨라 작성자 병신ㅅ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