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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없음)인류멸망, 2012년 12월 21일
게시물ID : panic_194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초코맛소주☆
추천 : 7
조회수 : 8943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1/09/11 17:45:45
오늘은 여기까지 올리겠습니다^^
편안한 추석되시고 언제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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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0일



"다녀왔습니다~"

늦은 밤, 여느 고등학생들과 같이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민호는 컴퓨터의 전원을 켰다.

그러나 다른때처럼 게임을 하기위해서나, 인터넷 서핑을 하기 위해서는 아니였다. 학원에서 친구에게 들은,

2012년 12월 21일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 때문이였다.

"2012년 12월 21일 지구멸망"

민호가 검색어를 올리자,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의 검색결과가 나왔다. 그는 가장 위에 올라온 게시물을 클

릭해서 읽어보았다.

- Q .2012년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게 사실인가요?

"하하하.. 멸망은.. 지랄"

민호는 유치한 질문내용에 욕설을 내뱉으며 답변을 읽어보았다. 그러나 답변은 충격적이였다.

마야인의 예언이다, 성경에 적혀있다 등등.. 그는 믿을 수 없는 이 사실에 다른 게시물도 뒤져보았지만 전

부 똑같은 내용의 답변뿐이였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믿을 만한 증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운석이라도 떨어지는 줄 알았더니.. 결국 뜬소문이였잖아.."

결국 속았다는 느낌밖에 남지 않은 민호는 컴퓨터를 종료시키고 잠을 자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침대 위에 누워서 생각해보니, 자신은 2012년인 2년 후에 고 3이였다. 멸망이고 뭐고 간에 일단 공부만 해

야 하는 나이였던 것이다.

'근데.. 진짜 멸망하면 억울해서 어떡하지? 난 아직 여자친구도 사겨본 적 없고 결국 공부만 하다 죽는 셈

이잖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민호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2011년 12월 21일



눈이 펑펑 내리는 12월 21일, 유독 거리가 소란스러웠다. 해가 진지 꽤 됐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웅성거

리며 동그라미 형태로 뭉쳐있었다. 마침 학원에 가던 민호는 지나가다 말고 고개를 기웃거리며 인파 속에 

파묻히기 시작했다. 간신히 뚫고 앞자리를 차지한 그의 앞에는, 검은통을 들고있는 어떤 남자가 눈을 감고 

큰 소리로 소리치고있었다.

"여러분! 이제 멸망의 날은 정확하게 1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하나님께선 심판을 약속하셨고, 이제 그 날

은 곧 현실이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구원을 받고 싶다면 회계하십시오! 어떤 종교를 믿든지, 어떤 신을 

믿든지 상관없습니다!! 다만 회계하십시오! 자신의 죄를 조금이라도 뉘우치고 욕망을 버리십시오!"

남자는 계속해서 이런 종류의 말을 소리치고 있었다.

'뭐야.. 이단인가?'

민호는 괜스레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저런 종류의 사람은 이 세상에 넘치고도 넘쳤다. 심지어 집

까지 찾아와서 특정 종교를 강조하는 이들, 저 사람도 틀림없이 그런 종류일 것이다. 물론 특정 종교를 강

조하는 것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길거리에서 저렇게 소리치는 것이 좋게 보일리가 없었다.

그런데 민호가 다시 학원을 가기 위해 몸을 돌려 몇걸음을 걸은지 채 안되서 였다. 갑자기 사람들의 비명소

리가 들려왔고, 그가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땐, 그 남자가 검은 통에 든 것을 자신의 몸에 전부 뿌리고 라이

터를 켠 뒤였다.

그는 불 속에 타 죽어가면서도 계속해서 외쳤다.

"회계하라! 지금이라도 죄를 뉘우치고 욕망을 버리라!! 회계하라!"

민호는 넋을 놓은 채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2012년 3월 20일



지구멸망설은 이제 세계에 만연하게 퍼져있었다. 관심을 안보이는 것 같던 사람들도 막상 2012년이 되니 겁

이 났던 것일까? 지구멸망설은 2012년이 되자 순식간에 사회를 뒤흔들었다. 뉴스에선 아예 '2012년, 지구

는 멸망하는가?' 라는 코너를 만들어 과학적으로 멸망은 될 일이 없다고 증명하기 바빴고, 신문도 너나 할

것 없이 이름도 들어보지 않은 과학자들의 이론을 내세우며 멸망설의 불가능성에 대한 기사를 내기 바빴다.

