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워낙에 튼튼해서 평생 살면서 친척집에서 딱 한번밖에 가위 눌린적 밖에 없었는데요 지금 살고 있는 자취방에 이사와선 거의 매일 가위를 눌렸습니다. 어떤 느낌이면.. 자다가 눈을 살짝 뜨면 몸이 안 움직여지고 전 침대에서 상체가 반쯤 미끌어지듯 떨어져서 침대에 걸쳐져 있는거에요 벽엔 누가 90도로 서있는데 그냥 까매서 누군지 보이진 않더라고요 억지로 억지로 가위를 깨고 나면 분명 침대에 걸쳐지듯 떨어져 있었는데 말짱히 누워있는거에요 이게 유체이탈인가.. 싶기도 하고 보통 유체이탈은 위로 날아오르던데 ㅡㅡ 난 왜 침대에서 떨어지지 싶기도 하고...
예전에 동생이 자취방에 놀러와서 낮잠을 잤는데 갑자기 끙끙대는거에요 제가 엄마랑 통화중이였는데 '엄마 쟤 자면서 막 끙끙대 ㅋㅋㅋ' 이랬죠 한 5분뒤에 동생이 일어나더니 헉헉대면서 '언닌 나 가위눌렸는데 웃냐!' 하는거에요 가위 눌려서 깨워달라고 끙끙댄거래요 ㅜㅜ 가위 눌리기 전에 꿈에 동생이 그 침대에 누워있는데 왠 할머니가 방에 들어오더래요 동생이 일어나 앉으니까 그 할머니도 침대에 앉더니 인상을 쓰면서 침대를 탁-탁- 하고 계속 치더래요 그 전부터 제 동생이 자취방에 놀러오면 공기가 무겁다는 둥, 왤케 방이 피곤하다는 둥, 졸립다는 둥 했었는데 그래서 그 할머니한테 '할머니, 여기 귀신이 많죠?' 했대요 그랬더니 그 할머니가 '많기뿐이야? 아주 넘친다 넘쳐!' 하고 소리를 쳤는데 그 순간 가위가 눌렸데요 몸은 안 움직이고 힘들어서 끙끙댔는데 언니라는 인간은 전화하면서 '쟤 끙끙대 캬하하하하' 하니 얼마나 열받았을지...
아무튼 한동안 짧게짧게 가위도 많이 눌리고 악몽도 많이 꾸고 그랬었는데 고양이를 분양받아 키우게 되자 싹 없어졌어요- 우연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자주 악몽을 꾸고 가위를 눌렸는데 이젠 전혀 안 눌리니까요(물론 고양이가 대신 누르지만) 역시 요물이긴 요물이구나 싶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