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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장편,브금,재탕] 오타 ( 完 )
게시물ID : panic_194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5
조회수 : 274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09/11 11:00:58
'이건 꿈일거야, 꿈일거야.’ 미영이 눈을 질끈 감고 주문을 외듯 중얼거렸다. 하지만 바람과는 다르게 점점 스잔한 기운이 느껴진다. 온 몸에 소름이 돋고,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눈을 감는다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얼마나 도움이 안 되는지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주 천천히 미영이 눈을 뜨기 시작한다. “흡......”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공포. 눈을 뜨자 제일 먼저 보인 것은, 어느새 미영의 코 앞으로 다가온 남자친구의 얼굴이었다. 역겨운 시취가 후각을 괴롭힌다. “흐, 흡, 흐흐흐, 흐흡” 미영의 입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얼굴은 점점 하얗게 질려가고, 입가에서는 침이 흐른다. 남자친구의 얼굴이 미영의 얼굴과 살짝 닿을 정도까지 접근을 해왔다. 살이 파인 곳으로 꾸물거리는 허연 구더기들도 생생하게 보인다. “슈위우어.” 남자친구의 너덜너덜한 입술이 이상한 모양으로 움직이면서 괴상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쥬위욱어.” 한 번 더 반복을 한다. 여전히 미영과 얼굴이 닿을락 말락하는 거리였다. “죽어.” 세 번째 말했을 때, 그 괴상한 말이 정확한 의미로 들려왔다. “더더더더더 너, 대대대대체 왜, 나나나나한테 이이이이러는 거거거야?” 미영이 몹시 떨리는 기색을 그대로 들어내며 말을 꺼냈다. 남자 친구는 아무 말 없이 미영을 바라보다가 슬쩍 눈동자를 모니터 쪽으로 돌린다. 공포에 떨던 미영도 따라서 눈동자를 돌렸다. [김형석(죽어)님이 메시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이게 꿈인 것 같지?]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지 않을 것 같지?] 모니터를 바라보는 미영의 눈동자가 떨린다.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어] 더욱 강렬한 냄새가 미영의 후각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후우...” 박경장이 담배 연기를 크게 내뿜는다. 몹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걸 자살이라고 해야 되나요? 대체 왠...” 김순경이 바닥에 주저앉아 시체를 살피며 말했다. 냄새가 심한지 한 손으로 코를 막고 있었다. “이건 아무리 봐도 익사체인데. 방 안에서 익사를 했다는 게 말이나...으윽.” 시체를 건드린 김순경의 손에서 끈적끈적한 물기가 느껴졌다. 피부나, 체모 등이 섞여서 몹시 불쾌한 끈적임이었다. 박경장은 우두커니 선 채 말없이 시체를 쳐다보고 있었다. 특히 얼굴 부분을 중점으로 보고 있었다. 반쯤 빠져버린 긴 생머리와, 늘어진 입술, 그리고 얼굴 곳곳에 살점이 파인 곳으로 하얀뼈가 보였다. 아무리 봐도 물에 빠진지 며칠은 지난 것 같은 모습이었다. “이걸 뭐라고 보고해야 하나. 감식반 놈들이 보면 3일은 된 시체라고 할 텐데.” “그러게요. 이거 괜히 우리만 덤탱이 쓰는 거 아닌지 몰라요.” 담배 하나를 다 핀 박경장이 바닥에 아무렇게나 꽁초를 던지고는, 한 손에 쥐고 있던 비닐장갑을 손에 끼기 시작했다. “아흐... 이 냄새, 점점 심해지는 것 같지 않아요? 이 정도면 후각이 안 느껴질 법도 한데.” 역겨운 냄새 때문인지 표정을 몹시 찡그리며 말을 하는 김순경. 몸을 일으켜 베란다 쪽으로 다가가더니 고개를 들이 밀어 심호흡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고보니, 경장님. 그 새끼가 그 형석인지 현석인지, 피해자 전 애인의 형이 아니라고 했죠?” “그래, 아니래. 전혀 연관 없는 사람이었어. 트럭 운전수라고 했나? 게다가 취조할 때는 자기는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고 그러더라고.” 박경장이 말을 하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가 마우스를 슬쩍 움직이자 시커먼 대기 화면에서, 순식간에 밝은 윈도우 화면으로 바뀐다. “아까 데려갔었어야 했어요. 괜히 신경써주다가 우리만 곤란하게 됐네요. 휴...” 김순경이 여전히 베란다 밖으로 얼굴을 뺀 채 말했다. “......” 하지만 대꾸가 없는 박경장. “흠, 흠. 경장님 기분도 꿀꿀한데 오늘 순마 타고 바다나 보고 올까요?” 별다른 대꾸가 없자 민망했는지 김순경이 헛기침을 몇 번하며 말을 잇는다. “......” “음, 저 경장님?” 