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당은 사라지지만 행복했습니다" 4.11 총선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국민들의 오묘한 민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판세 대결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결과는 새누리당의 승리입니다. 저는 지난 2월부터 대한민국 최초로 청년들 스스로가 정당을 창당하여 4.11 총선에 임해 보겠다고 한 ‘청년당’의 창당과정과 선거과정에 주목하여 밀착 취재를 해왔습니다. 창당과정에서 야권 연대에 방해가 된다며 온갖 비난을 받아야 했었는데, 결국 청년당이 야권 연대를 방해한 것도 아니었고, 야권이 스스로 자살골을 넣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청년당도 어제 국민들로부터 성적표를 받았는데요.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최종 결과를 받아든 청년당 당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당사 안은 다른 정당들의 초박빙이고 긴장이 계속되는 선거개표방송 분위기와는 사뭇 달리 서로 대화를 나누며 화기 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저녁7시 정도가 되자 각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속속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청년당 0.3%. 73,172표” 결과는 암울했습니다. 3%를 목표로 온 몸을 던지며 달려왔는데, 그의 10분의 1인 0.3%를 득표한 것입니다. 잠시 실망한 기운이 역력했지만,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밝은 분위기를 되찾았습니다. 애초 시작할 때부터 결과 보다는 과정을 보여주자는 취지로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결과는 예상보다 좋지 않았지만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 비록 해산하게 되었지만 '화이팅'을 힘껏 외치는 청년당. 물론 눈물을 보이는 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하냐 하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결과는 암담했지만, 이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야 하는 이유를 청년당 대표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청년당의 창당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이끌어 온 오태양 사무총장에게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후회는 없구요. 원내 진출에 실패를 했지만 이렇게 청년들이 정당을 만들어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으려고 했던 노력들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굉장히 소중한 발자취로 기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청년들의 목소리가 현실 정치에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앞으로 계속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대답이었는데,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2% 득표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해산이 되게 됩니다. 해산 된 이후의 앞으로 계획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그건 아직 결정된 바가 없구요. 당원들의 의사를 물어서 결정을 하겠습니다. 일단은 법적 조건이기 때문에 해산은 해야 될 것 같구요. 중요한 건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치적인 통로는 마련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기 때문에 이런 청년들을 위한 활동들은 계속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법적으로는 해산되게 되지만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은 계속 이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 국민들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이 된 것 같아요. 중요한 건 현실 정치권의 변화를 위해서는 국민과 청년들의 참여와 관심,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많은 청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현실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들이 본인의 문제처럼 여겨주시고, 현재 정치권이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서 더욱 진심어린 노력을 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이 끝까지 지켜보고 감시해 주시고 조언과 충언도 해주면 좋겠습니다.” 청년당 오태양 사무총장과 강주희 대표, 오정익 후보, 우인철 비례후보 4명이 선거개표결과에 대한 소감을 말하는 인터뷰 영상입니다. 청년당을 이끌어 온 또다른 한 축인 강주희 대표에게도 청년당 해산 이후의 계획을 물어봤습니다. “저희들이 청년당을 만들었던 것은 정당을 만들어서 의석을 몇 석 얻고 이런 부분들에 대한 관심 보다는 청년문제 해결과 사회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 청년들이 나서야 한다는 인식이었습니다. 여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 봅니다. 그래서 청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표의식은 지속적으로 갖고 나아가게 될 것 같습니다.” 결과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것 같아서 역시 소감을 물어 봤습니다. “생각보다는 담담한 것 같아요. 지금까지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그 짧은 시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럽고요. 