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토요일 새벽에도 저는 고주망태가 되어 집에 돌아왔습니다. 전 침대에서 이미 곤히 잠들어 있는 사랑스런 아내 옆에 누웠고, 짧게 아내의 볼에 키스를 하고는 곧 잠이 들었지요. 제가 눈을 떴을 때, 침대 맞은 편에는 도사와 같이 차려 입은 남자가 차가운 눈빛으로 서 있었습니다. “누구시죠? 누구신데 남의 방에 함부로 들어와 있는 겁니까?” “여긴 네 방이 아니다. 난 염라대왕이다.” 저는 물론 믿기 힘들다는 눈빛으로 말했습니다. “제가 죽었다고요? 그럴 리 없어요. 난 아직 할 일이 많다구요. 가족한테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했다고요. 절빨리 돌려보내 주세요.” 염라대왕이 대답했습니다.. “넌 이미 죽었다. 환생할 수는 있지만, 내 행적을 보니 개나 암탉으로 밖에 안 되겠구나.” 대답은 절망적이었지만, 전 집 근처에 양계장이 있다는 걸 생각해 내고는 암닭으로 환생하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번쩍하더니, 몸은 이미 깃털로 덮혀있었고, 전 마당에서 먹이를 찾으러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음. 닭으로 사는 게 그렇게 나쁜 것 같지는 않아!” 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는데, 갑자기 뱃 속에서 무언가가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지요.. 이 때, 옆에서 활기차게 돌아다니던 수탉이 말을 걸어 왔습니다. “새 암탉이로군. 그래 여기 첫날인데, 어떤 것 같아?” “생각보단 괜찮아. 그런데, 왜 아랫배가 점점 터질 것 같은 기분이 들지?”“알을 낳으려는 거로군. 아직 알을 낳아 본 적이 없나?” “아직 한번도.” “그래, 긴장풀고 그냥 낳아봐. 어렵지 않을거야.” 그래서 몇 초 후 더부룩한 느낌이 왔을 때, 숨풍~하고 알을 낳았습니다. 알은 꼬리 뒤쪽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거대한 안도감이 찾아왔고, 처음으로 모성성을 경험한 전 말할 수 없이 뭉클한 감정의 동요를 느꼈지요.. 아.... 곧 이어 두번째로 알을 낳고서는, 그 행복감은 처음의 느낌보다도 훨씬 컸습니다.. 암닭으로 환생하게 된 것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일처럼 느껴졌을 정도였답니다. 기쁨은 계속 밀려왔고, 그가 세번째로 알을 낳으려던 찰나, 머리 뒤통수를 무 언가가 세게 치는 걸 느꼈고,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여보. 침대에다가 똥을 싸 놓으면 어떻게 해!” 물론 뻥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