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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이 지나가도 닭은 언제나 옳다! 집에서 삼계탕 만든 후기.
게시물ID : cook_51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콩실이
추천 : 11
조회수 : 187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09/05 07:24:48
저예요.. 콩실이.. 


어제는 집에서 삼계탕을 만들어 먹어봤어요. 왜냐하면 남치니가 요즘 힘이 없어 보였거든요


아! 3.1절에 만나서 광복절에 헤어졌던 독립만세 돋는 나의 구남친이 얼마전에 돌아왔어요.


역시 저의 예상대로 새벽두시에 술먹고 아련하게 전화를 하더군요.


"자니................?"


그리고 지금은 둘이서 치열하게 6.25 전쟁을 벌이고 있어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와 함께가는 나의 연애^^   아.. 잠깐만요... 눈에서 눙무리......


휴전의 의미로 삼계탕을 만들어 보기로 해요.


조리 과정샷은 없어요 왜냐하면 생닭을 만지느라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떠났거든요.


생닭 속에 손을넣어 씻을때의 그 기분은... ^^ 


닭의 잔여 내장들을 긁어내면서 


나의 내장도 함께 쏠리는 기분이였어요 ^^ 


남치니에게 그얘기를 했더니 남치니가 말했어요.


"산부인과 의사들은 정말 대단한거야."


응??? 뭐 병시나???


그거랑 이거랑 뭔상관인지 모르겠지만 싸우고 싶지 않아서 샷다 마우스를 하기로 해요.



어쨋든 마트가서 6호 닭과 8호닭 두마리와 홈플러스 삼계탕 셋트를 사왔어요 


가시오가피에 황기에 이것저것 들었던데 이상하게도 인삼이 없어요. 


인삼도 없으면서 왜 삼계탕 셋트라고 이름붙여서 파는거죠? 그냥 계탕세트라고 해야되는거 아닌가요?


직원에게 따지고 싶었지만 다음날 유투브에 홈플러스진상녀.avi로 떠돌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닥치고 삼을 사러 갔어영.  


국산 삼 과 중국산 삼 사이에서 잠시 갈등을 하고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떠오르더군요.. 


5년전 엄마랑 장보러 시장엘 갔었는데 중국산 고사리를 사는엄마에게 나는 물었었죠.


"엄마! 왜 중국산을사, 국산을 사야지!!"


그러자 엄마는 나에게 말했었죠.


"이년아 옛날엔 중국도 우리나라 땅이였어."



아!!!!!!!!!!!!!!!!!!!!!!!!!


엄마천재. 



그래서 저는 중국산을 집어 들었어요 ^^ 


발해의 기운을 느끼고 싶었거든요. 



진짜예요!!!!!!


싸서 산건 아니예요................




집에와서 생닭을 씻어요 모가지도 씻고 속도씻고 구석구석 씻어요.


그리고 모가지를 잘라줘요. 똥집도 잘라줘요 그래야 삼계탕에 기름이 없다고 지식인에서 봤어영


근데 잘 안짤려요 그래서 쥐어 뜯었어요.


하아........


예감이 좋질 않아요.


다신 삼계탕을 못만들것 같아요.. 




어쨋든 속에다 찹쌀을 집어넣어야 하는데... 찹쌀................!!!!!!!!!!!!!!!!!!



마트에서 사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라요 


그래서 건강식이니까 집에있는 흑미+현미를 불러서 넣기로 해요. 



역시 나는 순발력이 쩌는것 같아요 ^^



그리고 마늘 + 대추를 똥꼬입구에 코르크 마게처럼 쑤셔넣어요 



닭의 다리를 X자로 꼬아 묶어주니 뭔가 그럴싸한거같아요.



남치니에게 집으로 오라고 전화를 걸어요.


그리고 전기 밥통에 넣고 만능찜 버튼을 눌러요.


이제 50분동안 룰루랄라 티비보는일만 남았어요.


밥통은 지가 알아서 부글부글부글 칙칙칙칙 소리를 내며 삼계탕을 만들고있어요 


우와 세상참 편한거같아요. 여자라서 햄볶아요 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갑자기 밥솥 추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더니 미친듯이 검은물을 토해내요...........


검은물? 벽과 밥솥 주변의 식기들에 검은물이 튀기시작해요.. 천장에도 튀어요.. 


아니 이건 모다? 


검은물을 토하는 기세가 약해지기 시작하고 조리가 끝났어요.


그리고 밥통을 열어봤는데?


어?? 나는 분명 그냥 생닭을 넣었는데 오골계가 되어 있어요.


이건 내가 생각한 비주얼이 아니예요...


뭐랄까... 악마의 음식같았어요... 


흑미는 참 무서운 곡식인거 같아요^^  


밥통앞에서 망연자실해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려요..


남치니도 내색은 안하지만 집안꼴에 놀란눈치였어요.


그로나 우리는 맛있게 삼계탕을 먹었어요. 


남치니는 표정은 이상한데 맛있다고 말해요. 


역시 나는 요리의 여왕인것같아요 






사랑으로 삼계탕 다먹은건 자랑^^


천장 닦느라 3시간 걸레질한건 안자랑^^



어쨋든 전기밥솥으론 삼계탕 하지마세요


씻어서 밥했는데 밥에서 닭냄새가 나요 ㅋㅋ




그리고 일인자는 요즘 한끼에 밥을 네공기씩 먹어요 점보카레 먹을 연습한데요.

추석지나고 도전하러 가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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