무서워진 것은 민호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차츰 멸망설에 대해 증거없는 신뢰를 가지기 시작했다.


*2012년 5월 11일



테러가 발생했다. 2012년 5월 11일, 파리에서 런던으로 출발하던 고속열차, 유로스타가 한 자살테러단체에 

의해 폭파되었고, 타고있던 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2012년 5월 11일~ 6월 30일



-한국, 국회가 탈영한 군인이 던진 수류탄에 의해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지나가던 국회의원 3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 연쇄살인이 발생했다. 범인은 잡히기까지 일주일동안 15명이나 되는 사람을 찔러죽였다. 살인의 이

유는 '지구가 멸망하기전에 해보고 싶은 일이여서'.

-미국, 연이은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주택 2채가 무너졌고, 5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테러단체의 소행이 아니라, 일반 개인의 폭탄테러였다.

-독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통일 이후 계속된 경제침체에 불만을 품은 한 남자가, 총기를 난사

해 동독출신의 사람들 30여명을 총기로 쏴 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

-일본, 멸망의 당위성을 주장하던 종교단체에서 신도들 수십명이 단체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012년 8월 5일



-전세계 범죄율이 60%, 한국의 범죄율이 70% 증가했다.

xx고등학교 3학년 1반, 민호가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말 지구가 멸망할까?"

"야, 지금 하는 꼬라지 봐라. 멸망 안하는게 오히려 억울할 정도다."

"이러다 우리 고등학교에서도 살인 일어나는 거 아니야?"

"그래! oo고등학교에서 살인 일어났다며!"

"참.. 멸망한다니까 해보고 싶은건 다해보는거지 뭐.. 우리도 강간이나 할까?"

"새끼.. 말하는 거 하곤.."

민호는 나쁜 생각을 품고있는 자신의 친구에게 욕지거리를 했지만, 내심 멸망하기 전에 자신도 차라리 저렇

게 죽자는 생각을 품고있었다. 자신이 보기에도, 이런식으로 가면 지구가 멸망하는 것은 식은죽 먹기 같았

다.

'죽기전에.. 승희랑 데이트나 해봤으면..'

그는 씁쓸하게 자신이 마음에 둔 여학생을 생각했다.


*2012년 9월 22일



-전세계 범죄율이 5배 가까이 치솟았다. 일년 사이에 테러나 살인의 범죄로 사망한 인구는 이제 5만명을 넘

어서고 있었다.

-한국의 성범죄율이 10배 이상 늘었지만, 치안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었다. 문을 닫거나 통합되는 경찰서가 

점점 늘어났다.

'이제 예언된 멸망의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민호는 요즘 그 생각 뿐이였다. 게다가 정부에선 늘어가는 범죄율때문에 전국의 모든 학교에 임시 휴교령

을 발포했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었다.

그는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장보러 나간 부모님을 기다렸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부모님이 아니라 차가운 주검이였다.

2012년 9월 22일, 민호의 부모님은 미쳐날뛰는 살인마에게 목숨을 잃었다.


*2012년 9월 25일



민호의 부모님은 화장되어 한강에 뿌려졌다. 사회가 큰 혼란에 빠진 탓에 장례식을 제대로 할 수는 없었

고, 민호의 부모님도 다른 사망자처럼 임시 화장터에서 두 통의 뼛가루가 되었다.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사회였다. 이것은 한국 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던 나라들이 오히려 심했다. 잇따른 내전과 테러단체의 공격, 정부의 강경대응.

무슨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2012년 12월 21일, 사람들은 단지 멸망이라는 공포로 미쳐가고 있었다.


*2012년 12월 17일



-계속된 내전과 테러로 인해 서양 도시의 절반이상이 무너졌다.

-사회적 혼란으로 한국에서 수능이 무기한 미루어졌다.

민호는 칼을 들고 집을 빠져나왔다.

물론 사람을 죽여본 적은 없다. 그러나 멸망은 다가오고 있었다.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모르지만, 어쨌든

4일 후면 지구는 멸망하는 것이고, 자신만 억울하게 아무것도 못한채 죽을 순 없었다.

