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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바둑史 1-5 (브금)
게시물ID :
sports_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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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rlfl
★
추천 :
55
조회수 :
405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1/09/08 20:12:02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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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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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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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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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이 세계 최강이다. 결승은 나와 조훈현의 무대가 될 것이다." 4강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후지사와 9단은 그렇게 말했다. 조훈현의 일본 유학시절 그의 실력을 직접 향상시켜준 후지사와 9단. 일본내 프로기사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독설을 내뿜던 그였지만 조훈현과의 첫 만남 이후로 계속 이어지는 조훈현 사랑은 멈출 줄 몰랐다. 후지쯔배의 1차전 탈락 이라는 불명예. 그런 조훈현을 세계 최강이라고 주장하는 프로기사는 오직 후지사와 뿐이었다. 4강에 오른 인물중 세간의 지지를 받고 있던건 당연코 중국의 영웅 네 웨이핑 9단. 모두의 예측을 거부하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던 후지사와 9단의 예측은 반만 맞았다. 조훈현은 모두의 예상을 깨버리고 린 하이펑 9단을 격침한 채 결승에 진출했다. 다른 한쪽은 모두의 예상대로 네 웨이핑 9단이 후지사와 9단에게 승리를 거두며 결승으로 향했다. 중국측이 개최한 세계 대회.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세계 최초의 세계 프로 기전이어야 했다. 그러나 일본은 최초의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몇달 앞서 후지쯔 배를 개최한 것이다. 기분이 상한 중국. 어쨌든 자국이 주최한 대회였다. 그들의 계획에선 최고의 시나리오는 중국과 일본의 결승. 그리고 승리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바둑 후진국. 무시했던 나라에서 결승 상대가 올라오니 김이 빠진 상태. 더이상의 이변은 없어야 한다. 승리를 향한 억지스런 중국의 열망은 주최국으로써 추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결승 5번기 승부를 전부 중국에서 진행. 그들의 계략이었다. 한국측도 더이상 물러만 설 수 없는 상황. 결승전 보이콧 까지 불사하며 항의를 했고 중국은 짐칫 물러서는척 한발 물러섰다. 중국에서 3판. 제 3국에서 2판. 어의없는 중재안 이었지만 세계 바둑 무대에선 초라한 한국이었기 때문에 더이상 어쩔 도리가 없었다. 1989년 4월 25일. 중국 항주 결승 1국. "백이야. 절대 져선 안된다." 덤의 룰이 컸던 응씨배에서 백은 상당히 유리했다. 선승의 기회. 특유의 빠른 행마로 상대의 빈곳을 찌르는 조훈현. 상대 또한 중국이 낳은 영웅. 조훈현의 도발에 침착히 대응하며 균형을 유지하는 네 웨이핑. 실로 절대 고수의 대결이라 할 만 했다. 그러나 승기는 이미 조훈현에게 있었다. 네 웨이핑은 지병으로 인해 이미 체력이 고갈된 상태. 차분하게 국면을 운영한 조훈현은 1국에서 3집을 남기며 승리를 거뒀다. 중요한 1승이었다. 승자는 여유가 생겼고 패자에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조훈현은 모처럼 기분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반대로 이를 가는 네 웨이핑9단은 방에서 나오질 않는다. 패배를 곱씹으며 나아갈 곳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4월 28일. 제 2국. 반대로 백을 진 네 웨이핑 9단은 예상보다 침착했다. 덤이 많아 유리한 백의 이점을 충분히 지켜가며 판을 짜마추자 오히려 조훈현이 조급해 졌다. 어찌보면 예상할 수 있었던 결과. 끝내 유리함을 지켜낸 네 웨이핑 9단이 스코어를 1:1 동률로 마춰놨다. 5월 2일. 중국 절강성. 제 3국. 조훈현의 백. 이미 알고 있듯 절대로 놓쳐선 안된다. 