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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장편,브금,재탕] 오타 ( VI )
게시물ID : panic_194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1
조회수 : 205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9/11 10:58:09
미영은 떨리는 손을 키보드 위에 올려놓은 채, 메시지를 입력하고 있다는 대화창의 글귀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괴롭고, 무서운 날이었다. 하루종일 '죽어'라는 말에 시달렸고, 재수없게 회사에서는 사장에게까지 혼이 났다. 거기다 남자친구의 자살 소식을 들었고, 그의 형이 복수를 하겠다며 자신을 습격하기도 했다. 너무 놀라서 이젠 어떤 일이 생겨도 놀랍지 않을 거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런 미영에게 또 한 번 두려움이 찾아오고 있었다. [김형석(죽어)님이 메시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초조하게 메시지를 기다렸지만 좀처럼 대화창에 글이 입력되지 않고 있었다. ‘혹시, 메신저에 오류라도 난 건가? 사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을 리가 없잖아.’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일이 분명했다. 분명히 괴한은 미영의 컴퓨터를 이용해서 괴 메일과 쪽지를 보낸 것이었다. 그리고 미영이 귀가했을 때는 베란다에 숨어 있었다. 무선신호가 안 잡히기 때문에 노트북이 있어도 베란다에서 컴퓨터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미영이 메신저로 대화했던 사람은 괴한이 아니라는 얘기가 된 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 볼 수가 있게 된다. 공범인 다른 사람이거나, 아니면 남자친구인 ‘형석’ 본인이거나. [김형석(죽어)님이 메시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입력 중이라는 표시뿐이다. 미영은 애 써 메신저의 오류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뚫어지게 모니터를 쳐다보던 미영이 손가락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 유미영(힘들다...)님의 말 : ㅇ머래댜ㅓ랴ㅐ뫵뢪도려몽랴ㅐ매ㅑ어래ㅓ쟈ㅐㄷ괘몬ㅇ] 알아듣지 못 할 말. 미영은 메신저의 오류라는 자신의 추리를 입증하기 위해 손이 가는 데로 타자를 입력했다. [ 유미영(힘들다...)님의 말 : 메러ㅑ더ㅑㅐㅓ먀ㅐㅓ랴ㅐ머랴ㅐㅓㅔㅁㅈㄷ개ㅑ데잼갸ㅗㅓ래ㅑ어론아] 또 한 번 입력했다. 확인사살이라고 할까. 이번에도 대답이 없으면 미영은 ‘오류’로 확정 짓고 메신저를 끌 생각이었다. 그래서인지 글을 입력하자마자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프로그램 종료’에 커서를 대고 끌 준비를 하는 미영이었다. 그 상태로 시간은 흐르고 미영의 오른 손 검지손가락에도 조금씩 힘이 들어갈 때 쯤,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어 ] 오류인줄 알았던 대화창에 글이 입력되었다. 미영의 몸이 다시금 떨리기 시작한다. “어, 어... 어,, 어...대, 대체 뭐, 뭐야!!!” 심하게 더듬으며 소리를 지르는 미영. 더 이상 차분해지긴 무리였다. [ 유미영(힘들다...)님의 말 : 너,,, 너,,, 대체 누구야!!]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메시지를 입력한다.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어 ] 아까 전과 똑같은 대화였다. 미영의 물음과는 상관없이 남자친구는 그저 ‘죽어’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 유미영(힘들다...)님의 말 : 당신 누구냐고! 당신도 형석이 가족 중 한 명이야? 나한테 복수하려고?] 괴한의 정체가 남자친구의 형이었으니, 다른 가족들이라고 미영에게 앙심을 품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그리고 이미 미영은 그들 중 한 명이 이런 몹쓸 장난을 하는 것이라 결론 짓고 있었다. [ 유미영(힘들다...)님의 말 : 형석이가 저 때문에 자살했다고 생각하시면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저는 본심이 아니었어요. 헤어질 맘이 없었다고요. 이메일로 사과까지 했다고요.] 가족들 중 한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꽤나 공손한 말투였다. 하지만 역시,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어 ] 대답은 동일했다. [ 유미영(힘들다...)님의 말 : 정말 죄송해요. 제발, 제가 잘못했으니까 이제 그만하세요. 제가 싹싹 빌게요. 예? 제발요.]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어 ] 미영은 생각했다. 어차피 이 사람들은 작심하고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니, 오히려 먼저 선수를 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을 말이다. [ 유미영(힘들다...)님의 말 : 제가 그 쪽으로 갈게요. 제가 보시는 앞에서 무릎 꿇고, 주시는 벌 달게 받겠습니다.] 여전히 똑같은 대답이겠거니 생각하며 미영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침대 위에 널 부러져 있는 핸드폰을 집는다. 다시 한 번 IP추적을 의뢰할 생각이었다. 이번에는 같은 집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까처럼 위험한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열려진 베란다 때문인지 미영에게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뚜우우우우, 뚜우우우우우 시각은 어느새 밤 10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경찰들도 피곤할테지. -뚜우우우우, 뚜우우우우우 딸칵, 수화기 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예 사이버 수사대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여보세요? 여보세요? 저기, 여보세요? ...... -여, 보, 세, 요. 장난 전화인가요? ...... -전화 끊습니다. 장난전화는 형사 고발 요인이 되니 주의하세요. 딸칵, ...... 미영은 말이 없었다. 다만 하루 중 가장 크게 뜨지 않았나 싶은 눈으로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 김형석(죽어)님의 말 : 너 네 집] 처음으로 남자친구가 미영에게 ‘죽어’라는 말이 아닌 말을 했다. 그리고 그 대답은 미영으로 하여금 극한의 공포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죽어.jpeg (1.5M) 형석님이 파일을 보내려고 합니다. (승낙)] 남자친구가 메신저로 파일을 보내왔다. 미영의 머릿속은 이미 백지장처럼 하얗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마우스로 ‘승낙’을 클릭한다. -딸칵 [죽어.jpeg (1.5M) 파일 전송을 완료했습니다. (보기)] 순식간에 다운로드를 완료하고 미영이 ‘보기’를 클릭한다. -딸칵 연결 프로그램에 의해 사진이 송출된다. 사진치고는 용량이 크다 했더니 역시나 모니터 전체를 가득 채우는 크기의 사진이었다. 사진은 누군가의 방 안을 찍은 것이었다. 침대와 컴퓨터가 보인다. 컴퓨터 앞에는 어떤 여자가 일어선 채로 마우스를 잡고 시선을 모니터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열려 있는 베란다. 미영은 잠시 자신의 몸과 사진속의 여자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입고 있는 옷이 똑같았다. 미영이 이번에는 사진이 찍혀진 각도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서 있는 곳에서 천장의 왼쪽 대각선 모퉁이에서 찍은 걸로 보였다. 미영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다. 그리고 서서히 고개를 돌려 방 천장 모퉁이를 쳐다보기 시작한다. “꺄아아아아악!!!” 미영이 거의 조건반사로 비명을 지른다. 천장 모퉁이에는, 눈 코 입이 너덜너덜 하고, 물에 퉁퉁 부은 얼굴이 하나 보였는데, 얼굴 곳곳에 살이 파여서 희끗한 뼈가 보였고, 아래로 쭉 찢어진 입술 사이로는 누런 치아도 보였다. 정말 참혹한 시체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미영은 알 수 있었다. 적어도, 그 얼굴이 남자친구의 얼굴이란 것쯤은. 출처 : 웃긴대학 공포게시판 '건방진똥덩어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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