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문재인대통령 지지자이고 민주당 권리당원인 지방에서 일하는 내과의사입니다.
2005년부터 눈팅만 하면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들을 보면서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의사관련 이야기가 나올때면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아 항상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문재인케어에 대해서도 오유에서는 의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베오베에 올라온 글들과 거기에 달린 댓글들을 보며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사족이 길었고 내과 입장에서 써보도록 하셌습니다.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의견이고 의사전체의 생각을 대변하지 않았음을 말씀드립니다.)
일단 현직의사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많이 지지하였는데 제가 지지한 이유를 먼저 말씀드리면
4.29 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후보의 의료공약을 보면
1. 건강보험 하나로
2. 일차의료법 특별법 제정
등등 이었습니다.
일단 의료인의 입장에서 느낀 의료공약의 주요 골자는
1. 보장의 확대 (제일 중요하고 당연한 얘기겠죠)
2. 보장의 확대를 위한 비정상적인 시장구조 개선 (만연한 사보험철폐, 건강보험료 인상 등)
3. 1.2.3차 의료 체재 개편
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여기서 두번째 보장의 확대를 위한 비정상적인 시장구조 개선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건강의료보험은 세계에서 가장 잘되어 있다는데 동의 합니다.
이것은 모두 잘 아시다시피 보장의 부분이었는데 건강보험료의 인상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정치인들도 절대 이야기 하지 못했죠) 부족한 재정을 유지하기 위해 의료저수가와 심평원을 통한 삭감 등으로 유지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의료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데도 재정이 증가하지 않아서 보장범위는 계속 줄어들게 되고 사보험 가입이 증가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건보공단의 흑자파티는 말도 안되는 삭감에 따른 문제인데 그것은 차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2012년 18대 대선때부터 문재인 대통령은 사보험에서 보장하는 영역을 건강보험에서도 보장하변서 건강보험료를 인상하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지금까지 지지율때문에 정치인들중에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사람이 처음이었다고 봅니다.
세번째 의료체계 개선은 제가 해당하는 내과에서 느끼는점으로 말씀드리는것입니다.
1.2.3 차 의료기관이 있는 이유는 해당 병의 중증도에 따른 진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나뉘게 되었습니다.
1차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첫번째 대면하고 이중 문제가 있고 특별한 검사나 치료등을 요할때 상급기관으로 가는게 중요 골격이죠.
그래야 상급의료기관에서는 중증환자에게 시간을 더 쏟을수 있는것입니다.
하지만 환자들은 KTX 의 발달과 선호도의 차이로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진료비의 차등을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은 그곳으로 향햤죠
하지만 여러분도 경험하셨다싶이 서울의 큰병원 외래는 예약을 안하면 가서 볼수 없을정도며 예약을 해도 많은 시간동안 기다려야 하는게 현실이죠.
이는 대학병원의 비대화를 불러왔고 비대해진 대학병원의 시스템에 환자들이 더 몰려들면서 1.2.3차 의료체계는 무너졌습니다.
저는 의사로서 이부분은 대학을 비난하고 싶습니다만 이러한 부분을 조정하는 일을 해야하는 기관이 심평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고혈압 당뇨 환자를 대학에서 추적관찰할 경우 심평원에서 삭감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부분은 동의 하지 않는 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으로 이 부분을 의료 공약으로 발표함으로써 지지하게 되는데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지지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드렸고 이러한 부분을 보고 지지하신 의사선생님들도 많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제주변의 많은 의사분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런 반발이 일어나게 된데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번째 선결과제인 심평원의 적폐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현재 의사가 받는 돈은 500원짜리 새우깡을 팔면 50원은 환자가 내고 450원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주는 형식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환자에게 새우깡을 팔았는지가 적정했는지에 대해서 심평원에서 심사를 하고 그렇지 않다고 가정을 할때에 450원을 안주는 겁니다. 새우깡을 팔았는데 대금을 못받는것이지요. 이는 과잉의료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지만 이 심평원내의 인사가 즉 진급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이 삭감 실적입니다. 심평원 직원들은 본인 진급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삭감을 매우 비상식적으로 심하게 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몸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진료는 다양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인 잣대를 대면 모두 삭감시킬수 있는게 현재의 제도입니다.
둘째는 저수가입니다. (아까 새우깡에서 450원 받는게 수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부분도 많이들 아시다시피 수가 보전율이 70프로 밖에 안되는 상황은 프랜차이즈의 갑질로 가맹점들의 수익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자체 조사에서도 수가보전율이 100프로가 될수 있게 조정해줘야 하지만 그렇게 못했던 이유는 이를 다 보장해 줄 경우 건강보험 재정으로는 어렵다는게 그들의 주장이었습니다. 의사들은 항상 건강보험재정을 증가시켜줄 보험료 인상을 원했지만 이는 국민의 지탄을 받을 수 있어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외면했죠.
셋째는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의문입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새우깡을 파는데 대한 정당한 대가를 나라에서 주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자갈치도 팔아라인데 수가보전도 못해주면서 건보료의 큰 인상 없이 보장의 범위를 어떻게 넓힐 수 있느냐입니다. 그러면 앞으로 부족한 재정을 감당하기 위해 저수가 및 삭감기조는 더욱더 심각해지겠죠. 이를 의료계에서는 가장 두려워하는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성모병원에서의 담화문 말미에서 의료계의 걱정에 대하여 언급하셨습니다만 물가인상률보다 낮은 3%의 인상률로는 (지금도 어려운데) 어려운 방향이기에 이는 곧 비정상적인 의료행태를 부추길 수 밖에 없다고 사료됩니다.(비급여로 남아 있는 피부 미용 쪽으로 꼼수를 안쓸까요?)
마무리를 말씀드리자면 현재의 보장범위가 낮아져서 넓혀야 함에는 동의 하고 저도 지향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이는 재정의 증가가 선결되어야 하며 문제가 있는 적폐기관의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의견이고 의사들의 생각을 대변하지 않았음을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