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을 이해하기 위해선 일단 대한민국과 북한과의 특수한 관계를 인정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적임에는 틀림없지만, 어디까지나 평화적으로 통일을 해야할 대상이기도 합니다. '평화통일' 을 원하는 순간부터 대북정책은 수세적인 입장에 놓일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은 미사일 쏜다고 협박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은 쏠테면 쏴봐라 라고 맞도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해야 할 이유도 없고, 해서도 안되구요. 이런 점에서 대북지원은 불리한 입장입니다. 또한 대북지원 중단은 북한에게 그다지 위협적인 카드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대북지원 중단한다고 해서 북한이 당장 망할리가 없기 때문이죠.
대북지원이 북한의 핵개발에 도움을 주었다는 말도 맞는 말이나 대한민국의 지원이 없었어도, 북한은 필요하다면 핵개발을 했을 것이고 대북지원이 북한 핵개발의 원인이 되진 않습니다. 대북지원이 오롯이 민간인들의 식량으로 사용되면 좋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그 누가 정권을 잡아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하지만 위에 말한 점들때문에 강경대응은 힘듭니다. 도움도 안되구요. 북한이 제발 도와주세요. 라고 말하게 할려면 대한민국 힘만으론 불가능합니다. 중국, 러시아, 미국 등 한반도 주변 국가들이 동참해서 다 같이 지원을 끊어버린다면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상황이 와도 북한은 전쟁을 하면 했지 빌면서 매달릴 것 같진 않습니다.
따라서 햇볕정책의 실효성을 논하기 위해선 대북지원이 어떻게 쓰였냐 보단 그로 인해 우리가 무엇을 얻었는지 따져봐야 됩니다. 대표적으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유치 등 민간 교류 활성화와 남북 정상회담 등 남북 직접적인 대화 통로가 열린 점,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 등이 있겠네요.
햇볕정책은 간척사업 같다고 봅니다. 바다를 메워서 땅을 만든다니, 미친 소리 같죠. 흙을 퍼부어봐도 쓸려가고 쓸려가고 도무지 메워질 생각을 안합니다. 하지만 1-2년 해보고 멈추면 그 동안의 노력과 투자한 돈은 모두 물거품이 되버리는 거죠. 햇볕정책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이러한 정책을 뒤엎을려면 평화통일을 가능케 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을 보였어야 했는데 이명박 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그 동안의 노력을 날려버리고, 현재 이렇다할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죠.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면, 그 깊으신 뜻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게 대북정책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길 바라며, 정말 할 수 있는게 없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햇볕정책의 실패가 아닌 이명박 정부의 실패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