이미 거리는 황량했다. 아직 해가 지기 전이였지만, 아무도 거리를 걷지 않았다. 이제 사람들은 서로를 불

신하는 것을 당연시 여겼고, 민호 역시 그럴 생각이였다. 자신의 부모님도 안전할 것이라 믿었던 세상에게 

죽임을 당했으니까.

그가 걷고 걸어 도착한 곳은 승희의 집이였다. 그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승희의 집인 5층에서 내린 뒤, 복도

의 창문을 통해 조심 조심 걸어갔다.

어차피 스토커나 마찬가지였던 자신에게 문을 열어줄리는 없으니까.

잠시 후, 창문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허공을 갈랐지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2012년 12월 20일, 지구 멸망 예언 하루전



-자살자가 속출했다.

민호는 실신한 승희의 머리채를 잡아 올려 바라보았다. 3~4일동안 자는시간과 먹는시간을 제외하고, 그는 

자신의 욕정을 채우는 데에만 전념했다.

4일 전, 그는 창문을 깨고 들어온 후, 식탁에서 함께 기도하고 있던 승희의 가족들을 차례로 살해했다.

그 점에 대해선 민호 자신도 꽤나 놀란 점이였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그렇게 살인을 쉽게 저지를 수 있

었는지는 자신도 의문이였다. 그러나 인간이 극한 상황에 처하면 미친다는 말이 맞다고 증명하듯, 민호는 

손쉽게 승희 부모님을 죽이고 승희를 겁탈했다.

4일동안 그는 지구가 멸망하던 말던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욕정을 채웠다.

"이제.. 지구따위 멸망하든 말든 상관없어"

민호가 씨익 웃으며 중얼거렸다. 어느새 시간은 밤 11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는 찬 물을 승희에게 끼얹

어 정신을 차리게 만들었다. 

"야, 지구가 멸망하기까진 이제 하루도 채 안남았어. 어때? 즐거웠지?"

"..쓰레기 새끼.."

승희가 민호를 노려보며 뿌드득 하고 이를 갈았다. 하지만 민호는 아랑곳 않고 다시금 승희를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지구가 멸망하기 하루전, 민호가 저지르는 것과 같은 범죄가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2012년 12월 21일, 지구 멸망의 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승희가 혀를 깨물고 자살한 것을 빼고, 지구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

았다. 아침에도, 오후에도, 그리고 밤이 되어서도.

민호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승희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검붉은 피가 입술과 엉겨붙은채, 자신이 누워 자던 

쪽을 원망스런 눈빛으로 노려보는 그녀의 시신을.

그는 이를 갈며 나오지도 않을 tv를 켰다. 그런데.. tv가 나왔다. 전기가 끊긴지 오래일텐데 tv가 나왔고, 

tv에는 귀가 뾰족하고 눈이 큰 사람이 연설을 준비하는 것 처럼 보였다.

30분 정도 지나자, 그 사람이 연설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민호는 그 연설을 들은 후 곧바로 자살했다. 그 사람의 연설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한국인 여러분, 믿기 힘드시겠지만 이곳은 예전 당신들의 국회이며, 저는 마야인입니다. 정확히는, 한국

에 지금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파견된 마야인이지요. 저 말고도 지금 전세계에서는 마야인들이 설명을 하

고 있을 겁니다.

여러분, 저희가 어떻게 숨어지내왔으며,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는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저희가 설명

할 것은 하나뿐입니다.

오만한 인간들이여, 저희는 2012년 12월 21일에 지구가 멸망한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단지 인류가 멸망한

다고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인류멸망을 멋대로 지구멸망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게다가 저희의 예언은 빗나갔습니다. 2012년 12월 21일이 되었으나 인류가 멸망하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여러분, 여러분만이 아닌 전세계의 모든 인간들은 스스로 멸망을 자초했습니다. 근거없는 공포로 마

음속의 죄악을 표출한 것이지요. 

결국 당신들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멸망시킨 것입니다. 당신들은 아이러니 하게도, 멸망을 알고도 멸망을 만

든 것이지요.

하지만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인류가 멸망해도 지구는 온전할 것이니까요.

현재 살아있는 인구가 몇이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만히 나둬도 당신들은 스스로가 죽을 것입니다. 저희

는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도덕이라는 감옥속에 꼭꼭 숨겨둔 인간의 내면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기 때문입니다." 
































출처



웃대 - 야생호랑이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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