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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장 수트 맞춤 후기
게시물ID : fashion_1942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재를바이잔
추천 : 6
조회수 : 813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9/27 18:59:59
기성복만 입다가 한번 맞춰보려는데 정보가 많지 않더군요. 있다 해도 후기라기보다는 전반적인 팁?

맞춰보니 왜 그런지 알겠습니다. 쉽게 추천할 수 없겠더라구요. 또, 글로 아무리 읽어봐도 직접 가서 한번 맞춰보는 것만 못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복불복... 부족한 서비스마인드... 이게 가장 문제일 것 같네요. 뒤에 다루도록 하지요.

저도 조심스럽고, 또 아마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대강의 정보를 나누고 댓글로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한번 맞춰본 것뿐이므로 제가 단언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는 것과 개개인의 경험은 다를 수 있다는 점 염두에 두시길.







먼저 원단. 맞춤 수트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미 제일모직 원단 등급과 그에 상응하는 국내 방직의 원단들은 아시리라 봅니다.

검색해보시면 금방 나옵니다만 저는 가성비 갑이라는 템테이션 원단으로 맞췄습니다. 원단은 제일모직 전문 "영신라사"에서 샀구요, 테일러는 거기서 소개한 "패션21세기"라는 곳입니다. 접착식으로 맞췄습니다.

(어떤 분들은 프레스티지랑 템테이션의 순위를 나누시고 또 각종 블로그에서 순위도 엇갈리는데, 사실 같은 급입니다. 프레스티지가 패턴이 좀 더 화려하다는군요. 울 폴리 혼용율 둘 다 95/5.)

바로 아랫급 원단과 2만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데 원단은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혼용율도 10%이상 차이나구요. 템테이션 이름 외워가세요. 처음에 저에게 제니스를 권하시더군요. 그게 좋은 거라면서. 제가 템테이션 보여달라고 하니까 '아 좀 알아보고 왔나보다'하는 식으로 꺼내서 보여주더라구요.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부분으로 잠깐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이 등급이 꼭 혼용률에 의해 나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저급 원단에서 혼용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닙니다. 또, 저급 원단 내에서도 같은 등급 원단이 85/15인 경우도 있고 많게는 60/40도 있습니다. 원단사에서 보여주는 원단의 이름과 혼용율을 물어보시고 만져보고, 자연광아래서의 광택도 확인해야합니다. 혼용율이 높으니 나쁜 원단이라는 것도 사실은 편견이라고 합니다.)

바로 윗급 원단인 vip는 내구성이 확연히 떨어진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수트 엉덩이나 무릎이 반들반들해진 적이 있으므로 패스. 일단 울 100%. 가격이 확 뛰는 것도 아니므로 활동량이 많지 않고 쵸큼 더 부드러운 수트를 원하시는 분께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성복으로 100 넘는 수트 입으시던 분이 아니라면 그냥 무조건 템테이션. 조금 더 욕심내시고 싶은 분은 vip. 그 이상이신 분은 이 글 읽고계시지도 않겠고 광장시장에서 맞추지도 않으시겠죠. 접착식으로 하실 리도 없고... 백갤 가세요 ㅋㅋ 거기 네임드들이 반겨줄 겁니다.







34만원입니다. 원단과 공임이 얼마씩으로 나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쌌기 때문에 바로 오케이했습니다.

맞춤을 하시면 최소 3번 광장시장에 가셔야합니다. (저는 수선 때문에 여러번 더...ㅜㅜ) 첫날 원단 고르고 체촌하고 가봉하는 날 한 번 더 가고 마지막으로 옷 찾으러 가는 겁니다.

쉬운 것 같은데 어렵습니다. 저는 수트를 꽤 오래 입었고 인터넷에서 정보도 좀 얻어서 한번엔 잘 맞출 요량으로 갔는데도 계속 말이 막히더군요.

예를 들면 자기 바지 통 치수를 숫자로 아는 사람 별로 없지 않습니까. 저도 몰랐어서 아저씨 하자는 대로 했다가 나풀나풀... 참고로 바지는 가봉도 안 합니다.

허리, 밑위, 기장 등은 테일러가 재지만 통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당신에게 넉넉한 게 테일러에게는 스키니한 것일 수 있습니다. 절대 모릅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 자신이 좋아하는 수트를 입고 가는 게 가장 시행착오가 적은 방법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봉을 한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가봉된 재킷은 가봉단계에 있기 때문에 그걸 입고 처음 맞추는 사람이 몇 mm 단위의 오더를 할 길이 없다고 단언합니다. 이건 참트루.

