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2년동안 놀다가 현재 회사에 신입으로 들어간지 2주된 사람입니다.
프로그램은 대학생 때 보통 공식을 구현하는 정도만 사용해서
자바는 아예 모른다고 봐야하고, C를 사실상 기초어법정도만 알고 용어들도 잘 모르는 상태로 들어갔습니다.
회사가 아마도 차량네트워크 보안, 해킹쪽으로 가려는 것 같은데
(회사를 차린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전 사장님께서 짜주신 커리큘럼대로 TCP/IP 책을 사서 소켓네트워크부터 공부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회사사장님께서는 제가 어느정도 아는 줄 알고 넣으신 것 같은데
아마 학생입장에서의 안다와 회사입장에서의 안다 가 의견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가 구인했던 게 C(차량네트워크)와 자바(웹, 어플) 2가지였는데
일단 제가 지원할 때 C로 넣어서 그쪽으로 배직되긴 했는데...
사장님께서 그냥 과제 내준거 처리하는 것과 제가 질문하는 수준, 어려워하는 수준을 보시곤
C나 자바나 큰 차이 없을 것 같다고 느끼셨는지
만약 제가 자바쪽으로 가길 원한다면 지금 말하라고 ,
아직 자바쪽 사람 안 구해졌으니 거기로 가길 원하면 구직하는 사람을 바꾸겠다고 말씀해주시네요.
2주밖에 안 된 신입이 이런 고민하는 게 웃기실 수도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정말 고민이 많이 됩니다.
뭐랄까.... 앞으로 내가 이걸로 먹고 살아가야한다는 생각? 지금 이 선택이 앞으로 내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느낌?
그런 느낌이 많이 들어요.
학부생 때 도서관에서 자바책 빌려서 1,2주 독학하다가
'에라이 학교에서 자바 쓰지도 않는데 독학해서 뭐해! 수업공부나 더 해야지' 했던게 이렇게 후회스러울 수가 없네요.
어쨌든 C쪽으로 가게 되면 C 50%, 자바 30%, 그리고 파이썬이나 MFC 등등을 하게 될 것이고,
(아마 차량네트워크쪽 해킹으로 계속 갈 것 같네요.)
자바쪽으로 가게 되면 자바 50%, 안드로이드 30%, 그리고 기타 등등을 하게 될 거라고 합니다.
(이쪽 역시 차량네트워크쪽도 하면서, 어플 리버싱해서 이것저것 할 거라고 하시네요.)
지금 고민하는 건..... 제가 진짜로 원하는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겁니다.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것....
단순히 해야하니까... 시키니까... 시간외 업무도 그냥 시간에 쫓기니까 해야한다는 것보다
뭔가 제가 원해서 하고 싶은데.... 그걸 잘 모르겠어요.
일단 제가 원하는 건 '눈에 띄는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눈에 띄는 결과물이라는게 거창한 게 아니라... 정말 그냥 제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런 걸 뜻합니다.
예를 들면 C나 MATLAB을 이용해서 뭔가 공식을 돌려본 것보다,
오토핫키를 이용해서 디아블로 마법사 매크로를 만들었던 게 훨씬 더 쉬웠지만 더 열정을 갖고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나마 C로 가장 거창하게 코딩한게 레나이미지에 필터링하는 거였는데, 이걸 마무리 지었을 때는
그냥 '아~ 버그없이 끝났다~'라고 생각했던 반면,
(그래도 이건 이미지가 바뀌는게 눈에 보이니까 그나마 나았습니다... 책에 있는 연습문제들은 진짜 하라니까 한다였거든요.)
게임매크로 만들 때는 '좀 더 깔끔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반응속도가 좀 더 좋을 순 없을까? '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스스로 원해서 이것저것 찾아봤거든요.
지금 글쓰면서 생각해보니 '눈에 띄는 결과물'이 있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게임'에 관련이 되어서인지 헷갈리긴 하네요.
아마 그냥 컴퓨터든 모바일로든 실행파일을 클릭해서 그냥 윈도우 창에 이미지를 띄운다거나 하는 코드를 알게 된다면
'우와~ 이런 것도 되다니 이걸 좀 바꿔보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제가 1차 목표는 1인 개발이에요. 게임쪽이면 더 좋고요.
최종적으로 이쪽으로 일하겠다던가 하는 것보다는 일단 공부하는 용도로 만들 생각이라서
거창하게 썼지만 그냥 같은 그림 맞추기라던가 퍼즐이라던가 캐쥬얼의 극치를 달리는 그런 걸로 생각 중입니다.
