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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골 어느 외딴집
게시물ID : humorbest_194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ut&그리움
추천 : 15
조회수 : 1993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3/12/25 23:15:03
원본글 작성시간 : 2003/12/24 10:33:31







소록소록 

눈이 내립니다.


영희네집 앞마당에도 

깊은 산골 철수네 집에도 

소록소록 눈이 내립니다.


철수는 내리는 눈이

마냥 신기한지 

발목까지 쌓인 눈

이곳저곳에 흔적을 남겨봅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밭을 

이리저리 달려도 봅니다. 




' 복길아 ∼ 넌 형뒤를 따라와야지 
너가 먼저가서 어쩌냐 ! ' 




새하얀 눈밭에 발자욱을 먼저 남기는 

강아지 복길이가 못마땅한지 .. 

철수녀석 .. 괜시리 소리 한번 질러봅니다. 





' 아 추워 ! 복길아 우리 그만 놀까 ? 
싫어 ? 그럼 넌 여기서 더 놀아 
형은 방에 잠깐 갔다 올게 ! ' 





딸기코에 

얼음짱 같은 손과 발을 

따뜻한 아랫목에 녹여봅니다.




' 아 ∼ 따뜻해 ... 
엄마 ! 저 배고파요 .. ' 




깊은 산골이라 

찐감자에 동치미 국물이 전부이지만 ..

철수녀석 배가 무지 고팠나 보네요 ! 


뜨거운 감자를 호호 불며 

참 맛나게도 먹습니다. 




' 아 배부르다 ' 




배부른 철수녀석 

'스르륵' 단잠에 빠져듭니다. 




' 눈이 녹으면 안되는데 .... 
내가 잘동안 ... 눈이 녹으면 안되는데 ... ' 




몇시간이 지났을까 !


부스스 눈을 뜬 철수는

젤 먼저 방문을 '휙' 열어봅니다. 




' 어 ! 눈이 .. 그 많던 눈이 ... ' 



' 철수 잠만 자지말고 어서 아빠좀 도와 
어서 이 눈을 치워야 경운기가 다니지 ! ' 



' 엉 엉 엉 
아빠 .. 눈 그만 치우세요 ! 예 ? 
복길이랑 더 놀아야 된단 말이에요 ! ' 



' 울음 뚝 /// 
사내자식이 ... 그만 울지 못해 ' 




철수녀석 

버럭 화를 내시는 아버지 보란듯이 .. 

소리내어 더 크게 울어버립니다 . 




' 엉 엉 엉 ' 




' 철수 너 로봇 그려진 운동화 갖고 싶다며 .. 
이 눈을 얼른 치워야 내일 운동화사러 장에 갈거 아냐 ... ' 




' 운동화 ? ' 




뚝뚝 ..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던 철수는

로봇이 그려진 운동화란 단 한마디에 .. 

언제 울었냐는 듯 .. 

뒤뜰로 달려가 몽땅 빗자루를 들고 나옵니다 .. 




' 빨리 눈을 치워야지 .. ♬ 
그래서 내일 로봇 운동화 사러가야지 .. ♪ 
빨리 빨리 눈을 치워야지 ... ♬ ' 



철수녀석 .. 

울다 웃으면 어찌 되는지도 모르고 .. 

열심히 눈을 치워 나갑니다 .. 




' 아빠 내일 꼭 운동화 사주셔야 해요 !
꼭 로봇 그려진 운동화 사주셔야 해요 ! ' 





철수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 

새 하얀 눈은 .. 

더욱더 소복히 쌓여만 갑니다 ... 





모락모락 연기 나는 굴뚝 ..

긴 겨울을 나기 위해 쌓아놓은 장작 .. 

이 기나긴 겨울밤 ... 

깊은 산골 외딴집에선 ... 

사랑 넘치는 .... 

행복 넘치는 .... 

웃음소리가 흘러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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