베란다에서 슬쩍 얼굴을 배는 김순경. “아, 경장님 왜 갑자기 말이...” 뻘쭘한 표정으로 박경장에게 고개를 돌리던 김순경이 순간 말을 멈춘다. 모니터를 쳐다보는 박경장의 표정이 너무 진지했기 때문이었다. 아니 진지하다기 보다는 경악에 가까운 표정이었다. “경장님? 경장님? 왜 그러세요?” 의아한 표정으로 김순경이 다가간다. 그리고 살짝 허리를 숙여 박경장의 어깨위로 고개를 내민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김순경도 경악에 휩싸인다. “이, 이, 이게 대체?” ...... [ 유미영(힘들다...)님의 말 : 정말 죄송해요. 제발, 제가 잘못했으니까 이제 그만하세요. 제가 싹싹 빌게요. 예? 제발요.]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어 ] ......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이게 꿈인 것 같지?]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지 않을 것 같지?]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어] ...... “저, 경장님. 수, 수배 내릴까요?” 김순경이 몹시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잠깐 기다려봐. 이, 이거 좀 이치에 안 맞잖아. 이 사람 자살했는데...” “그야 뭐 다른 사람이 접속했을 수도 있죠. 지금 바로 수배...” “기다려봐! 이사람 아직 접속 중이야.” 박경장이 침을 한 번 꿀꺽 삼킨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린다. [ 유미영(힘들다...)님의 말 : 당신 누구야?] [김형석(죽어)님이 메시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 김형석(죽어)님의 말 : 미영이 아니네?] [ 유미영(힘들다...)님의 말 : 유미영씨 죽었습니다. 당신 뭔가 알고 있나요?] [김형석(죽어)님이 메시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 김형석(죽어)님의 말 : 미영이 아니네?] [ 유미영(힘들다...)님의 말 : 경찰입니다. 수사에 협조 좀 해 주셔야겠습니다.] [김형석(죽어)님이 메시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 김형석(죽어)님의 말 : 미영이 아니네?] “지금 저 새끼가 우리 갖고 장난 노나!!” 뒤에서 보던 김순경이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지른다. 박경장도 짜증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 유미영(힘들다...)님의 말 : 당신 누구야. 함부로 남의 아이디 도용하면 범죄인거 몰라?] [김형석(죽어)님이 메시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 김형석(죽어)님의 말 : 미영이 아니네?] “아 저 새끼랑 말 안 통합니다. 그냥 수배 내리고, 저 새끼 잡아다 족치죠. 예?” “후... 그래. 어쩔 수 없지. 별 미친놈이 다 있네.” 김순경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빼 들었다. 그리고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한다. “야, 야 잠깐만 끊어봐. 끊어봐!” “에,,,예? 왜, 왜요?” 박경장이 모니터로 눈짓을 보낸다. [김형석(죽어)님이 메시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아, 이거 보나마나 또 똑같은 말 쓰겠죠 뭐.” “이번엔 내가 말을 건 게 아니잖아. 잠깐만 기다려봐” ...... [ 김형석(죽어)님의 말 : 너네도 죽어.] ...... 순간 멍한 표정을 짓는 두 사람.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어.]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어.]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어.] 그 사이 몇 마디가 더 전해져 온다. 먼저 입을 뗀 것은 박경장이었다. “저, 전화해. 수배 내려. 이 새끼 뭔가 관련있어.” “아... 아....” 김순경에게서 대답이 없었다. 나지막한 신음소리 뿐. “왜 그래 김순경. 야! 김건호!” 박경장이 소리치며 김순경의 얼굴을 살폈다. 시선은 위쪽으로 향해 있었고, 몹시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다. 박경장이 김순경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천장 왼쪽 모퉁이로 말이다. ......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지 않을 것 같지?] ...... [ 김형석(죽어)님의 말 : 죽어.] 출처 : 웃긴대학 공포게시판 '건방진똥덩어리'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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