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심심풀이로 랜덤채팅 많이 했었는데 그 때는 멋있는척 한다고 진지한척(하지만 낄낄대며) 적어봤던 것들입니다. 재미삼아 적었던거라서 사실 별 내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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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바다로 가듯
너에게로 갈 수 있다면
구름처럼 떠다니는 내 마음
한줄기 비처럼 놓아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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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이 어딨더라
하루종일 기다렸을 너를
나는 이제야 찾는다
그렇게 신고 잊은듯 또 하루를 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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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그것은 리바이스
바닥에 짓이겨지고
실밥이 뜯겨도
찢어진 틈 사이로 무릎을 내밀어
힘차게 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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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해보세요
입안을 들여다보듯
각자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다면
충치 같은 상처도 줄어들텐데
보이는건 미소짓는 하얀 앞니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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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역에서 내려 걸으면
늘 다른 사람들이 같은 모습으로 취해있다
난 그들에게 생소한 모습으로 익숙한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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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똥을 누다가
못 참겠다는 듯이
헤어지자 했다
맛있게 드세요 종업원의 빈말처럼
사랑한다고 말할 수는 없어서
사랑 못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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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가 잘난척한다
가진게 많아 웅웅거린다
하릴없이 열었다 닫고 돌아서는데
여전히 들리는 웅웅거림이
어쩐지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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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를 더럽게 키워놓고
돼지는 더럽다 하는게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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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처럼 단단하고 여린 내 마음은
해주고픈 말 한마디 한마디를
파도처럼 썼다가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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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다른 남자와 웃을 때
전자렌지 속 바퀴벌레 같은 내 자존심은
마이크로웨이브처럼 고통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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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라
전신주처럼 걸려있는 너의 인생을 따라
피복 속에 흐르는 알량한 전기를 사랑이라 믿으며
그렇게 가라
우두커니 서있는 타버린 나무 따위
가볍게 넘어가는 고압전선처럼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