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머리가 길다. 좀 많이 길다. 일단 성별은 남자가 맞고 종은 로랜드고릴라가 아니라 그냥 사람 맞다. 퇴근하는 중이고 버스안이다. 앞자리에 탄 여자가 내리는데 머리띠? 끈? 엄청 큰 검은나비가 달린 머리끈인데 난 그게 너무 마음에 들었고 그걸 하고싶었다 일단 다시한번 말하지만 나는 머리가 많이 길다 나는 여자가 내리기전에 조심스럽게 '실례합니다' 라고 말하자 여자의 표정이 에일리언을 처음 접한 시고니위버가 되었다 나는 이내 침착하고 '실례가 안된다면 그 머리끈 어디서 샀는지 알 수 있을까요?' 라고 물어봤고 여자는 빌런을 보는 원더우먼의 시선으로 답하길 '저기요 저 그쪽한테 관심 없어요' 라고 말한뒤 굉장히 불쾌한 얼굴로 버스에서 내렸다
외모지상주의가 낳은 결과인가 아니면 내가 좀 더 신중하게 물어봤어야 했나 소주가 땡기는 오후다
출처
어디서 샀는지 정말 알고싶다
내가 그런거 고른다고 못된고양이나 뭐 그런데 들어가면
남성용 물건은 없습니다 하는데 아니 난 진짜 머리끈
고르러 간건데 나도 막 큰나비 머리끈 하고싶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