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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때문에 미국과 영국이 전쟁할 뻔한 사연
게시물ID : humordata_19472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17
조회수 : 238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2/04/14 20: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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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9년에서 1871년까지 미국과 영국은 북미 대륙 서부의 산 후안 제도(San Juan Islands)의 영유권을 두고서, 국경 분쟁을 벌였습니다.

 

742px-PigWar-boundaries.png


이 사건을 돼지 전쟁(Pig War)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돼지라는 이름이 들어갔다니, 이상하게 여길 사람도 있겠는데 그 유래를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750px-British_troops_evacuate_San_Juan_Island,_Washington_Terr,_1872_-_Restored.jpg


1859년 6월 15일 산 후안 섬에 이주한 미국인 농부 라이먼 커틀러(Lyman Cutlar)가 자기 밭을 망치고 있는 돼지 한 마리를 쏴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돼지는 영국 회사의 소유물이었고, 그런 이유로 영국군이 커틀러를 체포하겠다고 위협하자 커틀러는 미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였고, 미군이 커틀러를 보호한다는 이유를 내걸고 산후안 섬에 상륙했습니다. 


그러자 영국군 역시 미국의 위협에 맞서서 영토를 지킨다고 외치면서 산후안 섬에 상륙하여 미군과 서로 맞서는 태세를 갖추었습니다.


Building_the_redoubt.jpg


이렇게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전개되었으나, 두 나라 군대는 끝끝내 서로에게 총을 쏘며 전쟁으로 돌입하지는 않았습니다. 


우선 1861년에서 1865년까지 미국은 나라 전체가 북부와 남부로 나뉘어 싸운 남북전쟁에 휘말렸습니다. 내전으로 인해 중앙정부가 두 개로 분열되어 버렸고, 그 바람에 산후안 섬에 상륙한 미군은 어느 쪽 정부의 말을 따라야 할지 몰라서 영국군과의 전투를 망설였습니다. 


1865년에 남북전쟁은 끝났지만, 미국은 전쟁의 뒷수습 문제에 바빠 멀리 떨어진 작은 섬 때문에 영국과 전쟁을 벌이는 것을 망설였습니다.


San_Juan_Island_Belle-Vue-Sheep-Farm-photo.jpg


영국 역시 전쟁을 벌이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습니다. 당시 영국은 1864년에서 1870년까지 6년 동안 계속된 남미의 삼국 동맹 전쟁에 관심을 기울이던 와중이었습니다. 


삼국 동맹 전쟁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파라과이를 무력으로 점령하여 시장을 개방시키려고 했던 영국의 이해 관계로 인해 벌어진 전쟁이었는데, 영국은 미국과 자칫 전쟁을 벌였다가 혹시 크게 확대되어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는 일을 꺼려했습니다. 


결국 두 나라는 각자의 처지가 전쟁에 돌입할 상황이 못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타협에 나서 산후안 섬을 미국 영토로 인정하는 대신 두 나라 간에 무력 충돌을 자제하자고 합의하였습니다. 


그리하여 1872년 11월 25일, 영국군은 산후안 섬에서 철수하고 섬의 영유권은 미국에게 넘어갔습니다. 돼지 전쟁의 승자는 결국 미국이었습니다.

출처 라이벌 국가들의 세계사/ 도현신 지음/ 시대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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