만약 이게 첫 수트라면... 솔직히 첫 수트로 "'광장시장에서의'" 맞춤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수트가 필요한 날로부터 넉넉히 시간적 여유를 두고 맞출 것을 추천합니다. 수선할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하아... 평균에서 많이 벗어나는 체형이 아니시면 첫 수트는 그냥 기성 입으세요. 좋은 수트 많잖아요.







겁을 많이 줬는데, 더 주겠습니다. ㄷㄷㄷㄷ

수트는 생각보다 잘 나올 겁니다. 분명. 원단이 수트로 바뀌는 것은 정말 신기해요. 한 테일러에게서 여러번 수트를 맞춰보신 분은 시행착오도 없을 테고 그대로 입으면 최고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헬게이트가 열리는 게 문젭니다. 첫 수트는 테일러와의 소개팅 같은 거죠. 소개팅 잘 된 적 있어요? 없잖아요.

없잖아요!!!

저는 어깨가 좀 크게 나왔어요 ㅎㅎ 그래서 좀 크게 나온 것 같다고 하니 테일러 얼굴이 싹 굳더군요. 일단 입어보라는 식으로 빨리 내보내려고 하는데 듣다보니 긴가민가 아리송해져서 잔금 내고 일단 입어본다고 하고 찾아왔습니다.

근데 이게 한번 눈길이 가기 시작하면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습니다. 결혼식에 입고 갔는데 내내 그 생각밖에 안 나고 친구들한테도 어깨 어떻냐고 물어보게 되더군요.

결국 2만원에 수선하기로 했습니다. (수선비 얼마냐고 했더니 처음엔 "그걸 받을 수는 없지요" 하더니 나중에 제가 바지까지 해달라고 하면서 바지 수선비는 낼게요 했더니 그럼 다 해서 2만원 달라고 하더군요. 주먹구구식 운영의 전형.) 가지고 오기로 한 날 이제 5번째로 광장시장에 가서 재킷 입고 봐달라고 했더니 테일러는 일어서지도 않고 그냥 두고 가라더군요.

제가 "에? 봐주시지도 않고요?" 했더니 다 안다고... 안보고 어떻게 아냐고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 "됐고 안해줄테니 가져가세요"랍니다.

멘붕...................................................................... 그런 대접 받아본 게 태어나 처음이라 딱히 화가 났다기보다... 뭐랄까... 황당했달까요.

무작정 온 것도 아니고 수선 맡기기로 하고 가져온 건데 안해주겠다니... 하는 말이 "사람을 믿지를 못해 왜"...

기억하려니 다시 기분만 상할 것 같아서 자세히 쓰지는 않을게요. 간단히 결론내자면, ㅋㅋㅋ 결론도 별로... 내기가 싫네요... ㅋㅋㅋ 안녕히계세요 하고 나왔습니다. 아저씨가 뭔가 너무 당당하게 싫은티 팍팍 내서... ("안되는 건데 해주겠다면 믿고 맡겨야지..." 이젠 훈계를... 아니 내가 왜... 이 무슨 상황?? 응?? 이래서 벤츠를 부수는 건가??)

그냥 서비스마인드가 참... 잔금 받았으니 다시 볼일 없다는 생각인가봅니다. 상식적인 서비스는 기대하지 마시길... 잔금 치르고 나면 당신은 그저 행인 1.

근처 수선집에 재킷과 바지 합쳐서 2만 5천원에 수선 맡겼습니다.

(물론 그 테일러를 소개한 영신라사에 들러서 조곤조곤 꼰질렀습니다. 대단히 미안해하면서 다음엔 다른 테일러로 연결해주겠다는군요. 원단가게 아저씨한테는 별 악감정이 없어서 다시 이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한 결론.

1. 원단은 템테이션 또는 vip.

2. 첫 수트로는 비추. 맞춰본 사람과 가거나 넉넉히 시간적 여유를 두고 광장시장 방문. 정상적인 테일러를 만난다면 첫 수트는 좋은 투자가 될 듯.

3. 약간의 뽑기운.

4.. 완전히 맘에 들 때까지 잔금은 지불하지 마시라.

5. 서비스마인드는 기대 ㄴㄴ. 기성복이 여러모로 맘 편하실 것.

6. 이게 제일 중요한 건데, 맞추고 나서는 꼭 후기 좀 남겨주세요. 수트 좋아하시는 형님들, "광장시장 가라"라고 자신있게 말씀하실 거면 후기도 남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뢰는 함께 피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아직도 저는 긴가민가합니다. 제가 지뢰를 밟은 건지 아니면 오늘 광장시장 테일러들 수준이 이정도인지.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소비자의 힘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질문 받겠습니다. 저도 아는 건 쥐뿔도 없지만 워낙 정보가 희박한 스레라...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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