노력의 결과는 안 좋게 나타날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이게 완전히 끝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심정은 담담한 것 같아요.” 더불어 청년당의 도전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도 간단히 언급해 주었습니다. “청년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할 수 있고, 청년들이 직접 정당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인 것 같아요. 물론 정당으로 이어나가지 못했고 해산되게 되었다는 것은 하나의 결과이겠지만, 지금까지 청년들 스스로가 정당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아무도 못해본 것 같아요. 청년들도 스스로 정당을 만들어서 기존 정치인들과 나란히 겨뤄볼 수 있었다는 것은 큰 희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의미가 컸던 것 같습니다.” 청년들이 주체로 나선 최초의 도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청년당에서는 직접 지역구 후보로 출마하여 몸으로 선거를 경험해 본 청년도 있었는데요. 서울 중구에 출마했던 오정익 후보였습니다. 오정익 후보에게도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청년당의 후보라는 위치에서 선거를 뛰어 본 것은 기성 정당에서 해보는 것과는 다른 많은 경험들을 할 수 있게 해준 것 같습니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치문화, 선거문화를 보여 준 것에 크게 만족합니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은 청년들의 또 다른 모습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온 몸으로 뛰었던 선거였기에 좌절이 클 법도 한데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전국에서 최연소 비례후보로 청년당에서 출마한 우인철 후보(26세)에게도 소감을 물었습니다. “어차피 시작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라고는 알고 있었구요. 특별히 아쉬움 없이 다 쏟아 부으면서 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 청년당이 처음으로 국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는데, 선거 유세 방식이 굉장히 새롭고 신선하셨을 거예요. 이게 뭐지 하셨을 것 같은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한 번에 저희들에게 믿음을 주기에는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다만 앞으로도 꾸준히 해나갈테니 저번에 나왔던 애들이 또 나왔네 하며 기억해 주시고, 애정을 갖고 격려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청년당의 당사 분위기는 담담하고 편안했습니다. 물론 온 몸을 던져 노력한 결과에 비하면 서운하기도 하고 많이 아쉽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노력들을 좌절이 아니라 소중한 배움으로 여기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청년정신을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 광화문에서 마지막 선거 유세를 마치고 서로의 소원을 함께 말하고 있는 청년당(@chungple). 비록 3% 득표에는 실패했지만, 청년당은 청년정신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보여주었습니다. 이 시대의 평범한 청년들이 청년 문제를 해결하고, 부조리한 사회를 바로 잡고, 새로운 정치와 미래 사회를 꿈꾸고자 하였습니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아직은 더 배울 것이 더 많다는, 현실 정치는 쉬운 것이 아니라는 충고와 조언을 뒤로 한 채 가진 것 없는 청년들이 열정과 패기만으로 당당하게 정당을 만들었고, 2012년 총선에 당당히 뛰어들었습니다. 짧은 준비기간의 창당과 14일간의 고군분투한 선거운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많이 성장하였습니다. 선거 때면 당연하게 보내지는 공보물이 그렇게 많은 돈이 드는지도 몰랐습니다. 1장짜리 비례대표 공보물도 모든 지역에 보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선거는 인물, 조직, 돈이라는 공식에 유명한 인물 한명도 없고, 아무런 조직도 없는, 가난한 청년들이 겁도 없이 뛰어들어 현실정치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았습니다. 이렇게 무모하고, 준비도 덜 된 청년들을, 청년이라는 이름만으로 그 열정을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처음 시작하는 청년들을 위한 아낌없는 조언을 주신 많은 자문위원들과 같이 현수막을 달아주고, 선거운동을 뛰어주신 열혈 당원 분들과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홈페이지를 통해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청년들은 이제 막 걸음을 떼었습니다.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고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할 지도 알 것 같습니다. 누구나 마음껏 일하고, 사랑하고, 꿈꿀 수 있는 나라를 위하여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청년의 바람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진심으로 유쾌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청년정신을 지켜 봐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언제나 이 마음 잊지 않고, 저도 도전하는 청년정신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청년당은 비록 장렬히 해산되었지만, 행복했습니다. 이들의 의미있는 노력과 도전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오래오래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희망의 날개짓을 시작할 것입니다. 이들의 실패와 도전은 고스란히 소중한 경험으로 체화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열어갈 것입니다. 자랑스럽게 이 세 자를 또박또박 적어봅니다. 청. 년. 당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64993