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아이에게는 두 명의 부모가 있다. 엄마와 아빠.
그 두 명의 부모 또한 각자의 부모가 있으니
한 아이에게는 일반적으로 6명의 어른들이 가족을 이룬다.
또한 그 아이들 중에는 형이나 누나, 또는 동생과 같은 형제자매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한 아이에게는 최소 10명 이상의 가족이 동반된다.
만일 그 아이의 부모들에게도 하나 또는 둘 이상의 형제가 있다면
삼촌네, 고모네, 이모네 등의 명칭으로 서너 명의 사람이 가족이 포함된다.
현대가 아무리 핵가족화되고, 1인 가구가 많아지고,
결혼을 하지 않아 아이들이 줄어들었다 해도,
어찌 되었건 우리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집단을 친족이라고 부른다.
그게 법적인 용어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최소한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 둘러쌓여서 양육되고, 성장하며, 교육받고, 하나의 사회 구성원이 된다.
300 여명.
지금까지 시신을 찾지 못했거나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를 포함한 사망자 숫자이다.
그 가운데 고등학생이 250여명.
250여명에게는 각각 위와 같은 10명 가까운 사람이 가족들이 있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2500명이다.
희생자 전체 수로 계산하면 3000여명.
지금 대한민국의 3000여명이 가족을 잃었다.
누군가에게는 형, 누나이거나,
누군가에게는 큰 손주, 막내 손녀였으며,
누군가에게는 사촌누나, 사촌형으로,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아들이거나 딸이었던 이들이
가라앉은 배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이들에게 가벼운 위로를 전하지 말라.
묵묵히 그 울음을 받아다오.
그리고 함께 울어다오.
함께 분노해다오.
그래야.....
그 가족들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