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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써봐요ㅜㅜ
게시물ID : freeboard_19551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berobbero
추천 : 2
조회수 : 235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21/03/02 13:40:44
15년 쯤 된 작은 아파트 상가에 작년 2월 말에 카페를 개업했습니다.

초등학교와 아파트 중간에 있는 상가여서, 아이들이 등교하고 어머니들이 수다를 떨러오는 그런 카페이고, 테이블 수도 4개에 야외에 하나가 있는 작은 규모입니다.

들어오기 전에도 카페였고, 시장조사를 해 본 결과 혼자서 운영한다면 직장인들보다 조금 더 가져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종업원을 안 쓰는 대신 재료비를 더 투자했습니다. 덕분에 커피가 맛있는 집으로 주위에는 소문도 났고 하루 11시간 씩 혼자 일해 나쁘지 않은 수입을 딱 3달 올렸습니다.

그리고 긴 장마와 코로나로 아이들 등교가 막히고, 매출은 급감했고 8월 2차 대유행이 시작하면서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그 이후 오늘까지 매출은 더 떨어졌고 더 큰 적자를 쌓아가며 어떻게든 오늘까지 버텨왔네요.

정말 힘들었던건 12월과 1월이었습니다. 2.5단계가 연장되는 가운데, 바로 10미터 옆에 카페가 들어오더군요. 자유경제시장에서 못 들어올 이유는 없지만 그 가게를 낸 사람이 저희가게 단골이자 근처 아파트 주민이었습니다. 평소 자주 오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자신도 카페를 하고 싶다고 하면서 이런저런 정보를 챙기더니, 제일 어려운 시기에 옆에 가게를 차리더군요. 게다가 부자라서 2.5단계 시국에도 종업원을 두 명씩 쓰면서...제가 이 상권이 크지 않아서 혼자 해서 조금씩 버는 것도 말해주고,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더 없어 힘들다는 걸 매일같이 와서 보고, 제가 망해가는 것 같으니 옆에 카페를 차린 겁니다...하...진짜 배신감과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제가 어려운 걸 틈따서 자긴 버틸 재력이 되니, 바로 옆에 카페를 차린 겁니다...정만 12월 1월은 어떻게 죽어야 할까 그 생각만 머리에 맴돌던 시기였는데, 등을 떠밀어주더군요..

그나마 단골들이 꾸준히 와주시고 격려도 해주셔서 지금까지 버텼습니다. 개학도 하고, 백신도 맞으면 좋아지겠지라는 희망시 조금 생겼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저 옆집 사장이 지나갈 때마다 화가나는 건 사라지지 않네요...

그냥 답답해서 쓴 글이었습니다.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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