너무 뻔한 사실에 오히려 긴장한 탓일까. 백을 잡고도 판은 점점 불리해져만 간다. 조훈현의 뇌리에 일순 불안함이 감돌았다. 세계 최강이라는 일본을 격침시킬 중국의 유일한 무기. 네 웨이핑 9단. 상대의 이름은 허명이 아니었다. 어느새 마지막 착수가 끝나고 결과는 조훈현의 석집 패. 티비로 지켜보던 온 중국인들은 지진이 난듯 함성을 질렀다. 그리고 한국에서 승전보를 기다리던 국민들은 조용히 티비를 껏다. 1승 2패. 더구나 상대는 유리한 백. 조국의 언론은 이미 패배를 인정하듯 조훈현에게서 관심을 돌렸다. 중국측은 확실한 승리를 할 수 있는 모든 술수를 다 부렸다. 조훈현을 위해 함께 전진으로 떠나기로 했던 응원 군들. 다섯명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주최측의 농간으로 조훈현과 단장 윤기현9단 단 둘이서 적진으로 향했다. 9월 2일. 싱가포르. 제 4국. 조훈현의 흑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조훈현은 패했던 2국의 진형을 다시 사용한다. 그런 조훈현을 바라보던 네 웨이핑은 우습다는 듯이 2국과 똑같은 형태로 진행했다. "저...저런..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지켜보던 윤기현 단장은 입술이 바짝 타들어 갔지만 그런 심정을 모르는지 조훈현은 그때처럼 수순을 밟고 있었다. 그리고 15수. 드디어 조훈현의 새로운 수가 나왔다. 네 웨이핑은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고민없이 침착하게 응수한다. 바둑판 위는 흑, 백 돌들로 채워지고 별다른 수가 없이 끝날것 같던 때. 이 무슨 장난인가. 침착하기로 유명한 네 웨이핑이 마지막 단계에서 실수를 범한다. 놓칠 수 없는 승기. 조훈현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인다. 이제 남은 것은 진행 될 수순대로 차분히 마무리를 하는 것. 결과는 조훈현의 한집 승리. 윤기현 단장은 함성을 질렀고...네 웨이핑의 아내는 눈물을 흘렸다. 9월 5일. 최종전. 대회가 시작된지 어느새 1년이 지난 시간. 4국에서 승리했지만 윤기현의 표정은 어둡다. 4국의 피로가 그만큼 컸던가. 조훈현은 몸살로 쓰러진채 이틀동안을 침대에서 누워 있어야 했다. 초췌한 얼굴로 조훈현이 대국장에 들어선다. 최종전인 만큼 새롭게 흑과 백을 정해야 했다. 네 웨이핑이 한운큼 돌을 잡자 조훈현은 짝을 외쳤다. 그러나 수는 홀. 네 웨이핑은 주저않고 백돌을 잡았다. 가뜩이나 불안한 윤기현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순간이었다. 핏기 없는 얼굴로 조훈현은 흑돌을 집었다.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2차전. 그리고 4차전에서 사용한 진형. 그 수순을 또다시 사용할 줄이야. 네 웨이핑의 심기가 불편해 졌다. 먼저 변화를 시도한다. 네 웨이핑은 중앙을 공략. 조훈현은 집중적으로 외각을 공략했다. 커다랗게 생겨나는 네 웨이핑의 진형. 점점 불리한듯 한 조훈현은 승부수를 둔다. 네 웨이핑의 진형 한가운데 돌을 두었다. 응수가 곤란한 네 웨이핑 외각으로 탈출 하려는 조훈현. 그걸 막아야 하는 네 웨이핑. 긴 탈출의 끝에 조훈현은 생명줄을 잡는다. 대마를 살려내자 오히려 곤란해진것은 네 웨이핑. 네 웨이핑으로선 이제 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을 적게 쓴 네 웨이핑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거의 없는 조훈현을 상대로 무리하게 공격해 들어갔다. 그러나 조훈현이 누구던가. 어릴적 부터 후지사와의 손목에 끌려가며 다져진 속기파. 빠르게 네 웨이핑의 수를 응전하던 조훈현은 오히려 정확한 수읽기로 네 웨이핑의 대마를 잡아 버린다. 145수. 더이상 승패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 네 웨이핑은 돌을 던진다. 한국의 황제. 그리고 그는 세계 최고가 되었다. 그의 마지막 대 역전극을 믿지 않던 대한민국은 그의 귀환을 성대히 환영한다. 끝날 줄 모르는 축제 분위기. 그를 열렬히 환영하던 사람들에게서 겨우 빠져나와 집으로 향했다. "고생 했지요" 지친 그의 발길을 그의 아내가 반겨주었다. 처절한 사투끝에 찾아온 평화. 싱긋 웃음을 보인 조훈현에게 이창호가 꾸벅 인사를 한다. 좀처럼 자신의 속내를 표현할 줄 모르는 이창호. 스승의 역사적인 승리앞에 감동한 이창호는 단지 인사를 할 뿐이었다. 오히려 그런 이창호의 마음을 잘 아는 조훈현은 그 옛날 자신을 바라보던 세고에의 눈빛으로 이창호를 바라본다. 조남철. 그리고 김인 에게서 이어져 온 한국 바둑의 황좌를 세계 최고로 우뚝서게 만든 조훈현의 오른손. 그 손길을 뻗어 이창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리고 나즈막하게 말한 한마디는 또렷히 이창호에게 전해졌다. "창호야. 이젠 네가 해줘야 한다" 재미있는 바둑史. 조훈현 편 끝. 참고-
www.chohunhyun.com
(조훈현 홈페이지) ps. 바둑 삼국지 재미 있습니다. 무지 재밌어요. 추천 합니다. 꼭 보세요. 두번 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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