윈도우 콘솔 띄워놓고 글자 띄워놓는 거 말고요.. ㅠ
뭐라고 해야하지... 이런 목표가 있고, 눈에 띄는 결과물이 있다면 제가 열정을 가지고 공부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고민하는게... 자바와 안드로이드쪽이 더 낫지 않을까 싶긴 해요.
제가 잘 모르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거겠지만... C라고 하면 그냥 프로그램 돌리거나 결과물도 윈도우 콘솔창인 느낌이고,
(UI? 로 프로그램화 시킬 수 있는 것 같긴한데... 사실 전혀 몰라요....
학교에서도 당시에 일단 공식만 돌려보면 되니까 필요없는 부분이라고 해서 저도 신경을 안 썼습니다.)
자바나 안드로이드는 뭐랄까... 어플을 만들어서 클릭 해보면 뭔가 다른 창도 뜬다거나 다른 리액션이 나오는 등
일단 제가 뭔가 눈으로 볼 수 있는게 좀 차이가 있지 않나 싶어서요.
그리고... 다른 회사로 이직?할 때도 좀 고민입니다.
자바는 수요가 많은 대신 공급도 많아서 대접을 별로 못 받는다고 하시고,
C는 수요가 적은 대신, 공급자도 별로 없고 지식의 깊이도 더 요구해서 계속 해먹을 수 있을 거라고 말씀은 해주셨는데..
(근데.. 구인 하실 때 C보다 자바쪽 연봉을 더 높게 입력하셨더라고요. 왜지....?)
현재 회사가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게 있어서 회사가 1,2년정도는 괜찮을 것 같긴 한데
만약 제가 다른 회사로 빠르게 이직을 하게 된다면 반년에서 1년, 혹은 2년정도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물론 이직 안 하고 계속 회사를 다닐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회사가 신생 회사기도 하고, 사장님께서 이것저것 사업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회사 사정이 별로 안 좋아서 이 회사에 집중 하신다고 언뜻 말씀을 해주시긴 했는데 이걸 바꿔서 이야기하면....
지금 다니는 회사가 별로 안 좋아진다면....? 이런 생각을 지우기가 많이 힘드네요.
일단 다른 회사들 구인하는 거 보면 거의 다 자바쪽이기도 하고, 요즘에 지원할 때 코딩테스트 보는데 애초에 C가 없더라고요 ;
테스트 문제들 보니까 책에 있는 실전문제들 수준이어서 C가 있었다면 좀 고민하면 풀 수 있을 것 같은 문제들이었는데도
코드 한줄을 작성을 못 해서 3시간동안 내가 이럴려고 공부해서 여기 왔나... 자괴감만 느끼다가 나오기도 했어요.
그래서 만약 이직을 빠르게 하게 된다면 자바쪽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긴 하는데,
이력서에 써낼 때라든지 10년 후쯤 계속해서 보안쪽으로 가게 된다든지 하면 C가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C는 그래도 10년 후에도 좀 일자리가 있을 것 같긴 한데, 자바쪽은 파이썬 등으로 대체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해서...
물론 C가 돈을 훨씬 더 많이 받는다면 그냥 C로 확정지어서 나가겠지만요.
글이 너무 두서가 없이 너무 길어졌네요..
원래는 질문글도 20~30분 정도면 쓸 줄 알았는데 3시간이나 걸릴 줄이야....
사장님께서 어제 말씀 하시고 오늘까지 답장 달라고 하셔서
그동안 생각해오던 것들을 밤새 고민하다가 정리도 채 못 하고 글을 썼더니....
초년생이 너무 미래까지 내다보고 고민하는게 아닌가 싶지만,
멘토는 물론이고 고민을 털어놓을 주변사람들도 없어서 장황하게 글을 썼습니다.
요약하자면...
눈에띄는 결과물이 있어야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제가
현재를 생각하고 어플이라던가를 만들어서 눈에 띄는 결과물을 얻을 수도 있고, 많은 회사들이 구인하는 자바쪽으로 나갈지,
아니면 10년 후정도를 내다보고 좀 더 전문가적인 느낌이 나고 돈을 더 많이 준다거나 할 것 같은 느낌이 나는 C쪽으로 나갈지
또 공부방법이나 이런 것들은 어떻게 해야될지
정도로 요약이 되는 것 같네요.
만약 C가 자바보다 더 전망이 좋고, 자바로 어플개발이라던지 이런게 어렵지 않은 수준이라면
지금 회사에서는 C로 일단 밀고 나가고 다니면서 자바를 독학 한다던지
아니면 회사를 관두고 이직 준비할 때 자바학원을 다닌다던지 하는 방법도 생각을 하고는 있습니다.
(그만큼 시간이 낭비가 되겠지만요.)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